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㉖ '탄소제로' 미래 항공기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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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㉖ '탄소제로' 미래 항공기 모습은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3.20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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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대체 에너지로 수소 주목
"수소, 에너지 밀도 높고 수명 길어"
수송망·높은 원가 장벽에 잰걸음
에어버스는 2035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연료 항공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어버스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매년 9억톤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항공업계가 탄소제로를 잰걸음을 걷고 있다. 항공업계는 수소연료부터 식물성 기름 연료까지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다가올 미래, 탄소 배출 없이 창공을 누빌 항공기 모습은 어떨지 살펴봤다.

수소 여객기, 대세로 자리잡나

유럽 최대 항공기 제작업체 에어버스는 2035년까지 수소 제트여객기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에어버스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일반 여객기와 같은 모양의 터보팬 항공기, 프로펠러를 단 터보프롭 항공기, 터보팬과 비슷하지만 동체와 날개가 하나로 합쳐진 일체형 항공기 등 3가지 콘셉트 여객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터보팬 항공기는 120~200인승으로 운항거리 3500km 이상을 개발 목표로 한다. 터보프롭 항공기는 이보다 작은 최대 100인승으로 운항거리도 더 짧다. 동체-날개 일체형 항공기는 브이(V)자의 특이한 디자인으로 200인승을 염두에 두고 있다.

에어버스는 세 비행기 모두 액체 수소를 사용하는 가스터빈 엔진이나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해 동력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액체수소 탱크는 기체 꼬리쪽 격벽 뒤에 설치된다. 

다만 에어버스는 수소 여객기가 개발되더라도 실제 운항하려면 공항에 수소연료 주입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윰 포리 최고경영자는 "동력원의 수소전환은 전체 항공운항 시스템 차원의 중대한 조처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에어버스 최고기술책임자 그라지아 비타디니 역시 2025년 최종 디자인을 선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에어버스는 호주의 재생 에너지 연구 선도 기업 호테스큐 퓨처 인더스트리(FFI)와 액체 수소 및 PtL 항공 연료 연구를 골자로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2일(한국시각) 밝혔다. 양사는 2035년까지 상용화해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공동 목표를 세웠다. 

글렌 르웰른 에어버스 탄소중립 항공기 부사장은 "항공업계 내 탄소중립 가치를 실현하는데 있어 전 세계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수소에너지가 충분하다는 전제가 수반돼야 한다"면서 "에어버스는 이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항공기 도입, 걸림돌은

수소는 다른 연료에 비해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항공업계는 수소의 이런 장점에 주목해 탄소중립을 위한 대체 항공유로 수소연료에 집중하고 있다.

문제는 수소항공기가 상용화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높다는 점이다. ▲수소를 대량 생산하는 제조능력과 ▲대량 생산한 수소를 수송할 수송망 강화 ▲높은 수소 원가가 발목을 잡는다. 

나아가 수소연료전지가 100% 친환경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연료인 수소를 만들기 위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과정에서 재생에너지가 아닌 화석연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다 비행기에서 나오는 수증기도 구름으로 응결돼 온실가스 효과를 낼 수 있다. 더욱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그린수소의 경우 생산 단가가 매우 높고 전력 소모량도 상당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수소는 밀도가낮아 장거리 비행을 위해선 제트연료보다 훨씬 큰 연료탱크가 필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항공유 연료탱크는 날개 내부에 존재한다. 하지만 수소연료는 날개가 아닌 넓은 면적 확보를 위해 항공기 몸체에 보관해야 한다. 또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해 사용하는 연료 저장 기술도 개발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저렴한 수소연료 확보도 관건이다. 태양광, 풍력 등을 활용한 그린에너지의 생산단가는 화석연료 기반보다 약 2.5배 비싸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그린수소의 생산비용이 화석연료와 비슷해지려면 최소 10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전 세계 주요국 정부는 수소사회로 진입을 유도하고 있으며 에어버스를 비롯해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는 수소연료탱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대항항공이 에어버스와 협약을 맺고 공항 수소 인프라개발, 공항 수소 로드맵 구축, 소소 지상조업 체계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내최초로 파리~인천 정기선에 식물성 기름 연료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파리~인천 식물성 기름 연료 사용

국내 항공업계도 탄소제로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파리~인천 구간 국제선 정기편 노선에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 항공연료(SAF)를 도입한다고 18일 밝혔다. SFA는 석유, 석탄 등 기존 화석 자원이 아닌 동·식물성 기름, 해조류, 도시 폐기물 가스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든 항공유다.

화석자원을 기반으로 한 항공유보다 2~5배가량 비싸다고 알려졌으나 원료 수급부터 소비까지 전 단계에서 탄소 배출량을 기존 항공유 대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현재 SAF 사용량은 전 세계 항공유의 0.1% 수준에 불과하지만 최근 프랑스 정부가 자국 내 항공유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최소 1%의 SAF를 혼합해 공급하도록 법제화하는 등 관련 움직임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대한항공은 SAF 혼합 공급으로 인한 비용증가 우려에도 항공산업의 탄소배출 감축과 친환경 연료로 전환 필요성에 공감해 파리~인천 노선에 SAF 도입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2017년 11월 국내 최초로 SAF를 사용해 미국 시카고~인천 구간에서 한 차례 운행한 바 있는 대한항공은 정기편 노선에 SAF를 도입해 지속가능한 경영의 모범 사례로 남겠다는 각오다. 

대한항공은 바이오항공유 사용기반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와 체결했으며 SK에너지로부터 국내선 항공편에 사용할 탄소중립 항공유를 구매하는 등 지속가능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외 운항노선의 SAF 도입을 포함 다양한 부문에서 탄소 감축 및 기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ESG 경영에도 힘써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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