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 ㉓ 기아의 실험 '레이 1인승밴'…"이동 경계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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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 ㉓ 기아의 실험 '레이 1인승밴'…"이동 경계 무너진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2.28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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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PBV와 Hub, UAM 결합으로 이동 경계 허물어
기아, 연내 PBV 모델 'PBV01' 출시
2030년 자동차 시장 25% PBV 시장으로
中 네오릭스·日 도요타·GM 등 PBV 개발 가속
기아는 지난 8일 국내 처음으로 인증된 1인용 차량 '레이 1인승 밴'을 출시했다. 사진제공=기아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다소 먼 미래로 여겼던 '목적기반차량(PBV)'가 조금씩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PBV는 직육면체에 운전대가 정중앙에 달려 있는 등 전통적인 차량과 외관을 비롯해 실내까지 모두 다르다. 형태의 제약 없이 사람과 물건의 이동이라는 '목적' 달성에 특화된 차량이다. 

기아의 실험

기아는 8일 레이의 1인승 밴 모델을 출시했다. 국내에서 처음 공식 인증된 1인용 차량이다. 레이 1인승 밴은 기존 레이에 운전석을 제외한 모든 시트를 제거한 뒤 빈 공간을 적재공간으로 재설계한 게 특징이다. 기아는 레이 1인승 밴으로 소규모 물류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나 차를 타고 여가를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향후 고객별 요구에 맞춰 레이 1인승 밴을 다양한 형태로 제공할 전망이다.

기아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파트너십과 연계를 통해 경쟁력 있는 PBV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고도화한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PBV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연낸 PBV 라인업의 첫 공식 모델 'PBV01'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1월 CEO인베스터데이를 통해 PBV01은 택시 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다. 기존 차량에 비해 넓은 실내 공간을 조성하는 동시에 승하차가 쉽고 각종 편의를 누릴 수 있는 특징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기아가 밝혔던 대로 니로EV나 쏘울EV 등 소형 전기차가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기존 출시 차량이나 추후 상용화할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전기 PBV 라인업을 적극 확장해 오는 2030년까지 연간 100만대 판매 등 목표를 수립했다. 

기아는 PBV를 미래 주요 사업분야 중 하나로 지목했다. 지난해 2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전기차, 모빌리티 서비스 등과 함께 PBV를 3대 비즈니스로 제시했다. 

PBV의 자율 군집주행 기능을 활용해 교통사고없이 여러 대 차량이 유기적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2030년 車시장 25% PBV

기아를 비롯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PBV 사업에 속도를 내는 건 대중교통부터 물류 산업까지 그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해서다.

오는 2030년 전 세계 자동차 수요의 25%는 PBV가 될 전망이다. PBV는 차량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요자의 요구에 적합한 모빌리티를 제공한다. 또 자율주행 모빌리티이기에 로보택시 형태로 활용이 가능하다. 탑승객은 PBV를 통해 이동하면서 휴식을 취하거나 다양한 여가를 즐길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CES에서 3가지 모빌리티 솔루션을 통해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중심에 PBV가 있다. 현대차는 PBV와 모빌리티 환승 거점(허브·Hub),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3가지를 중심으로 이동 경계를 허문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하늘을 이동하는 UAM과 PBV가 Hub를 거점으로 연결해 활용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Hub가 공항, 터미널과 같은 역할을 하고, PBV는 대중교통, 다목적 공간, 의료 서비스, 거주 공간, 팝업 스토어(푸드 트럭), 화물 운송, 무선 충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PBV는 자율 군집주행 기능을 통해 사람의 개입 없이도 여러 대의 차량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현대차는 자율 군집주행 기능이 상용화되면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 물류 산업 생태계도 바꾸는 혁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전기차 전문 기업인 '카누'와 협력하며 다용도의 PBV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PBV가 실제 운행을 시작할 때는 더욱 많은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PBV는 친환경 모빌리티라는 점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환경규제가 대폭 강화되며 전기차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공개한 PBV는 지붕에 태양광을 이용할 수 있는 솔라 루프가 장착됐다. 이동 중 배터리가 방전되더라도 충전용 PBV를 이용한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

이런 장점을 토대로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NEF는 보고서를 통해 PBV가 2030년에는 2800만 대, 2040년에는 5600만 대 이상의 전기차가 판매될 내다봤다.

기아도 같은 전략이다. 지난 9일 열린 기아'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송호성 사장은 "PBV 사업은 기아의 고유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라며 "48년 간의 군수차량 경험을 통해 특수 설계 역량과 생산라인을 보유하고있므며 외부 특장업체와의 파트너십 구축으로 생산 능력뿐만 아니라 유연한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자율주행 기술과 접목돼 PBV 영역을 크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30년 글로벌 판매 100만대 달성해 시장 글로벌 넘버 1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네오릭스의 PBV가 글로벌 물류기업 페덱스의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사진=페덱스 홈페이지

글로벌 PBV 개발 동향

코로나로인해 지난해 폐막한 '2020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의 자동차 기업 도요타가 만든 '이-팔레트(e-Pallete)'가 무인 셔틀로 관람객과 선수단 이동 등에 투입됐다. 이 밖에도 GM과 혼다, 크루즈가 공동 개발 중인 '오리진(Origin)'도 미래 PBV 차량으로 기대된다.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소규모의 PBV도 주목받고 있다. 2015년 설립, 베이징에 본사를 둔 모빌리티 스타트업 ‘네오릭스(Neolix Technologies)’는 ‘IoV(Internet of Vehicle)’ 운영 플랫폼, 자율주행 리테일 플랫폼, 원격조종 드라이빙 플랫폼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자체 개발한 소형 PBV로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네오릭스의 PBV는 중국 안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베이징으 한 식당에서 병원의 격리동까지 100여 명의 의료진을 위한 먹거리 배송을 담당했다. 또 선진과 광저우의 격리 시설 등에서 소독 작업을 스스로 수행했다. 

네오릭스는 ▲'유통형 차량'과 지역 정찰을 담당하는 ▲'보안용 차량', 화물과 상품을 수송하는 ▲'택배 및 운수 차량', ▲'금융이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으로 구분 된다.

네오릭스는 한 번 에 500kg까지 화물을 실을 수 있고, 한 번 충전으로 100km의 거리를 주행한다. 최대 속도는 시속 50km며 약 11.3도의 경사도 주행할 수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를 비롯해 글로벌 물류기업 페덱스와 손 잡고 시험 운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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