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추미애 등장에 민주당이 전전긍긍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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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추미애 등장에 민주당이 전전긍긍하는 이유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07.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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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돌아왔다. 지난 달부터 방송과 언론에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추 전 장관이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추 전 장관은 정치적으로 남다른 궤적을 남겨 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서울 광진구에서 국회의원으로 다섯 번이나 당선됐고,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까지 역임을 할 정도로 주목받는 여성 정치인이었다.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치명적인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전 장관은 끊임없이 갈등을 유발하고 충돌하면서 결국 윤 대통령이 보수층으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대선 후보가 됐고, 결국 당선에 이르게 되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 전 장관은 정권이 교체되고 난 이후에 거의 공식적인 행보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방송과 언론에 등장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를 저격하는 행보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달 30일에 ‘오마이TV’에 출연해 장관직을 그만둔 배경을 묻는 질문에 "저도 진실을 말할 수 없는 것이 답답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저에게 물러나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당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연락받았다. 중간에 농간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날 자르려면 국무총리를 통해 해임 건의를 해주면 좋겠다. 자의로 물러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또 지난 3일 KBS ‘더라이브’에 출연해 자신이 장관에서 물러날 당시 상황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가 재·보궐 선거 때문에 제가 퇴장해야 한다고 하면 안 됐다"며 이 전 대표를 저격했다. 이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 재·보궐 선거를 앞둔 2021년 초 추 전 장관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악재로 작용하자, 당시 집권 여당 대표였던 이 전 대표가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추 전 장관은 전직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저격하면서도 이재명 대표를 향해서는 '간디'로 추켜세우고 있다.

그런데 추미애 전 장관이 등장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외연이 확장되기는 커녕 대통령의 지지율이 조금 상승했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지난 3~5일 실시한 NBS 조사(전국2005명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2%P 응답률16.9%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어봤다.

윤 대통령이 일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8%로 직전인 2주 전 조사보다 2%포인트 올라갔다. 부정 평가는 51%로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내려왔다.

민감한 이슈가 많았음에도 대통령 지지층이 더 결집한 결과로 해석된다. 비단 추 전 장관의 재등장 영향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탄생시킨 일등 공신이 지지율까지 끌어 올리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이 나올 정도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사진=연합뉴스

추 전 장관이 등장한 시점도 문제다. 더불어민주당이 각종 리스크로 정치적 환경이 좋지 않은 상태에 추 전 장관이라는 '리스크'가 하나 더 가중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구도 예측은 의미심장한 결과다. 이번 NBS 조사에서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 어느 쪽 주장에 더 공감하는지' 물어봤다. '국정 운영을 더 잘하도록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정부여당 지원이 46%로 나왔다.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도록 야당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정부·여당 견제 의견이 41%로 나타났다.

6월에 실시했던 조사 결과보다 '정부·여당 지원' 답변 비율이 더 올라갔다. 지난 4~6일 실시된 한국갤럽의 자체조사(전국1000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3.8%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봤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와 동일한 33%로 나타났고, 더불어민주당은 2%포인트 하락한 32%로 나왔다. 가뜩이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 송영길 전 대표의 돈 봉투 리스크, 김남국 의원의 코인 리스크에다 추미애 전 장관이 등장하는 리스크마저 덧붙여진 시점이다.

추미애 전 장관이 최근 방송과 신문에 등장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를 정치적으로 저격하는 양상인데 그 목적과 이유가 총선 출마이고 친명과 돈독한 관계로 가기 위한 서막으로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에서 추 전 장관이 불러온 검찰 갈등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정치적 무게감이 큰 추미애 전 장관의 등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전전긍긍하는 이유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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