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리포트] 인도네시아 새 수도는?...'자카르타 대체 후보' 곧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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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리포트] 인도네시아 새 수도는?...'자카르타 대체 후보' 곧 결정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5.2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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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기 앞둔 조코위 정부, '2024년까지 수도 이전 마무리' 청사진
KOTRA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무역관
지난 4월 대선에서 승리한 조코위 현 대통령은 임기안에 수도 이전을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대선에서 승리한 조코위 현 대통령은 임기안에 수도 이전을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사진은 조코위 대통령(앞줄 가운데)대선투표 종료 직후 기자회견장에서 인사하는 모습. 사진=AFR/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인도네시아가 자카르타 대신 새로운 수도(首都) 후보지를 올해 안에 정하고 2024년까지 수도 이전을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다.

KOTRA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무역관에 따르면 지난 달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조코위 대통령이 올 10월 집권2기 출범을 앞두고 수도 이전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은 과거부터 오랜 기간 논의되었으나 계획을 구체화한 것은 집권 2기를 앞둔 조코위 정부가 처음이다.

지진, 화산분출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불의 고리’ 지진대에 속한 자카르타(자바섬 서부)도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데다 지반침하, 식수 부족, 인구·경제력 편중까지 겹치자 중앙정부 차원에서 수도 이전을 구체화하고 나선 것이다.

◆ 자카르타, 인구밀집·교통체증·자연재해로 골치

현 수도인 자카르타는 문제점 투성이다. 인구 문제만 해도 자카르타와 그 주변 위성도시의 인구는 대략 3100만명에 이른다. 면적 6400㎢로 전체 국토의 0.3%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도네시아 인구 11%가 거주하고 있다.

교통체증도 심각하다. 미국 교통량 분석업체 인릭스(INRIX)의 세계 교통량 스코어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자카르타가 교통체증으로 세계 12위를 차지했다. 출퇴근 시간대 평균 시속 10Km일 정도다.

인도네시아는 개인 오토바이와 차량이 교통수단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수도 자카르타에서도 올 3월에서야 15.7km 길이의 도심고속철도(MRT)를 개통할 정도로 대중교통이 열악하다.

인도네시아 교통부는 2020년에 교통정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65억 달러로 추정하며 지난 10년간 교통상황이 계속 나빠졌다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 자카르타 포스트에 따르면, 도심에서 저급유 사용 차량이 뿜어내는 배출가스가 대기 오염을 초래하며 초미세먼지(PM2.5) 수치가 WHO 기준치의 3배를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수도 자카르타는 인구밀집, 교통체증, 식수부족 그리고 지반침하 등의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수도 자카르타(사진)는 인구밀집, 교통체증, 식수부족 그리고 지반침하 등의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식수 부족, 지반침하 그리고 자연재해까지 겹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도국에 따르면 수자원 오염과 상수처리시설의 부족으로 수돗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가구는 전체의 60%에 불과하다.

자카르타는 과거부터 지하수를 과다하게 사용하여 지반 침하의 원인으로 지목되었으나 정부는 지표면에 구멍을 뚫어 지반에 물을 채우겠다는 발표만 반복, 민간에서는 현실성 없는 조치를 비판하고 있다.

◆ 지면의 절반이 해수면보다 낮아

현지 반둥공과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자카르타는 지반침하로 인해 지면의 50% 가량이 해수면보다 낮아진 상황이며 지반 침하 속도는 매년 7~25cm 가량으로 2050년에는 전역이 해수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우기(雨期)마다 반복되는 홍수로 매년 자카르타 북부를 중심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반침하가 심각한 지역은 복구 작업도 쉽지 않아 건물을 포기하는 상황이다.

수도 이전시 고려사항. 자료=KOTRA 수라바야무역관

또 불의 고리에 속한 자카르타에도 규모 8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현지 기상기후지질청(BMKG)의 발표가 있어 도시자체가 재해 위험지구에 속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와 조코위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할 때 수도 이전시 고려하는 항목은 ▲국가정체성이 있는 도시 ▲수도권 집중현상 완화 ▲위생·식수·전기·통신망 보유 등 10가지다. <왼쪽 그래프 참조>

주무부처인 국가개발기획부는 국유지를 중심으로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으며 필요 부지는 최소 40k㎡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전 지역을 행정수도로 개발할 계획이며 자카르타는 기존의 경제·금융 중심지로 유지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는 지난해 12월 수도 후보지가 칼리만탄 서부, 중부, 동부 3곳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투기를 우려하여 대통령이 직접 유력 인사들에게 수도 이전 후보지 관련 세부적인 언급을 자제하도록 지시한 상태다.

◆ 유력 후보지는 중부 칼리만탄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중부 칼리만탄의 팔랑카라야(Palangkaraya)이다. 과거 조코위 대통령이 국가를 상징하는 이상적인 도시로 개발하도록 지시를 내렸던 이력과 올해 4월 공항 증축 등 인프라 건설을 착수한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지로 예상되고 있다.

이 곳은 과거부터 단골 후보지였다. 면적 2900k㎡, 인구 27만 명 정도의 소도시이지만 국토 정중앙에 위치하고 환태평양 조산대(불의 고리)에 속하지 않아 지진과 화산 등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게 매력적이다.

조코위 대통령이 이달 초 동칼리만탄주에서 수도 이전 후보지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조코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조코위 대통령이 이달 초 동칼리만탄주에서 수도 이전 후보지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조코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하지만 이 곳 역시 ▲밀림지역 분류된 토지에 대한 소유권 분쟁 ▲밀림지역 이주민 처리문제 ▲임업·광업 등 허가 보유자와의 갈등,▲밀림지역 주민들의 낮은 경제·문화 수준 등 문제점도 적지 않아 후보지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KOTRA 수라바야무역관은 “지난 4월 조코위 대통령이 수도 이전에 세금 낭비를 줄이고 민간 자본을 유치하여 국가 예산에 부담을 않겠다고 언급했다”며 “인니 공기업 부채가 상당한 상황이라 인프라 구축에 장기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서 나온 발언으로 추측된다”고 분석했다.

● 이 기사는 KOTRA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무역관(작성자 김희철)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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