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 현대차·테슬라·GM…지구 밖으로 눈 돌린 자동차 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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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 현대차·테슬라·GM…지구 밖으로 눈 돌린 자동차 회사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4.23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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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탐사 로봇 70㎏ ‘로버’ 개발 착수
2027년 완성, 달 남극부 탐사 목표
미·일·중, 달 탐사부터 저궤도 위성 개발 나서
현대차그룹은 2027년 달 탐사 로버를 개발할 계획이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전 세계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시선이 지구를 넘어 우주로 향하고 있다. 우주 탐사용 모빌리티 개발은 물론 인공위성과 로켓까지 직접 생산에 나섰다. 초정밀 위성 기술로 자율주행차와 드론 택시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모빌리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과 함께 달, 화성 등 우주 식민지 개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 달 누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일 칠흑 같은 우주를 배경 삼아 금속 바퀴가 달린 몸체를 스스로 움직이며 달 표면을 누비는 탐사용 로봇 로버(Rover)의 모습을 공개했다. 현재 기술로 구현 가능한 가상의 이미지이지만, 4년 뒤인 2027년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도심항공기(UAM·Urban Air Mobility)와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 도움이 되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우주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로봇 제작에도 나섰다. 현대차 등은 지난해 7월 로버를 개발하기 위해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 등과 협약을 맺었고, 그 이후 국내 여러 기관과 로버 개발 방향을 논의해 왔다. 그 결과 달 남극부에 착륙해 광물을 채취하고 그 주변 환경을 분석하는 등 과학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데 기술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현대차 등이 제작할 로봇은 70㎏짜리 소형 로봇이다. 몸체는 크게 상부와 하부로 나뉘는데, 상부에는 카메라와 초음파 센서, 조명이 장착된 로봇팔 등이 설치돼 달 표면 탐사와 관련한 기능을 한다. 현대차그룹이 개발을 주로 맡게 될 하부에는 로봇의 이동과 관련된 장치들이 배치된다. 바퀴는 물론 우주에서도 자체적으로 동력을 마련할 수 있게 태양광 충전용 패널도 붙인다. 로봇이 혼자 움직일 수 있도록 첨단 센서 등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시스템도 넣는다.

또 로버가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300도 이상에 달하는 달 표면 환경을 견디도록, 방사능을 차단하는 장치를 부착하고 이동에 쓰는 바퀴도 열에 강한 금속 소재를 쓸 계획이다. 현대차와 각 기관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시제품을 완성하고, 달 표면과 유사한 환경에서 주행과 임무 수행 연구를 하기로 했다. 2027년에는 실제 달 표면에서 작동할 수 있는 로버를 만드는 게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로버 개발은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우주 분야 기술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이바지하는 차원"이라며 "미래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과감한 도전을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

NASA의 우주 탐사 로버 이미지. 사진=NASA 홈페이지 캡처

GM·혼다·테슬의 시선도 우주로

GM은 2021년 5월 록히드마틴과 함께 미국 항공우주구(NASA)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두 기업은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 등 민간 우주 탐사기업에 향후 개발할 우주 탐사 모빌리티 공급을 희망하고 있다. GM과 록히드마틴은 현재 달 탐사용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시속 12마일(19.3km/h)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개발할 예정이며, 자율주행 기능도 탑재할 계획이다. '루나 터레인 바이클'(LTV)로 불리며 바퀴가 4개고 최대 2명까지 탑승 가능한 '개방형' 로버다. 우주인이 우주복을 입은 상태에서만 탑승할 수 있다. 

혼다도 지난해 우주 사업 진출 계획 '비전 2030'을 공개했다. 2030년 1톤 이하 저궤도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우주로 쏘아올리겠다는 청사진이다. 혼다는 이를 위해 부분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을 개발해 발사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혼다가 우주사업을 전기차에 버금가는 주력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연구개발에 향후 4년 간 6조엔(약 57조원)을 쓸 계획"이라면서 "발사된 위성은 자율주행 분야에 쓰일 것"이라고 전했다.

혼다의 우주개발 개념도. 사진=혼다홈페이지

도요타 역시 일본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와 공동으로 달 표면을 달리는 '로버'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도요타가 개발 중인 달 탐사 로버는 연료전지를 주 에너지원으로 6개의 바퀴가 달린 모델이다. 최대 4명이 탑승 가능하며 한번 충전에 최대 1만km 주행이 가능한 '폐쇄형'이다. 이르면 2029년 달 표면에 실전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폐쇄형 로버는 일반 자동차처럼 차량 외부와 내부가 완전히 분리됐으며 차량 내부에선 산소공급이 이뤄진다.  

우주에서 각종 작업을 수행할 로봇 연구도 이어간다. AI 원격 제어 기능과 토크 제어 기술을 확용해 섬세한 작업까지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혼다는 제반 연구사항을 거쳐 2024년부터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시작하고, 2030년 관련 기술을 상용화할 방침이다.

중국도 우주에 주목한다.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회사인 지리는 자동차의 자율주행을 도울 저궤도 통신위성 개발에 나섰으며 2021년 중국 당국으로부터 인공위성 생산 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중국지리차의 저궤도 인공위성 운영 개념도. 사진=지리차 홈페이지

테슬라는 산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구축하는 위성 인터넷망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는 지금까지 2500개 넘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으며, 전 세계 30국 이상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기지국이 없으면 서비스가 불가능한 기존 통신망과 달리, 위성 인터넷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어 자율주행차나 드론 택시의 미래 산업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화성의 식민지화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개인 SNS에 "20~30년쯤이면 인류가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테슬라는 지구의 생명체를 보호하고 스페이스X는 저편으로 생명체를 옮기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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