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 간 샤오미...'차이나' 지우고 '애플' 스타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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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로 간 샤오미...'차이나' 지우고 '애플' 스타일로 승부수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6.05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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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매장 6개 오픈하며 본격 시장 공략...선두주자 애플과 유사한 전략 '눈길'
KOTRA 프랑스 파리무역관
샹젤리제 거리 초입부에 위치한 샤오미 매장. 사진=파리무역관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중국 IT기업 샤오미가 파리의 명품거리 ‘상젤리제’에 매장을 오픈하는 등 프랑스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업계 선두주자인 애플 스토어 인근지역에 비슷한 컨셉의 매장을 열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선호하는 파리지앵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 1년새 파리 시내에 6개 매장 오픈

KOTRA 프랑스 파리무역관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파리 샹젤리제 거리 초입부인 30번가에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5월 1호점을 연 이후 파리 시내 6번째 매장을 개점하며 프랑스 내 판매 채널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주력제품 중 하나인 휴대폰의 경우 샤오미의 프랑스내 점유율은 2.79%로 1위는 삼성(38.01%), 2위는 애플(29.50%), 3위는 화웨이(14.12%)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다.

프랑스 소비자의 경우 플래그십 스마트폰 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의 미들-레인지(mid-range)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삼성의 엔트리급 스마트폰인 A시리즈와 원플러스(OnePlus),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산 제품이 강세다.

영국의 가격비교 사이트인 프라이스스파이(PriceSpy)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 4일간 화웨이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50%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샤오미 제품을 찾은 사람은 19% 늘었다며 샤오미가 누리는 '반사이익'에 주목했다.

샤오미 오페라 매장 내부(왼쪽)와 애플 스토어 샹젤리제 매장(오른쪽). 한눈에 봐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사진= 파리무역관 

◆ 선두 애플 모방하며 '합리적 가격' 내세워

샤오미의 프랑스 시장 공략 전략 중 눈에 띄는 것은 이른바 ‘애플 따라하기’다. 매장의 위치에서도 애플을 의식한 기색이 역력하다. 파리의 오페라 매장의 경우 애플스토어와의 거리가 300m에 불과하고 샹젤리제 매장도 600m정도 떨어져 있다.

그러면서 샤오미는 자사 제품이 ▲부족하지 않은 성능 ▲모던한 디자인 ▲저렴한 가격에서 강점이 있다는 걸 내세운다.

샤오미는 기본적으로 개발비와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자체생산 제품보다는 자회사 또는 투자기업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방식으로 생산하고 일부 마진만 붙여 판매하는 박리다매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측면에서는 분명 매력적이다.

샤오미 매장 내부는 원목 책상에 심플한 형태로 제품을 진열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애플 스토어의 인테리어와 아주 흡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샤오미 샹젤리제 매장 내부 진열대. 사진= 파리무역관 

◆ 'Xiao' 떼내 中브랜드 이미지 없애

샤오미는 또 제품 이름에 중국계 브랜드 느낌을 줄 수 있는 ‘Xiao’를 떼고 ‘Mi’로만 로고를 부착했다.

휴대폰에는 자사 로고가 크게 노출되지 않거나 RedMi 또는 Pocophone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노트북도 아무런 로고가 노출되지 않아 언뜻 보았을 때 샤오미의 제품임을 단번에 알아보기 힘들다.

매장 내에는 동양계 직원도 없다.

샤오미의 또 다른 전략은 ‘없는 게 없다’이다. 휴대폰, 태블릿 PC, 노트북 외에도 전동 스쿠터, 전동칫솔, 체중계, 유아용 장난감, 유모차 심지어는 수건까지 판매하고 있다.

애플 스토어에도 칫솔과 앱으로 온도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컵, 애플 워치와 연결되는 줄넘기, 스마트 자전거 헬멧 등이 판매되고 있으나, 자사 제품이 아닌 애플의 인증(MFi, Made For iPhone)을 받은 외부 생산자(써드 파티) 제품이다.

◆ 생필품 중심 "없는 게 없다"

반면 샤오미는 집에서 사용하는 생활 제품을 중심으로 개인 또는 가정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 매장 곳곳에서 나타난다.

샤오미 제품으로 꾸며진 샤오미 매장 내 모델 하우스. 사진= 파리무역관

샹젤리제 매장에서도 ▲스마트폰 ▲홈 엔터테인먼트 ▲주방 ▲어린이 구역 등으로 나누어 제품을 판매하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수집하고 있다.

생활 필수품을 필두로 소비자를 끌어 모은 다음에 저렴한 제품을 ‘미끼 상품’으로 걸어 프랑스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프랑스인들을 위해 여과식 정수기와 필터를 선도기업인 독일의 브리타(BRITA)사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식이다.

프랑스는 미세먼지 영향이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적다. 하지만 샤오미는 주변 공원이나 정원에서 유입되는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날림을 차단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공략 중인데 판매율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샤오미 IoT 제품으로 꾸며진 스마트홈 미니어처. 사진= 파리무역관 

◆ 모델하우스·미니어처 활용한 '눈높이 마케팅'

이와 함께 샤오미 제품으로 꾸며진 모델하우스를 매장 내에 배치, 사용자의 생활에 얼마나 밀접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또 가정 자동화(홈오토메이션) 기기를 중심으로 구성한 스마트홈 미니어처를 매장내에 만들어 일반 소비자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개념을 쉽게 제공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출시됐으나 프랑스에선 발매하지 않은 제품도 진열돼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수집할 수 있는 투표 버튼을 마련하고 소비자의 반응이 좋을 경우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이미 판매중인 전기 자전거를 진열하여 소비자들의 반응을 체크중이다.

KOTRA 파리무역관은 “최근 샹젤리제 거리에 세계적 전자제품 기업들이 플래그십 스토어 또는 쇼케이스를 연이어 개점하고 있다”며 “그중 샤오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스마트폰과 사물 인터넷 기능이 탑재된 생활용품으로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 이 기사는 KOTRA 프랑스 파리무역관(작성자 임채경)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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