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희의 컬쳐 인사이트] ‘구혜선·안재현’ 도 넘은 사생활 폭로...대중은 피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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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희의 컬쳐 인사이트] ‘구혜선·안재현’ 도 넘은 사생활 폭로...대중은 피로하다
  • 권상희 문화평론가
  • 승인 2019.08.22 10: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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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희 문화평론가]  3년 전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커플이었다. 

으레 잘 나가는 연예인들이라면 보여주는 호사스러운 결혼식을 뒤로 한 채 예식과 관련된 비용 모두를 아픈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 병동에 기부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훈훈한 외모의 배우 커플이라는 타이틀 이전에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공인’의 자세에 더욱 충실한 두 사람의 마음 씀씀이는 찬란하게 빛났다. 이들의 선한 영향력이 우리 사회 곳곳에 번져 나가기를 바랬다. 

이후 이들 부부가 출연한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은 ‘사랑꾼 커플’이라는 수식어를 탄생시키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부러움을 자아냈다.

지금에 와서 그때의 인터뷰들이 다시 조명되고 있는 상황, 카메라 안과 밖이 달랐던 걸까? 무엇이 팩트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의 상황에 따라 과거가 해석되기도 하는 법이니 그조차 뭐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도 넘어선 폭로전, 언제까지

지난 일요일 아침 구혜선의 SNS로 시작된 이들 부부의 파경 소식. 

연예계에 그 흔한 ‘카더라 통신’에서 조차 단 한 차례도 언급이 없었기에 대중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예쁜 모습으로 잘 살아가고 있을 줄 알았던 커플의 대반전이었다.

이어진 소속사의 이혼발표, 구혜선의 반박, 그리고 이들 부부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까지 더해지면서 둘 사이에 소속사 대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파경소식이 주는 쇼킹함보다 이런 형태의 사생활 오픈은 이전에 없었던 터라 그것이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은 계속해서 굳이 공개하지 않아도 될 내용들을 대중에게 알리며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소통의 장(場)이라고 하는 SNS는 어느새 이들에게 폭로의 장이 돼버렸고 실시간으로 자신의 입장만을 항변하는 모습에서 빛났던 과거의 선행은 완전히 그 빛을 잃었다. 

둘의 진흙탕 싸움에 자연스럽게 소환된 네티즌들은 끊임없이 추측하고 편 가르기 중이다. 부부간의 사정은 당사자인 두 사람보다 어느 누구도 더 잘 알 수 없는 법이다. 매우 사적인 영역이기에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제 3자가 가져야 할 예의다.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설왕설래가 선을 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안재현과 구혜선. 사진=연합뉴스

◆이제라도 ‘공인’이라는 위치를 자각해야 

연예인이란 직업은 이미지가 생명이나 다름없다. 이름값이 생기고 나서부터 그것을 유지하는 힘은 온전히 이미지에서 나온다.

그런 까닭에 이혼과 같은 소식을 알려야 할 때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무분별한 억측이 난무할 수 있기에 본인이 직접 나서는 것을 꺼린다.

그런데 지금 구혜선, 안재현 두 사람 모두 이미지와 신중함을 내팽개친 모양새다. 감정의 조절기능을 상실한 것일까?

안타까움으로 바라본 파경소식은 이들의 결혼생활이 양파 껍질 벗겨내 듯 하나씩 벗겨질 때마다 대중의 피로도를 상승시키고 있다. 

연예인이기에 어쩔 수 없이 사랑도, 헤어짐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그들의 숙명이다. 하지만 거기까지여야 한다.

알고 싶지 않은 이들 부부의 내밀한 속사정까지 스스로 공개해 가며 그간 잘 쌓아왔던 이미지를 단 며칠 만에 추락시키는 모습이 참으로 씁쓸하다. 공인(公人)임을 망각한 채 도를 넘어선 폭로전으로 둘의 공든 탑은 이미 무너져 버렸다. 

누군가 세상에서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고 했던가. 

헤어짐을 가식적으로 포장할 필요까지는 없을지라도 이들의 발가벗겨진 사생활이 어떤 형태이건 간에 이제라도 봉합되길 바란다. 구혜선, 안재현 두 사람이 쏟아놓은 말들이 서서히 '노이즈'로 변질되는 중이다. 

 

●권상희는 영화와 트렌드, 미디어 등 문화 전반의 흐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글을 통해 특유의 통찰력을 발휘하며 세상과 소통하길 바라는 문화평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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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 2019-08-23 23:35:21
안피로해요..더 알려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