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 진화하는 '자동차의 두뇌' 차량용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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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 진화하는 '자동차의 두뇌' 차량용 반도체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5.07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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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수요 급증
반도체 시장 전반 성장 동력으로 기대
"車반도체 시장 매년 9% 성장" 예상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사진=연합뉴스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차량용 반도체가 반도체 한파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모빌리티가 쏟아지면서 차량 한 대당 들어가는 반도체 수도 기존보다 최대 10배 이상 증가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전 분야에서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내연기관차에 반도체가 평균 200~300개 들어갔다면 자율주행차에는 약 2000개 이상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카메라 등 모든 기능에 반도체가 탑재된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는 레벨 5단계의 완전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D램 용량이 기존의 50배인 약 300기가바이트(GB), 낸드는 약 32배 성장한 5테라바이트(TB)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2030년 1100억 달러(약 140조원) 규모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를 기준으로 매년 9%의 높은 성장률이다. 반도체 업계 역시 전반적인 반도체 수요 감소에도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차량용 반도체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의 큰 축은 '그래픽 D램(GDDR)'이다. 자율주행차 시대엔 운전자와 탑승객이 차량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가 확대된다. 여기에 반드시 필요한 게 그래픽 D램이다. 그래픽 D램 업계 1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첨단 패키지 기술(FOWLP)을 활용한 그래픽 메모리 'GDDR6W'를 개발했다. 기존 제품보다 성능과 용량을 2배 개선했다.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시장도 각광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5G 통신칩 '엑시노스 오토 T5123'과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 전력관리칩(PMIC) 'S2VPS01' 등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반도체 업계는 차량용 카메라에 탑재하는 이미지 센서 경쟁력도 키우고 있다. 현재 이미지 센서 업계 1위는 일본의 소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반도체 전 분야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적으로 현실화되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미국 AI반도체 전문기업인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수주했다. 이번 수주로 파운드리 5나노 공정의 차량용 반도체 수주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최신 4나노 공정까지 차량용 제품 수주와 신규 고객사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차량용 반도체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8월 인수한 파운드리 업체 '키파운드리'를 바탕으로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8인치 파운드리 자회사(SK하이닉스시스템IC)에 키파운드리를 더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개발도 한창이다. 지난해 초 차량용 반도체 전담 조직을 세분화해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또한 SK는 지난해 SK텔레콤에서 스핀오프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 '사피온'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신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 SK하이닉스 등 SK그룹의 ICT 3사가 투자해 설립한 사피온은 올해 서버용 AI반도체를, 내년에는 자율주행 전용 AI반도체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2017년 10월 퀄컴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자율주행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양사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웹OS 오토', 5G 커넥티드카 플랫폼 개발에 이어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는 주변 사물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동안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에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많다"며 "향후 5단계 자율주행을 위해 더 고도화된 반도체가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고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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