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식품 '유통기한 표기' 표준화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상태바
美 FDA, 식품 '유통기한 표기' 표준화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6.10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음식물 낭비 줄이기 위해...유기한은 '안전성' 아닌 '품질' 기준
KOTRA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
뉴욕의 한 수퍼마켓. 사진=EPA/연합뉴
미국에서는 식품 유통기한 표기의 혼용으로 인한 식품 낭비가 심각하다. 사진은 뉴욕의 한 수퍼마켓. 사진=EPA/연합뉴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미국에서 식품 낭비를 줄이기 위해 식품에 표기되는 날짜를 표준화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KOTRA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식약청(FDA)은 지난달 23일 소비자의 혼란과 식품 낭비를 줄이고자 식품 날짜 표기 방식의 표준화를 권장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FDA는 포장 식품에 대해 현재 다양하게 사용되는 ‘Use before’, ‘Sell by’, ‘Expires on’ 등이 아닌, ‘Best if Used By’ 표기 방식을 일괄적으로 사용하려는 식품업계의 움직임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Best if Used By’ 표기 방식은 FDA뿐만 아니라 미국 농무부(USDA) 산하 식품안전검사국(FSIS)의 권고사항이기도 하다.

◆ 다양하게 표기되는 '유통기한'

식품에 표기되는 공개 날짜(Open Dating)는 식품 제조사에 의해 식품에 표기된 실제의 달력 날짜다. 해당 식품의 품질이 언제까지 가장 좋은 상태로 유지될 수 있는지 유통·판매사와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미국 농무부 산하 식품안전검사국에 따르면 영아용 조제분유 이외에는 공개 날짜 표기 방식을 규제하는 별도의 연방 규제는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식품 날짜 표기는 식품 제조사들에 의해 매우 다양한 방식과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주로 사용되고 있는 공개 날짜 표기 방식의 예. 자료=美 식품안전검사

FDA가 이번에 ‘Best if Used By’ 방식의 사용을 권장한 가장 이유는 식품 낭비의 심각성 때문이다. FDA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매년 전체 식품 중 1/3가량을 버리고 있으며 이는 약 161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FDA 관계자는 “슈퍼마켓에 가서 큰 장바구니 3개 분량 식료품을 사가지고 나오며, 차에 오르기도 전에 그중 1개를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상상해보라”며 “터무니없이 들리겠지만 이것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식품 낭비의 현실”이라고 전했다.

◆ 표기 형식만 통일해도 식품 낭비 20% 줄어

FDA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쓰이는 식품 날짜 표기로 인해 많은 소비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으며, 미국 전체 식품 쓰레기 중 약 20%가 이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식품 날짜 표기가 적절한 방식으로 표준화된다면, 소비자 혼란을 줄여 식품 쓰레기의 감소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FDA는 대부분 식품에 표기된 공개 날짜는 유아용 조제분유를 제외하고는 제품의 ‘안전성(Safety)’이 아니라 ‘품질(Quality)’과 관련된 것이라고 강한다. 즉 적정 기간 동안 적절한 방식으로 보관된 식품이라면 ‘Best if Used By’ 날짜가 지났다 하더라도 섭취해도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폐기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해당 날짜가 지난 식품을 폐기하는 대신에 식품의 품질과 상태가 아직 사용하기에 적절한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식품의 색, 질감, 냄새 등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섭취를 피해야 한다.

FDA는 식품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관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부분 식품들은 품질과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냉장 보관하는 것이 권장되며, 냉동 보관은 식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보관 기간도 연장시키므로 매우 추천되는 보관 방식 중 하나다.

따라서 소비자는 ‘Best if Used By’ 표기 방식의 의미를 염두에 두고, 주요 식품의 적정 보관 기간(그래픽 참조)을 숙지한다면 식품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FDA가 권장하는 주요 식품별 냉장 및 냉동 보관의 적정 기간. 자료=美 FDA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환경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식품 낭비를 줄이려는 이러한 FDA의 움직임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 식품업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역관이 인터뷰한 현지 FDA 컨설팅 기관 관계자도 “‘Best if Used By’ 표기 방식을 표준화하도록 법적으로 규제한 것은 아니지만 FDA가 이런 내용의 문서를 식품업계에 발송한 상황으로 미루어 본다면, 이는 암묵적인 업계의 규칙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 이 기사는 KOTRA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작성자 우은정)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