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이주호 장관, 수능 관리 못하면 수능 폭탄될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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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이주호 장관, 수능 관리 못하면 수능 폭탄될 운명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06.27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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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 수능' 발언 이후 파장은 지속되고 있다. 그만큼 대학 입시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메가 이슈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6월 수능 모의 평가에서 수험생들의 지식과 무관하게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적용된 킬러 문항에 대해 개선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대 혼란이 발생했다.

출발은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 사이의 소통이었다. 대통령은 지난해 관련 지시를 내렸음에도 개선되지 않았고 보다 못해 장관에게 엄중 경고를 한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국정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지만 실무 책임자이면서 관리자는 주무 부처의 장관이다. 그런데 정리해 보면 대통령의 지시가 일선에 단계적으로 전달되지 못했고, 결국 수능 5개월 전에 급하게 대통령이 처방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수험생들은 대혼란이다. 자기 인생을 걸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교육 당국의 입시 방향은 다른 무엇보다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빅데이터에서는 대통령의 지시 사항인 '공정 수능'과 '킬러 문항'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를 통해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공정 수능과 킬러 문항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봤다. 

공정 수능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학원', '교육부', '학생', '윤석열', '정부', '광고', '조사', '경제', '교수', '민주당', '교육', '운영', '목동' 등이 올라왔다.

킬러 문항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학원', '교육부', '학생', '정부', '광고', '교육', '교수', '윤석열', '차관', '장관', '부처', '인사', '국민', '민주당 등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분석 내용을 보면 윤석열 정부가 공정 수능과 킬러 문항을 거론하고 부각시킨 분명한 대상이 드러난다. 바로 '학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3대 개혁인 노동 개혁, 연금 개혁, 교육 개혁 중에서 교육의 혁신 대상이 주로 사교육과 학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을 빅데이터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사교육을 주요 개혁 대상으로 올린 취지는 공감이 된다. 통계청이 교육부와 공동으로 실시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끔찍할 정도다.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3.4조원이고 사교육 참여율은 75.5%, 주당 참여시간은 6.7시간으로 전년대비 각각 21.0%, 8.4%p, 1.5시간 증가했다고 한다.

2021년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데 사교육은 더 심화됐다. 전년대비 전체 학생수는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참여율과 주당 참여시간은 증가했다고 하니 말이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중에서 고등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64만 9000이라고 하는데 적게 잡은 수치로 보인다. 한 집에 자녀가 2~3명 되고 학원 다니는 과목이 2~3개 더 늘어나면 한 달에 줄잡아 수 백 만원이 사교육비로만 지출된다는 계산이 가능해진다. 사교육으로 골병이 들어도 회복 불가능한 경제적 치명상을 입는다는 의미다.

사교육은 분명히 척결해야 될 개혁 과제다. 그렇지만 수능 시험을 불과 5개월 여 앞둔 시점에 공정 수능과 킬러 문항을 부각시킨 혼란은 누가 책임져야 할 몫인가.

빅데이터 썸트렌드에서 공정 수능과 킬러 문항에 대한 감성 연관어와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을 파악해 봤다.

공정 수능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혼란', '논란', '비판', '우려', '불안', '경질', '힘들다', '어렵다' 등으로 나왔고 킬러 문항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혼란', '논란', '비판', '우려', '불안', '어렵다' 등으로 나타났다.

공정 수능과 킬러 문항이라는 전혀 다른 검색어지만 감성 연관어는 '혼란', '논란', '비판', '우려', '불안' 등으로 일치한다. 빅데이터 긍정과 부정 감성 비율은 공정 수능의 경우 각각 19%, 77%로 나타났고 킬러 문항은 긍정 26%, 부정 70%로 나왔다.

수능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수능을 치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능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수능을 치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킬러 문항이라는 부적절한 난이도 감별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그리고 사교육이라고 하는 우리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를 치유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다른 생각 즉 이견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정책과 현안은 그 순서와 정도가 있는 법이다. 벌써부터 올해 수능 시험에 대한 난이도 기준이 공공연히 제시될 정도다.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은 그렇다 치고 교육 전문가로 다시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수장으로서 중책을 맡은 이주호 장관은 사실상 바늘 방석 위에 있는 셈이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교육 개혁과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운명이 걸려 있는 수능 시험 안정성이 거래되어서는 곤란하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생즉사 사즉생'의 마음으로 수능 관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능 폭탄으로 돌변해 버릴 수 있다.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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