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공천 파동에 흔들리는 민주당의 총선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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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공천 파동에 흔들리는 민주당의 총선 경쟁력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4.02.2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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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각 당은 공천 대전쟁을 내부적으로 치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체적으로 ‘조용한 공천’을 진행하고 있지만 가장 큰 반발이 터져 나올 만한 지역은 최후 판단으로 유보한 상태이고 현역 물갈이가 많지 않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상 훨씬 더 큰 잡음이 나오는 쪽은 더불어민주당 쪽이다. 현직 국회부의장인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를 통보받았다. 김 부의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민주당을 떠나려고 한다”며 “민주당이 내게 의정활동 하위 20%를 통보했다. 영등포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특히 주목받는 국회의원으로 평가받았던 ‘유치원 3법’의 주인공 박용진 의원은 하위 10% 평가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박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치욕적이고 부당한 처우에도 불구하고 제가 민주당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씀드리고 비록 손발이 다 묶인 경선이지만 당에 남아 승리해 누가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지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차마 당을 떠나지 못하는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지만 당 밖의 여론은 박 의원이 지난 대선 후보 경선과 전당 대회에서 이재명 대표와 맞붙었던 것에 대한 ‘보복성 평가’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민주당의 공천 파장은 이재명 대표측과 홍익표 원내대표측과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현역 제외 여론조사’로 논란이 된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디앤에이를 둘러싼 의혹을 일축한 반면,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업체가 경선 조사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가 반발하자 이 대표 측의 반격이 이어졌다.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25일 홍익표 원내대표가 부적절하게 공천 개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운동권 세대교체, 비명계 비판 등으로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왔던 조직이 이번에는 원내대표까지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친명 공천 파장이 더불어민주당을 뒤덮고 있지만 조추송(조국, 추미애, 송영길) 파장은 더욱 심각하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대표적인 친문인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수사를 하고 특검으로 뽑혀 사회적 주목을 끄는 사건을 수사해 대중의 인기를 얻고 대통령이 된 책임을 누가 져야 하냐”며 “포괄적으로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판단하고 임명한 것이니 그 결과도 책임져야 한다”고 따졌다.

2심 재판까지 실형 선고를 받은 조국 전 장관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경남 양산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가 만났고 자신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지역인 광주를 방문해 5.18 민주화 공원까지 다녀온 것으로 전해진다. 송영길 전 대표는 옥중에서 창당을 준비 중인데 신당의 이름이 ‘민주혁신당’으로 정해졌다. “현재 민주당 소속 등 현역 국회의원 5명의 영입이 확실시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공천을 둘러싼 내홍을 겪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사진 제공=연합뉴스

그렇다면 추미애 전 장관과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긍부정 감성 비율은 어떻게 나올까.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로 지난 16~20일 기간 동안 파악해 보았다.

추 전 장관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논란’, ‘갈등’, ‘반발’, ‘정체불명’, ‘아픔’, ‘간사’, ‘승리하다’, ‘희망’, ‘마타도어’, ‘응원하다’, ‘비판하다’, ‘비꼬다’ 등으로 올라왔고 송영길 전 대표의 감성 연관어는 ‘혐의’, ‘의혹’, ‘범죄’, ‘비판’, ‘불법정치자금’, ‘위선’, ‘논란’, ‘위험’, ‘반발’, ‘평화’, ‘선택받다’, ‘허위’, ‘다투다’, ‘불법’ 등으로 나왔다. 모두 부정적 감성 연관어로 도배되어 있다.

추 전 장관의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은 긍정 22%, 부정 75%로 나왔고 송 전 대표는 긍정 17%, 부정 81%로 나타났다(그림). 빅데이터 분석 결과만 보더라도 조추송(조국, 추미애, 송영길)은 민주당에 득보다 실이 틀림없어 보인다.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변수로 사람(People)을 꼽는 경우가 많다.

유권자에게 지지할 동기 부여를 하지 못하고 후보자 선정에 ‘잡음’과 ‘소음’이 발생하면 절대적으로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잡음과 소음은 친명 자객 공천을 통해 더욱 커진 셈이다. 조추송(조국, 추미애, 송영길)까지 더해지면서 민주당 총선 경쟁력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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