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尹, 위기 탈출 해법은 ‘오바마식 소통’
상태바
[배종찬 칼럼] 尹, 위기 탈출 해법은 ‘오바마식 소통’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10.23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게 내년 총선은 정치적 운명이 걸려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만약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다수당과 과반 정당의 위치에 올라가지 못하면 남은 대통령의 임기동안 국정 운영은 현실적으로 마비되고 만다.

반대로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승리하게 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임기 전반기 동안 여소야대 정국으로 제대로 법안 통과조차 지원받지 못했던 국면에서 벗어나고 여성가족부 폐지, 노동 및 연금 개혁 등의 국회 협력이 필요한 국정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그런데 집권 여당의 내년 총선 성적표에 가장 큰 걸림돌로 ‘대통령의 지지율’ 즉 ‘윤석열 리스크’가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 사정도 사면초가다. 김기현 당 대표는 당 안팎으로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지만 대표직을 유지하고 2기 체제를 출범시켰다.

총선의 가장 큰 걸림돌은 '尹 리스크'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대통령실 참모진과 한 비공개회의에서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며 민생 현장에 다가갈 것을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전했다. 참모들에게 “이념 논쟁을 통해 자유와 연대를 바로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삶”이라며 “민생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전했다.

그렇다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반성과 변화의 메시지에 대해 국민 여론은 긍정적으로 화답하고 있을까.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7~19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무선가상번호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0%로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61%로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올라갔다. 보궐 선거가 있었던 서울 지역의 대통령 긍정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8%포인트 더 내려간 25%로 나타났다.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이다. 윤 대통령과 국민, 야당 그리고 심지어 여당까지 소통 문제가 벌어지고 있어서다. 소통 문제 해결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가 해결책을 알려주고 있다. 오바마의 소통은 뜻을 달리하는 정적을 대화 상대로 인정한 것 뿐만 아니라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소통의 진정성이 묻어나는 ‘찐소통’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성공적이었던 이유는 국민의 목소리 그리고 집권 여당의 의견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대 최고의 정치 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데이비드 엑셀로드를 백악관 고문으로 곁에 두고 자문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여론을 가장 잘 반영하는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여기에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자신의 정치적 조력자인 하원의원 출신이자 현재는 주일본 미국 대사인 램 임마누엘을 임명했다. 유대인인 임마누엘 비서실장은 제대로 된 방향을 위해서라면 대통령을 멱살을 잡을 준비까지 되어 있는 협력자였다.

오마바 대통령은 엑셀로드의 조언과 임마누엘의 쓴 소리를 들으면서 ‘소통의 지도자’, 미국 국민들의 마음을 가장 잘 읽는 지도자로 거듭났었다. 

지난 18일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축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유불리나 이해관계 떠나 소통할 수 있어야

윤 대통령이 가야 할 길이 바로 오바마의 ‘소통’이다. 다른 정치적 유불리나 이해 관계를 떠나 국민을 위한 소통을 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총선에서 희망적으로 평가받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패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적극적인 개혁과 쇄신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아무런 변화와 실질적인 노력 없이 더불어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표의 몰락과 갈등만 기대하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총선 결과는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결과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핵심은 대통령의 지지율이다. 대통령에 부정 평가가 긍정보다 훨씬 더 높은데다 각종 이념 전쟁으로 유권자의 분노를 유발시킨 것은 결정적 패착이었다. 뜬금없이 등장한 ‘역사 이념 전쟁’은 치명적이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이전 논란으로 정치권이 쑥대밭 되는 상황은 중도층, 무당층, MZ세대 유권자들이 분노하기에 충분했다.

국민의힘 최대 과제는 ‘윤석열 리스크’를 극복하는 일이다. 그리고 ‘오바마의 소통’이야말로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되새겨야할 문제 해결의 비단주머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