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윤 대통령 KBS 대담 내용에 좌우될 설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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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윤 대통령 KBS 대담 내용에 좌우될 설 민심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4.02.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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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선거를 앞둔 명절 민심이 선거 판세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물론 명절 민심이 예전 같지는 않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명절 민심은 ‘용광로 현상’, ‘장터 효과’로 불리며 선거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지만 최근 그 영향은 현격히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절을 전후한 정치적인 이벤트는 상징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선거를 60여 일 남겨둔 시점에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위기 상태다. 한국갤럽이 지난 1월 30일~2월 1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2.7%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를 물어본 결과 긍정 지지율이 29%로 주저앉았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34%로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미끄러졌다.

4월 총선을 이른바 ‘수도권 선거’라고 하는데 지역별로 볼 때 수도권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서울 26%, 인천경기는 29%로 나타났다. 특히 한 비대위원장이 지난 1월 당의 신년 인사회를 통해 특별히 공을 들였던 부산울산경남 즉 PK 지역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 지지율은 36%, 부정은 52%나 된다.

연령별로 보았을 때 결과는 더욱 참혹하다. 20대(만 18세 이상)는 긍정 18%, 30대 16%, 40대 18%로 나왔다. 203040대 유권자층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20%를 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로 총선을 대응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나 다름없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용산과 완전한 차별화를 통해 선거 전반을 혁신적 구도로 이끌어가지 않으면 희망은 사라지는 것이다.

그나마 희망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는 대통령 국정 운영 긍정 지지율이 29%로 곤두박질치는 악재 속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밖에 미끄러지지 않았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은 46%로 더불어민주당 28%를 18%포인트 앞서는 결과로 나왔다. 대통령 지지율과 다른 국면이다.

국민의힘의 총선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 아닌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어깨 위에 달려 있다. 김견희 여사 문제 논란 해결과 한동훈 위원장 손에 주어진 혁신 공천이 더 중요해지는 까닭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흔히들 선거는 구도의 싸움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을 이끌어갈 리더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총선 구도는 재편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임기 중반에 실시되는 선거는 대체적으로 ‘정부 견제’ 또는 ‘정권 심판’ 성격이 강한 편이지만 최근 발표되는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달라진 양상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지난 달 23~25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6.7%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데 다음 중 어느 의견에 공감하는지’ 물어보았다.

응답 보기로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 ‘제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 ‘양대 정당 후보가 아닌 제 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구도로 물어보았다. 국민의힘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33%로 나왔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응답 또한 33%로 똑같았다. 제 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답변은 24%로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충돌 이후 실시된 여론 조사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총선 구도 질문과 달리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당명으로 물어보자 동률로 나왔다. 그동안 정부 견제론 또는 정권 심판론으로 물어보았을 때와 큰 차이가 드러났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등장으로 반전의 기회를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비상 위기 상태다.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4일 녹화된 KBS와 대담 인터뷰가 7일 방송을 타게 된다.

과연 이 방송에서 윤 대통령이 얼마나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문제, 집권 여당의 공천에 대한 대통령실의 영향력 행사 여부 등 국민적 궁금증을 해소하고 반전을 도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설 명절 민심이 윤 대통령의 대담 내용에 달려 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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