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희의 컬쳐 인사이트] ‘증언자’ 내세우며 SNS 뒤로 숨어버린 ‘윤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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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희의 컬쳐 인사이트] ‘증언자’ 내세우며 SNS 뒤로 숨어버린 ‘윤지오’
  • 권상희 문화평론가
  • 승인 2019.09.27 23:1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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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권상희 문화평론가] 여전히 그녀는 떳떳하다. 그 헛된 당당함의 끝이 뭔지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아니 누구나 알고 있는 결말을 그녀만 아직도 부인하고 싶은 모양이다.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를 자처하며 나타났을 때만 해도 그녀의 용기가 가상했다. 젊은 여성이 홀로 권력자들과 싸워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도 세상 밖으로 용감하게 나온 모습에 많은 언론과 국민들은 기꺼이 그녀 편이 돼 주었다.

오랫동안 은둔해 지내야만 했던 시간들을 안타까워했고, 증언자로서 신변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 경찰은 막대한 세금을 부어가며 그녀를 보호했다. 

세월에 가려져 자연스레 잊혀졌던 故 장자연의 극단적인 선택과 관련해 그녀의 죽음 속에 숨겨진 진실이 드디어 밝혀지게 될 거라고 믿었다. 빛바랜 진실규명의 희망을 온전히 ‘윤지오’ 한 사람에게 걸었던 것이다. 

◆ 윤지오, 본인이 자초한 합리적인 의심들

그런데 국민들의 믿음을 그녀는 철저하게 배신했다. 김수민 작가에게 고소를 당한 이후로 당당하던 증언자 윤지오의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없게 됐다.

왜 하필 고소를 당한 바로 다음 날 인 4월 24일 캐나다 행을 택했던 것일까? 그녀의 책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를 앞둔 중요한 시기에 말이다. 

누구나 억울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항변할 수밖에 없다. 그게 사람이다. 그런데 윤지오는 항변대신 이를 회피했다. 증언자라고 자처하고 나선 그녀에게 김수민 작가는 "장자연의 죽음을 이용했다"고 폭로했다. 그럼에도 억울할 게 없다는 것인가.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윤지오. 사진=연합뉴스

그 이후로 그녀가 살아온 삶의 행적들이 하나 둘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은둔했다던 삶은 CF모델로, 아프리카 TV BJ 활동 등을 하며 가열차게(?) 살아왔고, 학벌도 의문투성이였다. 과거의 삶을 어둡게 포장했던 스토리는 속속 드러나는 증거들로 인해 거짓임이 판명됐다.

윤지오, 그녀는 과연 증언자일까. 여기에 대한 해답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으리라.  

◆ 귀국 거부하면서도 SNS로는 계속 대응하는 그녀

출국 당시에는 엄마의 건강을 이유로 내세웠다. 지금은 본인이 아파 귀국할 수가 없단다. 그런데 쉴 틈 없이 SNS는 가동 중이다. 아픈 사람이, 특히 심리치료니, 왁스 테라피니, 마사지치료니 치료 받는 것만 해도 족히 5~6개 이상이면 건강상태가 심각하다는 것 일 텐데 어찌 그리 꼬박꼬박 SNS로 응답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 응답 가운데 자신을 믿어주고 후원해줬던 국민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또한 후원금과 관련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제기된 지가 언젠데 이제 와서 돌려주고 싶지만 돌려줄 방법이 없다고 하는 건 뭔가.

방법 운운하기 이전에 크게 상처 받았을 후원자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SNS를 방패삼을 게 아니라 귀국해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이건 방법의 문제가 아닌 마음가짐의 문제다.

사기, 명예훼손, 모욕, 후원금 횡령 등으로 고소와 고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은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의 반려로 그녀는 또 한 번 시간을 벌게 됐다. 제도나 원칙이 국민 정서를 한참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실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변화구가 하도 많이 날아와서 계속 쳐내는데, 곧 홈런을 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그녀가 자신의 SNS에 류현진 선수의 발언을 인용한 내용은 의미 파악 이전에 뻔뻔함으로 먼저 다가온다. 홈런을 뜻하는 노림수가 대체 무엇인가.

SNS 뒤에 숨어서 윤지오는 여전히 자신을 사기꾼이 아닌 피해자라고, 증언자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기꾼 프레임은 스스로 자초한 일이며, 피해자 코스프레는 이제 더 이상 그만 두기를 바란다. 

단 한 번의 의심 없이 그녀의 말과 행동을 곧이곧대로 믿고 진실이 규명되기만을 바랐던 대다수 국민들이 진정 피해자라는 사실을 윤지오 그녀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권상희는 영화와 트렌드, 미디어 등 문화 전반의 흐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글을 통해 특유의 통찰력을 발휘하며 세상과 소통하길 바라는 문화평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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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2019-09-28 15:29:04
윤지오 빨리 체포되어 조사가 진행 됐으면 좋겠네요

서민 2019-09-28 09:04:1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출국할 즈음에 북콘서트를 앞두고 있었나요? 제가 윤지오 웬만한 건 다 아는데, 그건 처음 듣는 얘기라서요. 촛불집회를 기획했다가 음해세력 운운하며 취소한 건 있는데요 북콘서트는 국회에서 한 게 다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