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 천국' 美서 병 생수가 '쌩생' 잘 나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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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 천국' 美서 병 생수가 '쌩생' 잘 나가는 이유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5.30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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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대한 관심, 수돗물 불신 영향 커...네슬레 펩시 코카콜라 등이 시장 장악
KOTRA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
탄산음료의 천국으로 알려진 미국에서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병 생수 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Pixabay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강한 식습관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는 가운데 설탕이나 인공 감미료 등이 없는 생수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반 가정의 수돗물은 식수로서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여전히 팽배해지면서 가정에서의 병 생수 소비가 늘고 있는 데다 외출이나 외식 때도 생수를 소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미국인들 점점 "설탕 음료는 No"

KOTRA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설탕 음료 섭취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확산되고 있으며, 그에 대한 가장 건강한 대안으로 생수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음료 산업 전문 온라인 미디어 비버리지 데일리(BeverageDaily.com)는 지난해 6월에 2017년 한 해 동안 미국인이 가장 많은 양을 소비한 음료 제품으로 ‘병 생수(Bottled water)’를 꼽는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미국 전체 병 생수 소비량과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약 7%와 8.8% 증가한 반면, 소다 음료의 매출은 1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그 결과 병 생수 소비량은 탄산(소다)음료를 제치고 2년 연속 선두자리를 지켰다.

사진=Pixabay

해리스 폴(Harris Poll)이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3%는 병 생수를 가장 선호하는 음료로 꼽았고, 94%는 병 생수를 소다 음료와 같은 소프트드링크보다 더 건강한 음료로 선택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생수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미국 생수 시장은 675억7030만 달러 규모로 지난해 보다 6.2% 성장할 전망이다. 또 올해부터 2023년까지 향후 5년간 연평균 5.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 생수 소비량, 9년새 1.5배 늘어나

1인당 생수 소비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미국인의 평균 병 생수 소비량은 165ℓ로, 106ℓ를 기록했던 2010년과 비교해 약 1.5배 증가했다. 2023년에는 195ℓ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컨슈머리포트
자료=컨슈머리포트

시장이 커지면서 판매되는 병 생수들은 ‘미네랄워터’, ‘스프링워터’, ‘알칼리워터’ 등 다양한 용어로 정의된다. 이런 용어들은 마케팅 수단으로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물이 순도가 높고 건강에 더 좋은지 헷갈릴 수 있다. 이에 소비자 제품 리뷰 전문기관인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에서는 관련 용어를 일괄적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표참조)

글로벌 리서치 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미국 병 생수 시장은 네슬레, 코카콜라, 펩시콜라 3개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36%에 이른다.

이중 네슬레는 대표브랜드인 네슬레 퓨어라이프 말고도 4개 브랜드가 상위 7개 브랜드에 포진하는 등 부동의 1위 업체다.

미국 병 생수시장의 톱3. 왼쪽부터 네슬레의 퓨어라이프, 펩시콜라의 아쿠아피나, 코카콜라의 다사니.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이 인터뷰한 현지 요식업계 종사자는 “레스토랑에서 음식 주문 때 물컵을 요청하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 늘어나고 있으며 병 생수를 구매하는 경우 또한 전보다 더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말했다.

◆ 병 생수 기업, 너도 나도 '친환경 제품' 강조

한가지 주목할 것은 소비자들의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면 많은 병 생수 기업들은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 발을 맞추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이다.

네슬레는 최근 병 생수 생산 과정에서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설비에 투자했으며 생산 플랜트 중 일부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인 LEED(Leadership of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를 취득했다.

​식물 기반 소재를 강조한 Dasani 물병과 플라스틱 절감을 강조한 Kirkland Signature 물병의 라벨​
​식물 기반 소재를 강조한 다사니 물병(위)과 플라스틱 절감을 강조한 커크랜드 물병의 라벨​(아래). 사진=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코카콜카 생수 브랜드인 다사니(Dasani)의 경우 생수 병 생산 시 30%를 식물 기반 소재로 사용하고 있으며, 완전히 식물 성분만을 바탕으로 한 페트병의 개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대형 할인마트 코스트코는 자사 브랜드인 커크랜드 생수병에 작은 뚜껑을 사용해 플라스틱 양을 줄였으며 물병 원료의 50%가 재활용 플라스틱임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관련 기업들이 미국 병 생수 시장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적인 제품 생산 공정과 제품 패키징의 소재를 강조한 마케팅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밝혔다.

 

● 이 기사는 KOTRA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작성자 우은정)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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