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판 '배달의 민족', 매년 70% 성장...대박 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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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판 '배달의 민족', 매년 70% 성장...대박 난 비결은?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5.3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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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에 대형 슈퍼, 고급 레스토랑도 가세...해외업체들이 현지시장 '독식'
KOTRA 호주 멜버른무역관
호주 배달앱 1위업체 메뉴로그는 지난 5월부터 ‘Did somebody say Menulog(누가 메뉴로그라고 했어?)’ 캠페인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KOTRA 멜버른무역관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호주 배달앱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3~4년전부터 진출한 영미계 기업들이 음식배달 플랫폼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KOTRA 호주 멜버른무역관에 따르면 호주 음식 배달 앱 시장은 지난 5년 간 연평균 72%의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이며 올해 기준 2억7810만 호주달러(2조3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현지에서는 배달 음식의 인기가 지속되면 2024년에는 시장규모가 2배 이상 증가한 5억7030만 호주달러(4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주 온라인 배달음식 서비스 시장 규모. 자료=IBIS World Australia
호주 온라인 배달음식 서비스 시장 규모. 자료=IBIS World Australia

◆ 호주 소비자, 배달음식에 연간 131만원 써

현지 조사업체인 파인더(Finder.com.au)의 조사에 따르면 시드니, 멜버른과 같은 대도시 거주자 3명 중 1명은 배달 앱을 이용한 적이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시간당 7000건씩, 매년 총 6800만 건의 주문이 접수된다

호주 소비자들은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데 1인당 연간 1590 호주달러(131만원)을 지출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배달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배달앱 1위업체인 메뉴로그(Menulog)에 따르면 현지 소비자들은 주문당 평균 42호주달러(3만4600원)를 지출하며 비용이 더 들더라도 직접 픽업하는 것보다 배달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몇년 전만 해도 호주에서 주문 배달이 가능한 음식은 피자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다 2015년부터 음식 배달 앱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맥도날드부터 대형 슈퍼마켓 체인, 고급 레스토랑까지 가세했고 음식 배달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배달앱 2위 업체인 딜리버루( Deliveroo)에서는 지난 4월부터 월 회비를 내고 무제한 음식 배달을 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런칭하며 업계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다.

​​​​온라인 배달 인기 음식별 점유율. 자료=IBIS World Australia​​​​
​​​​온라인 배달 인기 음식별 점유율. 자료=IBIS World Australia​​​​

◆ 배달음식 인기, 이탈리아→인도→태국 순

배달앱 주문 인기 메뉴를 국가별로 보자면 이탈리아(23.8%), 인도(15.6%), 태국(11.5%) 음식 순이다. 

파스타, 리조토 등이 포함된 이탈리안 메뉴는 낮은 가격대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최근에는 코르마, 난 브레드, 커리 등을 대표 메뉴로 하는 인도 음식점의 온라인 플랫폼 가입이 증가하고 있고 태국 등 아시안 메뉴도 사랑받고 있다.

한식(韓食)도 최근 인지도와 수요가 증가하면서 우버이츠(Uber Eats), 메뉴로그 등의 메인 카테고리에 올라와 있기도 하다. 

◆ 英·美 기업, 호주 배달앱 시장 '싹쓸이'

호주 배달 앱 시장은 영국계 메뉴로그(44.9%),딜리버루(28%), 그리고 미국계인 우버이츠(26.6%) 3개 기업이 99.5%를 장악하고 있다.

호주 최대 음식 배달서비스 업체 메뉴로그는 데이터 분석 기술로 현지 식당과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2015년 영국계 기업 저스트잇(Just Eat)에서 8억 5500만 호주달러를 주고 인수했는데 현재 1만2000개 이상의 식당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메뉴로그는 현재 호주 전역의 92%까지 배달이 가능하며, 지난해에는 KFC,그리고 호주판 버거킹인 헝거리 잭스(Hungry Jack’s)와도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오더 패드(Orderpad)라는 분석 시스템을 제공해 소규모 개인식당에서도 주문 정보를 쉽게 파악하고 주변 지역의 인기 메뉴, 피크타임, 현지 소비 트렌드 등을 파악하여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호주 배달앱 시장을 장악한 메뉴로그, 딜리버루, 우버이츠(왼쪽부터).
호주 배달앱 시장을 장악한 메뉴로그, 딜리버루, 우버이츠(왼쪽부터).

마케팅에도 큰 비용을 투자하고 있으며 음식이 집에 도착했을 때 주는 기대감과 설레임을 콘셉트로 한 ‘Did somebody say Menulog(누가 메뉴로그라고 했어?)’ 캠페인을 5월부터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차별화된 마케팅이 '비결'

역시 영국계 기업인 딜리버루는 호주 최초 고급 레스토랑 음식 배달, 구독 서비스, 공유 주방 런칭으로 업계의 혁신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던 고급 레스토랑과 파트너십을 시도하여 성공적으로 정착한 케이스다.

2017년에 선보인 다크 키친(Dark Kitchen) 콘셉트의 ‘딜리버루 에디션’ 서비스는 배달 음식만을 위한 공유 주방을 만들어 4개의 각기 다른 음식점 셰프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업하도록 하는 비니지스 모델이다.

또 딜리버루 플러스(Deliveroo Plus)라는 구독 서비스를 런칭하여 한 달 만에 2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유치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이베이에서 멤버십 가입을 통해 무료 배송을 하는 것처럼 월 18.99 호주달러에 무제한 무료 배달서비스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버이츠와 콜스 슈퍼마켓 파트너십 방송장면. 사진=채널7 캡쳐
우버이츠와 콜스 슈퍼마켓 파트너십 방송장면. 사진=채널7 캡쳐

미국 우버사가 소유한 우버이츠는 2016년에 플랫폼 상에 등록된 개인 배달원을 통해 레스토랑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가입된 식당으로부터 35%에 이르는 높은 커미션을 받고 있지만 맥도날드, 호주 최대 마트중 하나인 콜스(Coles) 등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3개사 중 가맹점 수가 1만 7000여개로 가장 많다.

KOTRA 멜버른무역관은 ”온라인 플랫폼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증가하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배달 음식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멜버른무역관이 인터뷰한 한식당 운영 5년 경력의  대표 A씨는 “2년 전 고객들의 요구로 우버이츠와 딜리버루에 가입했는데 주문량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며 “30%에 이르는 커미션이 부담스럽지만 계속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 기사는 KOTRA 호주 멜버른무역관(작성자 강지선)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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