[배종찬 칼럼] 한동훈의 '운동권 청산'...총선에 신의 한 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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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한동훈의 '운동권 청산'...총선에 신의 한 수 될까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4.02.13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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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주축 구성원인 86운동권 세대 청산을 강조하고 나섰다. 설날 명절 연휴를 관통하는 메시지였다.

한 위원장은 지난 해 12월 26일 취임 일성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과 86운동권 청산은 민주당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총선 정권 심판론'에 운동권 청산으로 대응 프레임을 걸고 한 위원장 스스로 불출마 희생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돈 봉투 관련 혐의로 법정 구속되고 기소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행사장에서 한 전 장관을 '어린놈'으로 지칭해 논란이 일었는데, 이에 한 전 장관은 “송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자그마치 수십 년간 자기 손으로 돈 벌고 열심히 사는 대부분 시민들 위에 도덕적으로 군림했다”고 응수했다.

한 위원장은 설 명절 메시지로 재차 밝혔는데 이미 지난 1월 3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반칙과 특권의 청산을 위한 운동권 정치세력의 역사적 평가’ 토론회에 보낸 서면 축사를 통해 “이들(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운동권이었다는 이유 단 하나만으로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의 정치 주류로 자리 잡았다”며 “국민과 민생은 도외시하고 나라의 발전을 가로 막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86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은 시대정신”이라며 “이들이 이번 총선에서 퇴출되지 못한 채 22대 국회에서도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후퇴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운동권 세력 청산이 이번 총선의 주요 전략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강조하는 86세대 운동권 청산 주장은 여론 조사에서 높은 공감대를 만들어내고 있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월 30~31일 실시한 조사(전국1018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3.9%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60년대 생 이른바 운동권 정치인들에 대해 현실정치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86세대 운동권 정치인 퇴진론에 대해 공감한다는 의견이 응답자 10명 중 6명에 가까운 58%로 나타났다. 압도적이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6%로 나왔다. 86세대 운동권 출신이 주축인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한 30대와 40대 그리고 50대에서 86세대 운동권 정치인 퇴진론에 공감하는 의견이 각각 56%, 58%, 60%로 압도적으로 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지역별로 볼 때 오는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인 서울과 인천, 경기 수도권에서 86세대 운동권 정치인 청산 퇴진론은 60%남짓할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중도층도 다르지 않았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무려 10명 중 8명이 넘는 83%가 86세대 운동권 정치인 청산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운동권 정치인 퇴진론에 대해 공감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52%로 절반을 넘겼지만 청산해야 한다는 답변이 42%로 낮지 않은 비율이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중대 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게 지상 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간 386이 486, 586, 686 되도록 썼던 영수증을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심판과, 86 운동권 청산을 전면에 내걸겠다는 걸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지난 5~7일 실시한 NBS조사(전국1002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5.7%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소위 86세대가 정치권의 주류 세력으로 자리하면서 나라 발전을 막고 있기 때문에 청산해야 한다는 86 운동권 청산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공감 의견이 51%,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8%로 나왔다.

86세대 운동권 정치인 청산이 총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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