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제조·음성합성·출장마사지’…최근 日서 히트친 신규 상장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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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제조·음성합성·출장마사지’…최근 日서 히트친 신규 상장기업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6.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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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사업으로 독보적 영역 확보, 고속성장...日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전략도 한몫
KOTRA 일본 후쿠오카무역관
도쿄 증권거래소 2019년 첫 거래 기념식 [AP=연합뉴스
일본 증권거래소에는 매년 90개 안팎의 기업이 신규상장한다. 사진은 도쿄 증권거래소 2019년 첫 거래 기념식. 사진=AP/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다다미제조, 음성합성, 출장마사지…

매년 90개 안팎의 기업이 신규상장되는 일본 증권거래소에서 최근 1년새 투자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들은 이색사업으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하거나 새로운 사업의 개척 가능성으로 고속성장하고 있다.

KOTRA 일본 후쿠오카무역관은 지난 6월이후 신규상장한 기업중 타 기업과 차별화되는 사업모델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례를 정리해 소개했다.

참고로 일본 전체 기업 수는 약 400만개사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일본 증권거래소 상장된 기업은 약 4000개사이며  매년 90개 안팎의 회사들이 새로 상장한다.

일본 전통 바닥재인 다다미(왼쪽)와 쿄쿠토산키의 자동 다다미 제조기기. 사진=KOTRA 후쿠오카무역관, 쿄쿠토산키 홈페이지 

◆ 다다미 자동생산· 벽지 풀바르는 기계로 독보적 위치

일본 효고현(兵庫県)에 본사를 둔 산업용 기계 전문기업 쿄쿠토산키(極東産機)는 지난해 9월 한국의 코스닥에 해당하는 일본 JASDAQ에 신규 상장했다.

이 회사는 기존에 숙련된 장인이 수작업으로 진행했던 업무를 자동화 시켜주는 기계장치를 만드는 곳이다. 부드러운 비닐 소재나 커튼을 재단, 봉제하는 기술을 자동화 기기로 구현해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일본의 전통 바닥재인 다다미() 제조장치. 수작업으로 다다미를 제작할 경우 하루에 평균 6장을 만들 수 있는데 쿄쿠토산키의 제품을 사용하면 하루에 약 120장을 생산할 수 있다.

쿄쿠토산키는 예전에 다다미를 수작업으로 만들던 회사였다. ▲일본유도연맹 공인의 다다미,▲목욕탕 안에 깔 수 있는 다다미 ▲장례식 때 관 안에 까는 다다미 등의 제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들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기계는 한 세트에 3300만엔(약 3억 6000만원)이나 하는 고가제임에도 일본 전체 다다미 제조 기업의 약 40%가 사용하고 있다. 

벽지에 풀을 자동으로 발라주는 기기. 사진=쿄쿠토산키 홈페이지

쿄쿠토산키의 최대 효자 품목은 따로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벽지에 풀을 자동으로 발라주는 기계다.

도배를 할 때 수작업으로 벽지에 풀을 바르면 많은 시간과 공간이 소요되지만 이 기계는 벽지 한 장당 10초만에 풀을 바르는 작업을 끝낸다.

또 벽지를 붙인 후 떨어지기 쉬운 모서리 부분에는 풀이 두텁게 발라지도록 설계돼 있다.

이 제품은 도배 장인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현재 일본 내에서 시장점유율이 90%를 넘는다.

이 외에도 일본 전통 장지문 제조기기, 바닥 시공 기기, 커튼 재단기기 등 타 기업과 차별화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투입하고 있다.

이들 숙련공용 기계분야는 해당기업의 매출액 중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은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약 90억엔(약 1000억원)를 기록했다.

◆ 문자정보 음성변환 소프트웨어로 급성장

도쿄에 본사를 둔 주식회사 에아이(株式社エアイ)는 지난해 6월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주로 신흥기업이 상장하는 주식시장인 ‘Mothers’에 상장했다.

2003년 창업 이후 ‘음성 합성’에 특화, 문자 정보를 음성으로 변환해주는 소프트웨어 ‘AI Talk’가 일본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AI Talk의 기능. 자료=에아이 홈페이지

기계음성 특유의 부자연스러운 억양을 최소화, 마치 직접 녹음을 한 것처럼 자연스러운 음성을 구현해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정인의 목소리로 문자 정보를 음성 정보로 변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이 제공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음성이나 남녀노소 다양한 캐릭터의 음성으로 구현하는 일도 가능하다.

이 회사의 한 엔지니어는 “똑같은 글자라 하더라도 단어 배열이나 문장에서의 위치 등에 따라 목소리 높이나 속도, 억양이 달라진다. 가령 같은 ‘아’(あ) 소리도 ‘아사’(あさ:아침)의 아와 ‘아시타’(あした:내일)의 아는 다르고, 한 사람이 내는 ‘아’ 소리만 해도 약 80종류에 이른다”며 “이것을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 노하우”라고 밝혔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의 일기예보 서비스 ▲콜센터 자동응답 ▲내비게이션의 음성안내 ▲지방자치단체의 스피커 방송 등 일본 내 400개 이상의 사업소에서 활용되고 있다.

개인 고객들의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술이나 병으로 목소리를 잃을 경우를 대비해 미 자신의 음성사전을 작성해 둠으로써 문자 정보로 자신의 목소리를 항상 구현할 수 있다. 강연회나 발표회 등에서도 직접 말하지 않고도 자신의 목소리로 강연이 가능다.

이 회사는 올 3월 기준 매출액 7억엔을 돌파, 2015년 대비 2배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 의료보험 적용 출장마사지로 틈새시장 공략

도쿄에 본사를 둔 후레아스(フレアス)는 올해 3월 Mothers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개가격의 약 2.2배를 기록하는 등 주식시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2000년 지방도시의 작은 안마시술소로 시작해 상장기업으로 성장한 성공스토리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후레아스는 거동이 불편해서 통원이 어려운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재택의료 마사지가 주력부데 의료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출장 마사지라는 틈새시장을 개척했다.

일본 건강보험 제도 하에서 일반적인 안마, 마사지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지만 치료 목적으로 마사지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허가가 있을 경우 보험 적용이 된다.

75세 이상의 노인의 경우 보험 적용시 자기 부담율은 10%에 불과해 집에서 간편하고 저렴하게 안마치료를 받을 수 있다.

후레아스의 재택 안마서비스(왼쪽)와 후레아스의 사내 연수 광경. 사진=후레아스 홈페이지.
후레아스의 재택 안마서비스(왼쪽)와 후레아스의 사내 연수 광경. 사진=후레아스 홈페이지.

이 회사는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모든 안마시술사를 일본 국가자격인 ‘안마마사지지압사’보유자로 채우고 대부분을 정사원으로 고용했다. 또한 연간 약 100시간에 이르는 사내연수를 통해 기술 향상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원래 안마시술사였던 창업자 사와노보리(澤登) 사장은 일본의 한 언론인터뷰에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한 적이 있다. 초창기 시절 선배들로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스스로의 감에 의존해서 시술하곤 했는데 어느 날 침술 시술을 하다가 환자의 몸에서 침을 뽑는 것을 깜빡했다는 것이다. 다음 날 그 환자 분이 그 침을 돌려주었다고 한다.

그는 “그 날의 실수는 후배 시술사들에 대해 교육을 철저히 해야겠다는 다짐의 계기가 되었고 지금도 기업경영에 있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사내 연수”라고 밝혔다.

후레아스는 현재 일본 전국에 100 여개의 거점을 보유하며, 총 1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20% 증가한 33억엔을 기록했고, 서비스 이용 고객수는 2013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기존 노하우와 인지도를 살려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일반 출장 마사지 서비스 ▲법인이 종업원 복지고용 목적으로 시행하는 오피스 마사지 분야 ▲방문간호 분야 등에도 진출 호응을 얻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20년 이후 해외진출도 검토하고 있다”며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많은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서비스의 수요는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KOTRA 후쿠오카무역관이 만난 기업 경영 컨설팅 관계자는 “최근 신규 상장 성공사례 중에서는 틈새시장을 개척하거나, 새로운 시장 개척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은 기업들이 주를 이루었다”며“신규 상장하는 기업의 면면이나 사업영역은 일본 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상당 부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후쿠오카무역관은 “일본정부는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한 스타트업 발굴 및 이들을 상장기업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민관 합동의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일본 주식시장에서 이와 연관이 있는 기업이 주축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 기사는 KOTRA 일본 후쿠오카무역관(작성자 고충성)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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