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희 칼럼] 2020년 세계 투자시장 예측② 부동산의 인기는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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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희 칼럼] 2020년 세계 투자시장 예측② 부동산의 인기는 계속될까
  • 서진희 금융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0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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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희 금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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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희 금융 칼럼니스트] ①에 이어 

4. 통화정책의 다음은 재정정책일까?

2019년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다시 한 번 금리인하를 포함한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이전의 양적완화(QE)가 금융시장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였다면,  이번에는 경기둔화를 막거나 경기를 지속적으로 부양하기 위한 사전적 대비의 목적이 강했습니다. 물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실물경기의 부양보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금융시장에서 자산가격의 폭등을 가져왔다는 비난도 있고, 실질적인 마이너스 금리 수준인 현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비난도 만만치 않습니다.

2020년 시장 전망의 주요 화두 역시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입니다. 미 연준이 올해와 같은 완화적 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미국과 전세계 금융시장의 향방을 가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금리 수준이 제로(0) 또는 마이너스 수준에 들어섬에 따라, 통화정책의 추가적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20년에는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의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Janues-Handerson에 따르면 실질금리가 역사상 최저인 현 시점에서 통화정책의 효과는 점차 감소할 수 밖에 없으며, 각국 정부는 경기하락의 방어와 경기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영국의 경우 공공 및 민간부분 투자 확대를 위해 2020 회계년도의 정부지출을 최근 15년 내 최대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일본 역시 조세감면, 공공사업 기금 확대 등을 통한 재정부양책을 이미 시행 중입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NN Investment Partners는 재정확대의 정도와 효과에 따라 국가별로 현재의 경기사이클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경기침체로 돌아설 것인지가 결정될 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국채 발행을 통한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확대는 미래의 세금 인상으로 이어지며 기업의 잠재적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과거 사례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Invesco는 중국의 재정정책에 주목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2020년에도 시장친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와 동시에 미-중 무역분쟁, 지방정부 및 지방은행의 부실화, 지방 부동산시장의 침체 등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강력한 재정정책을 사용할 수 있다고 예상하였습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무역분쟁이 2020년에도 해결점을 찾지 못할 상황에 대비하는 중국 정부의 노력 중 하나로도 볼 수 있습니다.

NN 인베스트 파트너스는 2020년 영국이 브렉시트 문제를 해결하면,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일 수 있는 부동산 마켓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연합뉴스
NN 인베스트 파트너스는 2020년 영국이 브렉시트 문제를 해결하면,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일 수 있는 부동산 마켓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연합뉴스

5. 대체투자의 인기는 계속될 것인가?

2010년대 들어오면서 사모투자로 불리는 Private Equity와 Private Debt에 대한 투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전통 자산에 대한 비중을 낮추고 대체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최근에는 PEF는 물론 사모대출펀드 투자를 급속히 늘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2020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세계적인 저금리 상황과 기대수명의 급격한 증가는 연기금 및 보험사들로 하여금 전통적인 채권만기보유 전략에서 적극적으로 이자수익 대체자산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위스의 파트너스 그룹(Partners Group)은 글로벌 성장 둔화 및 변동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도 사모대출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비록 시니어론의 발행이 2019년 소폭 감소하였으나, 사모대출채권 시장은 여전히 발행자(대출자) 위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발행자는 물론 대출자금이 쓰여질 비즈니스에 대한 전문적 심사와 리서치를 통해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매출채권 등 유동자산 연계 대출채권의 경우 IT를 접목한 적극적인 채권관리 시스템 및 분산투자전략이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Invesco 역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2019년에 비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험조정 수익률 기준으로 Private Equity/Debt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헤지펀드에 대해서는 중립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프라이빗뱅킹 및 자산운용 중심의 UBP는 2020년 전반기는 중앙은행의 유화적 통화정책이, 후반기는 재정확장이 주식시장을 부양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상반기에는 헷지펀드의 롱숏전략을 통해 주식투자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6. 부동산의 인기는 계속될까?

실질적인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채권과 유사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전세계 부동산 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습니다. 저금리 환경과 풍부한 유동성에 따라 부동산은 2020년에도 주요 투자테마로 계속 자리할 것입니다. 다만 미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의  부동산 가격은 2018년부터 빠르게 상승하여 단기적인 고점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글로벌 경기가 예상과 달리 침체국면에 진입할 경우 사무용이나 상업용 부동산의 리스크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부동산 투자회사인 CBRE에서는 경제성장률 둔화와 시장 변동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규모는 2019년 대비 소폭 증가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중 시니어 하우징(요양보호시설)과 병원, 데이터센터 및 개인용 창고 등 대체 섹터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NN Investment Partners에서는 부동산의 밸류에이션은 전세계적으로 비교적 양호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 몇몇 국가는 고평가된 상황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별 차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은 주식과 채권에 비해 여전히 투자 여건이 양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유로존 특히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 문제의 해결에 따라 2020년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일 수 있는 마켓이라고 전망했습니다.

Invesco 역시 저금리 환경에서 부동산이 대표적인 투자대안으로 자리매김한 현재 상황은 202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았습니다. 다만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유로존과 이머징마켓 부동산 시장을 주목했고,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에 대한 결론이 나온 이후로 투자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7. 공통적으로 뽑은 투자테마

이제까지 다양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2020년 시장 전망을 살펴보았습니다. 미-중 무역분쟁, 미연준의 통화정책과 재정확대 가능성,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논쟁,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의 부동산과 대체투자 전략의 유효성 등은 모든 기관들의 시장 전망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리스크 요인이었습니다. 다만 개별 요인에 대한 해석과 전망은 회사별로 같은 듯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기관에서 공통으로 나온 투자 테마들을 몇가지 뽑아 보았습니다. 자신만의 2020년 투자전략을 세우실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책임투자(ESG, SRI) – 기업의 사회적책임(예: 친환경, 기후변화, 기업지배구조 등)에 대한 글로벌 스탠다드 강화에 따라 ESG/SRI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

· 혁신(Innovation) – 스타트업의 IPO뿐 만 아니라 전통 산업(농업, 유틸리티, 에너지 등)에 속한 기업들의 혁신도 중요한 투자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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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치주 대비 성장주 –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치주 대비 성장주 선호

● 서진희 금융 칼럼니스트는 국내 보험사에서 채권운용을 시작으로 국내 및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20년이상 펀드운용, 상품마케팅과 해외투자를 담당했다. 최근까지 외국계 은행에서 Wealth Management 부서를 맡아 해외 투자상품을 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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