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尹 정부'에서 신유빈같은 파격 인사는 불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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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尹 정부'에서 신유빈같은 파격 인사는 불가능할까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10.04 14: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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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삐약이’ 신유빈 탁구 선수의 맹활약에 국민들의 기쁨도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 게임에서 탁구 국가 대표 신유빈 선수가 만들어내고 있는 금빛 행보에 온 국민들이 환호를 보내고 미소를 짓고 있는 상황이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복식 결승전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와 맞대결에서 게임스코어 4-1(11-6, 11-4, 10-12, 12-10, 11-3)으로 이겼다. 이로써 신유빈-전지희 조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이은실-석은미 조, 남자 복식 이철승-유승민 조의 금메달 이후 21년 만에 한국 탁구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신유빈은 도쿄 올림픽 이후 부상과 씨름했다. 손목 통증이 계속되면서 수술도 두 차례나 받았다. 좀처럼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끝내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긍정 에너지, 신유빈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를 몰고 다니는 신유빈 선수의 행보는 금메달 획득이 결정되고 난 이후에도 남달랐다. 전지희는 태극기를 펼치는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하지만 태극기의 좌우방향이 반대로 바뀌었다. 귀화 선수인 전지희로서는 태극기의 건곤감리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었다. 신유빈으로서도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전지희가 들고 있는 태극기를 신경 쓰지 못할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를 보내고 취재진들도 있는 상황에서 태극기에게 관심을 쏟기는 쉽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신유빈은 단번에 태극기의 위치를 바로 잡았다. 전지희를 향해 손가락으로 잘못된 위치를 알려준 뒤, 본인이 직접 태극기의 위치를 수정했다. 신유빈 덕분에 웅장하고 아름다운 태극기가 수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금메달도 모자라, 태극기의 위치도 바로잡으며 국위선양을 한 신유빈이다.

‘삐약이’ 신유빈 선수의 행보는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까지 잠시나마 훈훈하게 녹여 놓았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남북 선수 사이의 관계가 경색된 것으로 나타나 상당히 안타까운 상태였다. 심지어 북한은 북한과 한국의 여자 축구를 국내 중계하면서 한국 국가명을 ‘괴뢰’라고 할 정도였다.

전지희와 신유빈은 은메달을 딴 북한 선수들에게 단상에 함께 올라 단체 사진을 촬영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표정이 다소 어두웠지만 신유빈의 손짓에 사진 촬영에 응했다. 북한 선수들은 적극적이지는 않았지만 금메달을 딴 신유빈 전지희의 하이파이브에도 수줍게 반응했다.

신유빈은 당시 상황에 대해 “관계자가 같이 사진을 찍으라고 해서 불렀다”며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고 밝혔다. 신 선수의 행동은 담담한 것이었지만 북한과의 관계가 그나마 괜찮았던 의미있는 순간이었다.

신유빈(오른쪽), 진지희가 지난 2일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유빈(오른쪽), 진지희가 지난 2일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석 민심에서 확인된 현 정부 인사 논란

추석 명절 민심을 관통해 분석하면서 현 정부의 인사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KBS와 한국리서치가 지난 9월 25~27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3.8%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국회가 인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32.4%, ‘국회가 인준안을 통과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44.1%로 나타났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단행한 2차 개각 인사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잘못된 인선이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에 가까운 57.1%로 나왔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잘된 인선이다’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지만 전체 국민들의 평가로 보면 별로 좋지 않은 수준이다.

흔히들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겠지만 국민들이 평가하는 대법원장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만족도는 별로 높지 않다.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맹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불굴의 의지, 태극기에 대한 올바른 태도, 북한 선수들을 향한 사심 없는 우정 등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부족함에 없다. 그 사람은 정치인이 아니라 바로 신유빈 선수였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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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2023-10-07 09:14:05
경색된 남북의 정국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나타나는 북한 선수들의 태도를 보면 무언가 불안한 예감이 든다는 사실이다.
동족상쟁이 아닌 평화통일의 구상만이 우리가 취해야 할 길인데 갈수록 남북이 강 대 강으로만 치닫고 있으니 어찌하자는 것인지 불안하기만 하다.
남북이 떨어져 이대로 산다면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로서는 지금과 같은 안보 불안은 우리 후손들에게까지 영원하리라 생각한다.
우리도 독일과 같이 머리를 써 남북의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다면 우리 후손들에게 영원히 행복을 안겨주는 행위로 생각을 바꿔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