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리포트] 버거·피자 만들고, 서빙도 척척….‘푸드 로봇’ 어디까지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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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리포트] 버거·피자 만들고, 서빙도 척척….‘푸드 로봇’ 어디까지 진화?
  • 오성철 기자
  • 승인 2019.05.20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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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절감에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가 강점...AI, IoT 결합해 급성장
KOTRA 미국 샌프란시스코무역관
햄버거 만드는 로봇 '크리에이터'는 주문 이후 5분안에 혼자서 맛있는 햄버거를 만들어낸다. 사진=크리에이터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높은 인건비를 줄이면서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푸드로봇(food robot)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KOTRA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음식배달 스타트업부터 음식 제조 로봇에 이르기까지 음식과 관련된 푸드테크 산업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과 결합해 급성장하고 있다.

◆ 푸드로봇, 비용절감에 '신의 한수'

푸드테크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푸드로봇이다. 로봇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식재료를 고정시켜 칼로 자르는 로봇까지 등장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식당들은 비싼 부동산 임대료와 시간당 13~15달러에 달하는 최저임금 수준에 비용 절감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푸드테크 산업에 투자했다. 사진=연합뉴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푸드테크 산업에 투자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푸드랩(DigitalFoodLab)에 따르면 지난해는 푸드테크산업에 기록적인 투자의 해였다. 채식재료만으로 고기 맛을 똑같이 재현한 기업 ‘임파서블 푸드’는 빌 게이츠로부터 2억 5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비건 소시지(Vegan Sausage) 제조 회사 ‘비욘드 미트(Beyond Meat)’에는 영화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로봇 기술의 발전과 함께 푸드로봇의 쓰임새도 다양해지고 있다.

◆ 로봇이 만든 햄버거, 가격은 절반

버거 만드는 로봇 매장 ’크리에이터(Creator)’는 엔지니어 출신의 알렉스 바르다코스타스(Alex Vardakostas)가 2012년 설립했다. 그는 패스트푸드 음식점을 운영했던 부모님 아래에서 성장하면서 햄버거를 만드는 반복적인 업무에 대해 고심해왔다.

애플, 나사(NASA), 테슬라, 월트디즈니 출신의 엔지니어, 디자이너, 로봇 기술자 등으로 팀원을 구성했으며 여기에는 고급 레스토랑 출신의 경력자들도 합류했다.

14피트의 요리하는 로봇에는 350개의 센서와 20개의 마이크로 컴퓨터가 내장되어 있으며 수직의 투명한 관에는 토마토, 피클 등의 음식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고기가 갈리고 구워지는 과정까지 전부 볼 수 있으며 전체 제조 과정은 5분 정도 소요된다. 알렉스는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와 변함없는 맛 제공이 가능하다고 자부한다.

모든 버거 가격은 6달러로 보통 버거의 절반 가격이다. 직원은 재료만 채우고 주문은 ‘컨시어지’로 전부 가능하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대신 항생제, 호르몬도 없는 스테이크 등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

로봇이 피자를 만드는 줌피자는 배달하면서 음식을 조리하는 배달트럭도 갖추고 있다. 사진=줌피자 홈페이지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 유치까지 성공한 ‘줌 피자(Zume Pizza)’는 스탠포드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 후 분석가로 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 줄리아 콜린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알렉스 가든이 함께 2015년 설립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3억7500만 달러 투자유치까지 성공했으며 음식 장비 제조업체인 웰빌트(Welbilt)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배달하면서 음식을 조리하는 배달 트럭을 제작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면 4 종류의 로봇들이 피자를 만드는데 로봇 ‘Pepe and Giorgio’이 토마토 소스를 뿌리면 ‘Marta’가 소스를 바른다. 직원이 토핑을 직접 얹은 후 ‘Bruno’가 오븐에 집어넣는다.

56개의 오븐이 장착된 배달 전용 트럭으로 ‘ Vincenzo’가 초벌 구이된 피자를 옮긴다. GPS를 통해 주문자에게 도착하기 4 분 전을 계산해서 트럭에서 한번 더 피자를 굽기 때문에 갓 구운 피자를 받아볼 수 있다.

알렉스 가든은 “위험하고 지루하고 반복적인 업무의 자동화를 통해 인간의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율주행 서빙로봇 '페니'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피자 레스토랑 ‘아미치스(Amicis)’에 자율주행 서빙로봇 ‘페니(Penny)’는 스스로 장애물을 피하고 최적의 경로를 찾아 음식을 나른다.

직원은 준비된 음식을 로봇 위에 올리고 테이블 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하게 움직이며 22kg의 무게까지 나를 수 있음. 한 달 대여비용은 대당 1500달러 수준이다.

서빙로봇 '페니'는 고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KOTRA 샌프란시스코무역관

구글 엔지니어 출신 존 하(John Ha)가 설립한 한국계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가 개발했으며 ‘배달의 민족’ 음식 배달 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 형제들’로부터 200만 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아미치스 매니저는 레스토랑에 도입하기 전, 캘리포니아의 한 레스토랑에서 8개월간의 시범 테스트 통해 페니가 28%의 판매 증가를 이끈 것으로 확인했다고 한다. 고객들이 서빙 로봇을 신기해하며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며 고객과 짧은 인사가 가능해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푸드테크 전문지 더스푼은 “올해는 ‘푸드로봇’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해가 될 것이며 로봇 스타트업에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소니도 음식로봇 개발중

소니(Sony) 와 카네기 멜론 대학은 홈 로봇 요리사에 대한 비전을 갖고 음식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푸드로봇의 범위는 확대되고 종류는 다양해지고 있다. 1210만 달러를 투자 받은 바리스타 로봇 매장 Café X, 스무디 제조 로봇 매장 6d bytes가 실리콘밸리에 생겨났으며,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스타십 테크놀로지스(Starship Technologies)’의 자율주행 배달 로봇은 미국 영국 독일 등 세계 각지에서 시험 주행을 마친 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서비스 로봇 기업 ‘Savioke’ 출신의 로봇 전문가 A씨는 인터뷰를 통해 “임대료, 인건비’ 기술 발전, 한정된 자원 문제 등의 영향으로 푸드로봇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로봇이 반복적이고 힘든 일을 대신해주면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더 가치 있는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병원이나 양로원 등의 사회적 기관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도 불가피하지만 반대로 로봇으로 새로운 일자리 기회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일례로 일본 도쿄에서 팝업 카페로 운영되었던 ‘Dawn Avatar Café’는 거동이 어려운 사람들이 자택에서 로봇을 리모트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 바 있다.

청결, 안전 등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구체화되고 체계화, 안정화 되어야 하는 숙제도 있다. 배달 로봇으로 인해 도난, 도로 혼잡 문제 등이 발생하기도 하는 만큼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로봇이 3마일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없으며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은 30피트 내에 있어야’ 하는 등 배달 로봇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은 “미국 외식업계는 높은 인건비과 임대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푸드로봇 수요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로봇 제조 기업들은 현재 미흡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에서의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KOTRA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작성자 이혜진)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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