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견제 ... 중국 영향력 확대에 개방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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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견제 ... 중국 영향력 확대에 개방 압박
  • 김인영 발행인
  • 승인 2015.06.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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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A주 MSCI 탈락...추가편입은 개방정도가 관건

뉴욕 월가의 대표적 주가지수 평가회사인 MSCI가 중국 본토증시 A주의 신흥시장 지수(MSCI emerging-market index) 편입을 유보했다.

이는 한때 미국 금융권을 좌지우지하며 중앙은행 역할을 했던 모건 하우스 계열이 중국의 시장개방 정도가 성숙하지 않았으므로, 해외투자자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중국시장을 개방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위안화 국제화등을 통해 중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에 대항마로 등장하는데 견제수를 던진 것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MSCI는 중국정부가 적절한 개방조치를 취하면 언제라도(anytime) 신흥시장지수에 편입시킬수 있다고 밝혀 중국 당국에 유화적 제스추어를 보냈다.

중국당국으로서도 급할게 없는 상황이다. 상하이 증시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어 냉각기를 가질 필요가 있는데다 지수 편입으로 외화 자금이 급격히 유입될 경우 위안화 절상 압박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MSCI는 9일(뉴욕시간) 올해 시장분류 검토 결과를 발표하고 시장 접근성과 관련된 몇몇 주요 사안들이 해결되면 중국 A주를 조속히 편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MSCI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증감회)와 실무반을 만들어 관련 사안 해결을 협의하기로 했다.

MSCI는 발표문에서 “중국 자본시장에서 후강퉁(홍콩-상하이 증시 교차거래)의 성공적 개시,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 대상 확대 등 상당히 긍정적인 시장개방 조치를 확인했다”며, “또 임박한 선강퉁(홍콩-선전 증시 교차거래) 개시와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제도의 추가 자유화 가능성도 중국 A주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긍정적 측면을 밝혔다. 하지만 하지만 쿼터 분배 과정의 신뢰성, 자본 이동 제한 등의 우려 사항이 국제 기관투자자로부터 제기돼 이를 풀기 위해 증감회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MSCI는 설명했다.

중국A주는 위안화로 표시된 주식이다. 이 주식이 MSCI 지수에 편입되면 펀드내 이머징마켓 포트폴리오 자금이 자유롭게 투자할수 있어, 외국인 특히 월가의 투자자들이 달러를 들고 직접 위안화 표시 주식을 살수 있게 된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즉각적인 지수 편입으로 벌겋게 달아오르는 중국증시에 투자할 기휘를 유보했다고 실망하는 분위기가 있다. 반면에, 지금 중국 증시에 참여했다가 낭패할 우려가 있으므로, 주가가 조정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시장 개방 여부를 기다리는 것이 옳다는 견해도 있다.

MSCI는 후자의 견해를 받아들인 것 같다. 중국 상하이 증시는 1년 사이에 2배 이상 급등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큰 폭의 변동을 보이며 정점에 와 있다는 신호가 보이고 있으므로, 이 기회에 투자가능한 종목의 쿼터를 늘리고 시장 접근도, 즉 용이하게 빠져나오는 기회가 마련한 뒤 지수에 끼워주겠다는 의도다.

한국 증시 참여자들은 중국 A주의 지수편입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중국 A주가 지수에 편입되면 지수 편입국가중 시가총액 기준으로 중국기업의 비중이 26%에서 40%로 높아지고, 한국은 14%에서 12%로 낮아진다. 한국에 투자할 글로벌 자금이 중국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우려다. 하지만 한국 증시의 참여자들의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한국기업의 펀더멘털이 좋으면 중국으로 들어가려던 돈이 한국기업으로 오며, 글로벌 펀드내 포트폴리오가 수시로 변한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MSCI는 내년 연례 시장분류 검토 이전에도 이들 사안이 해결되는 대로 중국 A주 편입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예고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내년에 위안화 표시 중국주가 MSCI 지수에 편입할 것으로 보지만, 그보다 늦어질수도 있다. 중국이 까탈스런 MSCI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여야 하고, 중국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거쳐 외국 자본의 유입이 필요할때까지 중국 감독당국이 그 요구를 받아들일지를 지켜보아야 한다.

한편 한국은 현재의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선진지수 편입 관찰 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을 요구했지만, 실패했다.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려면 먼저 관찰 대상국에 포함돼야 하는데, 한국은 지난해 선진지수 편입 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와 과련,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최근 각각 임종룡 위원장과 최경수 이사장 명의로 MSCI에 한국 증시의 선진지수 편입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MSCI는 사우디 아라비아 증시를 신흥시장 지수에, 파키스탄 증시를 개발국시장 지수에 편입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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