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3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각 당의 공천이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 가장 돋보이는 정당이 있다. 국민의힘도 아니고 더불어민주당도 아니다. 바로 조국혁신당이다. 사실상 조국이 조국혁신당이고 조국혁신당이 조국이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지난 4~6일 실시한 NBS 정기조사(전국1000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7.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만약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정당 비례 투표는 어느 정당에 할 것인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28%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으로 17%로 나왔다. 주목할 정당이 바로 조국혁신당인데 14%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연합과 불과 3%포인트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게다가 민주당의 아성이라고 하는 호남 지역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이 29%인데 조국신당은 22%로 민주당과 거의 차이가 없다.
다른 조사 결과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자체적으로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 37%, 더불어민주당 31%로 나왔다.
두 정당이 모두 직전 조사보다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 속에서 조국신당은 6%로 제 3지대 정당 중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은 결과로 나타났다. 더 놀라운 점은 지역별로 볼 때 호남에서 11%의 두 자리 수 지지율로 민주당 다음으로 지지를 많이 받는 정당으로 우뚝 올라섰다. 국민의힘과 새로운미래는 한 자리 수 지지율에 그쳤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전망할 때 제 3지대는 이준석과 이낙연 두 인물의 경쟁으로 보는 분석이 많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이탈하는 지지층들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로 결집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 것이었다.
그렇지만 많은 중도층들이 여망했던 ‘빅텐트 통합’이 물 건너 가버리면서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의 새로운미래는 대체적으로 현재까지의 구도를 보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빅텐트 통합 정당 무산에 대한 실망과 책임이 확산되었고 기존 정당과 차별화하지 못하면서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는 총선 지형의 큰 변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조국혁신당의 사정은 다르다.
다른 제 3지대 정당과 달리 조국혁신당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조국과 이재명 두 인물에 숨어있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급부상하는 결정적인 3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옮고 그름과 상관없이 조국 대표에 열광하는 ‘팬덤 지지층’이 있다. 이들이 조국혁신당의 가장 핵심적인 지지층 기반이다. 두 번째는 ‘친문 지지층’이다. 문재인 정부와 관련 인물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유권자층이다. 이들은 마땅한 친문 정치 세력이 없는 가운데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 쪽으로 흡수되고 있다.
세 번째가 가장 치명적이다. 바로 반이재명 민주당 지지층이 조국혁신당으로 옮겨가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출현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분열은 없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올라갈수록 이탈 의지가 축적되었고 공천 파장을 겪으면서 호남 민주당 지지층들마저 다른 대안으로 인식되는 조국 대표 쪽에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조국혁신당과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관계는 어떻게 될까. 서로 보탬이 될까 아니면 서로에게 부담이 될까.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가 서로 만나면서 협력적인 관계가 된 것으로 보이지만 각자 지지층들의 판단은 사뭇 다르다. 이재명 대표를 혐오하거나 반대하는 유권자들은 급격히 조국혁신당 쪽으로 옮겨갈 기세다.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자리 수를 기록하는 이유는 ‘반윤 연대’에 대한 지지층의 결집이라기보다 ‘반이재명 심판론’으로 발현된 민주당 지지층의 변심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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