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희의 컬쳐 인사이트] 국민정서 똑같은데 희망 갖게 된 ‘유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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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희의 컬쳐 인사이트] 국민정서 똑같은데 희망 갖게 된 ‘유승준’
  • 권상희 문화평론가
  • 승인 2019.07.11 15: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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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 권상희 문화평론가] 법이 그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고국을 버리고 떠난 자에게 이 땅을 다시 밟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준 셈이다. 오늘 상고심에서 유승준에게 내려진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002년 병역의무를 저버리고 그는 시민권을 획득했다. 당시 대중은 이보다 더 강할 수 없는 크기의 강력한 스매싱으로 그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전무후무한 일이었기에 17년 전 일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기억될 수밖에 없는 초대박 사건이다. 

◆ 여전히 국민의 2/3가 입국허용에 반대

아마도 한국 국적을 포기했을 때 스티브 유를 택한 대가가 이토록 혹독할 줄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시민권 취득으로 이곳에 올 수 있는 자유를 저당 잡힐 줄 알았다면 그토록 우매한 짓은 하지 않았으리라.

그가 법적 소송을 시작한 2016년, 입국허용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66.2%였다. 그러나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입국 반대의견은 68.8%로 3년 전과 다를 바 없게 나타났다. 오히려 소폭 증가한 셈. 변하지 않는 대중의 정서에 시간이라는 명약도 그에게만은 딱히 효과가 없는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유승준. 사진=연합뉴스

주목할 것은 유승준의 활발했던 연예계활동과 배신행위를 기억하지 못하는 20대 청년층에서 무려 80%의 반대의견이 나왔다는 점이다.

아마도 군대에 곧 입대할 예정이거나 국방의 의무를 마친 청년들은 언론을 통해서 접했던 그의 행태를 용인하기가 쉽지 않았을 터다. 누군가에게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인 ‘의무’가 누군가에게는 버려도 되는 ‘기회’정도 밖에 안 된다는 사실은 형평성에도 위배된다. 유승준에게 여전히 무관용의 원칙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가 신청했다 거부당했다는 F-4비자는 국내에서 재외동포의 경제 활동이 가능한 비자다. “아들에게 한국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의 말이 아이를 생각하는 아버지의 간절한 호소로 받아들여지기에는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느낌이다. 다시 말해 선한 의지로 보기 힘들다. 고국인 한국 땅이 아닌 부와 인기를 누렸던 한국 시장(!)을 버리지 못한 건 아닌지.

◆ 무관용의 원칙이 지배적인 까닭

“제대하면 서른이 되고, 댄스가수로서의 생명이 끝난다” 그것이 바로 그가 고국을 버린 이유였다. 그런데 당시 함께 활동했던 다수의 남자 연예인들은 군복무를 마치고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판단착오였고, 잘못된 계산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닫게 됐을 것이다. 

한국에 오고 싶다는 그의 의지까지 꺾을 수야 없겠지만, 만약 그가 다시 ‘연예인’으로 활동하게 된다면 이렇게 선명하게 남아있는 나쁜 기억들이 오버랩 되어 나타날 게 자명하다. 

그에게 내려진 대법원의 판단이 계속해서 희망이 될지, 다시 재판 과정을 겪으면서 희망고문으로 변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10명 중 7명의 대중은 여전히 유승준을 ‘거부’한다는 사실이다. 

법의 판단은 변했지만 국민 정서는 결코 변하지 않았다. 

설사 법적인 판단을 이유로 한국에 올 길이 열린다 해도 ‘연예인 유승준’이 아닌 ‘자연인 유승준’의 모습이기를 바란다. 그것만이 대중의 믿음을 배신했던 그가 마지막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양심이리라. 

 

●권상희는 영화와 트렌드, 미디어 등 문화 전반의 흐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글을 통해 특유의 통찰력을 발휘하며 세상과 소통하길 바라는 문화평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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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 2019-07-12 09:21:23
유승준이 당시 시민권 취득이유로 수차례 강조한건 댄수가수생명이 아니었어요 아버지등 가족문제였던것으로 기억하는데 오늘 몇몇 신문에 이런 왜곡된 내용이 나오는데 다시 당시자료를 정확히 확인해보고 작성바랍니다 유승준 무죄판결이 못마땅해도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주장을 하는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