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홍범도 장군에게 된서리 맞은 尹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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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홍범도 장군에게 된서리 맞은 尹 지지율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09.04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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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이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렸다. 육군사관학교는 생도들의 학습관인 충무관 앞에 전시되어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해 이전하기로 했고 최근 가장 뜨거운 논란으로 달아올랐다.

홍 장군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싸워 봉도동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지만 그 이후 소련 공산당에 가입했고 광복군과 독립군이 큰 피해를 당한 ‘자유시 참변’에 소련 편을 들며 개입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국방부에서 출입 기자와 대변인 사이에 격론이 쏟아졌었다. 출입 기자들이 국방부 대변인에게 ‘당시에 만주와 연해주에서 활동하던 독립군들이 소련 공산당과 협력하는 건 빈번하게 발생했던 일이고 동시에 일본에 저항하는 일’이었다며 홍 장군의 행보가 타당한 근거를 마련해 주었다. 하지만 국방부 대변인은 시종일관 ‘공산당 가입 전력이 있는 인물이 철두철미한 반공 정신에 입각해 군을 지휘해야 하는 장교 육성 교육 기관’에 적절치 않다는 이유만을 되풀이했다. 국민들 사이에 그리고 여야 정치권 간에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사진=연합뉴스

흉상 이전 논란에 지지율은 하락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 논란은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 내리고 있다. 지난 8월 28~30일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의 NBS 조사(전국1001명 가상번호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보았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3%로 직전인 2주 전 조사보다 5%포인트나 하락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59%로 더 올라갔다. 30대는 긍정 평가 22%에 불과했고 내년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인 인천경기는 31%로 나타났다. 대통령 지지율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8월 29~31일 실시한 조사(전국1002명 가상번호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7%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1%포인트 내려간 33%로 나왔고 부정 평가는 59%로 나왔다. 뜬금없는 홍범도 장군 논란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요동쳤다.

이번에는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로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홍범도 장군과 이념 전쟁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을 도출해 보았다. 홍범도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논란’, ‘비판’, ‘참변’, ‘색깔론’, ‘빨갱이’, ‘부정하다’, ‘반발’, ‘의혹’, ‘분노’, ‘문제삼다’, ‘우려’, ‘오해’, ‘모욕’ 등으로 나타났고 이념 전쟁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논란’, ‘비판하다’, ‘어렵다’, ‘안전’, ‘몰두하다’, ‘비뚤어지다’, ‘괴담’, ‘색깔론’, ‘갈등’, ‘폭주’, ‘저항’, ‘의혹’, ‘진상’ 등으로 나왔다.

환영받지 못하는 이념 전쟁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내용이 가득차 있다.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을 보면 홍범도는 긍정 15%, 부정 83%로 나왔고 이념 전쟁은 긍정 23%, 부정 77%로 나타났다.

국방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은 결국 독립 영웅을 이념 전쟁의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진영 간으로 나누어진 국민들의 평가를 받으면서 봉오동 전투는 일본에 저항한 독립군의 위대한 역사가 아닌 이념적 평가로 점철된 이념 전투가 되어 버렸다.

육군사관학교나 국방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배경에 대해 전혀 공감이 없는 국민 여론은 아니지만 이념 전쟁은 전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한 달도 안되는 사이에 정치권의 역사 공방이 봉오동 전투의 홍범도 장군을 바닥으로 추락시켰다. 마찬가지로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이 대통령 지지율도 추락시켰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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