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시장, 현장을 가다] 젊은 증권맨, 디지털자산에 베팅하다...박상우 퓨쳐리즘랩스 CSO 인터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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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시장, 현장을 가다] 젊은 증권맨, 디지털자산에 베팅하다...박상우 퓨쳐리즘랩스 CSO 인터뷰 ①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4.26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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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 도전 안 하면 언제 하나"
퓨쳐리즘랩스, 디지털자산 수탁·운용
"혼탁한 가상자산 시장 속 신뢰할 수 있는 회사 만들 것"
박상우 퓨쳐리즘랩스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제공=박상우 CSO
세상의 모든 것이 디지털화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혁명을 타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필두로 증권, 부동산은 물론 미술품, 음원 등 모든 자산이 토큰화하여 국경을 초월해 거래되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블록체인 기업들은 새롭게 떠오르는 디지털자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에 돌입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태동하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본지는 현장에서 뛰고 있는 블록체인 사업가들을 만나 그들의 애로 사항을 듣는 동시에, 사업 전략 등 청사진을 들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기획으로 제도, 시장 등 다각적 측면에서 한국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디지털시장 선도국이 되기 위해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31세 증권맨은 자신의 앞날이 대강 어떻게 흘러갈지 보였다. 때 되면 팀장을 달고 운 좋으면 본부장을 지내고 나이 차면 은퇴할 인생이었다.

박상우(34) 퓨쳐리즘랩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돈을 좇아 증권가에 투신했지만 막상 돈을 굴려보고, 받아보니 인생을 걸만한 가치가 있나 싶었다. 회사생활도 여타 직장인과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안정적인 길 보다는 불확실하지만 상방이 열려 있는 길을 가보고 싶었다”고 3년 전을 회상했다.

전체 삶의 2% 정도는 걸어봐도 되겠다고 판단했다. 100세 시대, 젊은 시절의 2년만 던져보기로 했다. 혹시 잘못돼도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마침 제안이 왔다. 평소 좋아하던 알고리즘 트레이딩과 암호화폐를 결합한 사업을 함께 해보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박상우 CSO는 “젊어서 도전 안 하면 언제 하나 싶었다. 이왕 베팅하려면 빨리 하고 싶었다. 당장 급여를 적게 받더라도 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도전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봤다. 크립토라는 성장하는 산업에 들어가야 파이가 커지면서 나도 함께 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범근 퓨쳐리즘랩스 대표와 손잡고 디지털자산 수탁·운용 업체 퓨쳐리즘랩스를 세웠다.

“전보다 스트레스도 심하고 미래도 불안정하지만 후회는 없다. 아직 목표한 바는 이루지 못했어도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이니까”

퓨쳐리즘랩스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고객의 디지털자산을 맡아 대신 운용하고 수익을 내 일정 수수료를 받는 업체다. 이범근 대표와 박상우 이사 모두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유수 증권사를 거친 자산운용 전문가다.

퓨쳐리즘랩스는 크립토윈터였던 2022년에도 월평균 3%씩 수익을 냈다. 철저히 통계에 기반하고 알고리즘에 충실한 결과다. 주요 트레이딩 전략은 순수 차익거래, 통계적 차익거래, 알파 등이다. 추세장과 횡보장에 따라 유연하게 전략을 변경하기도 한다. FTS(퓨쳐리즘트레이딩시스템)라는 플랫폼도 개발해 고객들의 디지털자산 매매를 한층 용이하게 만들었다.

박상우 이사는 퓨쳐리즘랩스가 ‘믿을 수 있는 회사’로 대중들에게 인식되길 바랐다. 그는 “산업 자체가 태동한지 얼마 안 됐고 짧은 기간 내 사건 사고가 많이 있었다”며 “그런 와중에도 고객에게 신뢰를 줘서 ‘혼탁한 가상자산 시장 속 신뢰할 수 있는 회사’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상우 이사와의 일문일답

-왜 하필 디지털자산 시장을 택했나
증권사에서 기업금융(IB)와 기업공개(IPO)를 담당했지만 평소 트레이딩에 관심이 많았다. 매일 퇴근 후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개인적으로 연구하면서 재미가 붙었다.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주식, 채권 등을 트레이딩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이 데이터에 접근하는 자체가 굉장히 어렵다. 주봉 등 일부 데이터는 얻을 수 있지만 시간봉, 분봉, 초봉 등은 돈을 주고 구입하거나 오랜 시간에 걸쳐 데이터베이스를 쌓아야 유의미한 데이터가 나온다. 하지만 크립토 시장은 데이터 접근성이 굉장히 좋았다.

또 태생부터 디지털이기 때문에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쉬운 환경이다. 24시간 거래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었다. 아주 잘게 쪼개서 거래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었다. 주식은 한 주라는 단위가 있지만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한주보다 잘게 쪼갤 수 있다보니 퀀트(계량분석) 트레이딩 입장에서는 노다지가 따로 없었다. 또 펀더멘털이라는 외부 요소에 영향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기술적 분석으로 접근하기 좋은 시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건너건너 타 증권사의 이범근 대표가 디지털자산 위탁·사업을 준비 중인데 함께하자 제안해서 2022년 4월에 같이 창업했다.

-디지털자산은 공대 나온 개발자들이 중심이 된 시장 아닌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아는데 기술 부분은 어떻게 메우고 있나.
애초에 관심이 많아서 독학을 꾸준히 해왔다. 지금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디지털금융 MBA(경영학석사) 과정을 수강 중이다. 나 스스로 잘 알아야 우리 직원 개발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

사실 이 시장에서는 금융과 컴퓨터를 모두 잘 하는 사람들을 찾기 어렵다. 퓨쳐리즘랩스 개발자들은 대부분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금융 지식이 약간 부족하다보니 가이드라인을 잡아주고 업무를 내리고 있다. 내가 모르면 서로 답답하기 때문에 더 공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의 디지털자산을 수탁하거나 운용할 수 없지 않나(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제3자에게 맡기는 가상자산 예치·운용업을 금지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산을 직접 수탁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고객의 암호화폐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키를 받아 고객 지갑에 직접 주문을 쏘는 식이다. 쉽게 말해 퓨쳐리즘랩스가 만든 프로그램에 위탁자의 API 키를 적용해서 알아서 돈이 굴러가게 한다고 보면 된다.

우리가 매매를 할 때는 자동화된 프로그래밍으로 진행하고 있지 않나. 여기서 중요한 파라미터(매개변수)중 하나가 키값이다. 이 키를 퓨쳐리즘 프로그램에 집어넣어서 해당 계좌에서 돈이 운용되게끔 매수매도를 자동으로 하게 해주는 방식이다.

사실 그간 하루인베스트나 델리오 등 사태는 이들이 직접 돈을 받으면서 발생했다. 그래서 폰지 구조가 될 수밖에 없기도 한 거다. 일단 고객이 돈이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지, 수익률은 사전에 제시된 대로 나오고 있는지, 숫자는 맞는 건지 알 수 없다.

우리는 고객이 직접 자기 지갑을 확인할 수 있다. 탈취도 원천적으로 막혀 있다. API를 발급받을 때는 여러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지정 지갑 외로는 출금을 못하게 막는다든지 지정 IP에서만 작동이 가능하게 한다든지 보완이 돼 있다. 우리는 이 부분에서 수탁 리스크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거기서 발생한 수익 중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는다. 대부분이 국내 고객이다.

-우리나라에서 디지털자산 사업을 하려면 가상자산사업자신고(VASP)와 정보보호관리체계인증(ISMS)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안다. 아직 못 받은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나

VASP 신고 카테고리에 우리 사업 자체가 없다(VASP 카테고리는 가상자산의 매도·매수, 다른 가상자산과 교환, 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대행 다섯 가지다). 트레이딩 관련한 내용은 없다. 사실 우리도 답답하다. 차라리 카테고리가 명확하게 정해지면 거기에 맞춰 준비하면 되지 않겠나. 

ISMS는 인증 받기 위해 컨설팅을 요청한 적이 있다. 그런데 비용 자체가 우리 같은 스타트업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컸다. 일단 착수금이 5000만원이다. 이후에도 정보보안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 보고서 같은 게 필요하다. 인증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들어가는 비용이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거 하다가 회사 문 닫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보류 중이다. 규제가 마련되면 그에 맞춰 진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사실 과거 델리오도 ISMS 취득했다고 크게 홍보했는데 지금은...

-일종의 회색지대에서 활동하는 느낌이다
지금으로서는 그렇다. 디지털자산 인프라협의회가 출범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협의회에 들어간 이유도 그렇다. 우리 회사의 합법적인 이미지를 위해서도 필요했지만 규제의 보더라인이 명확히 정해져야 우리도 액션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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