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 경제에 감염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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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 경제에 감염될라
  • 오피니언뉴스
  • 승인 2015.06.0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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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조기 차단하고, 국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야

[발행인=김인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덥치고 있다. 메르스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사망자가 나왔다. 3차 감염자가 발생했다. 경기도 지역에선 휴교령이 내리고, 유치원들이 휴무상태에 들어갔다.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철저하게 격리조치를 했어야 했다. 메르스 확산속도가 빨라지자 보건당국도 허둥지둥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온갖 괴담에 SNS에 떠돌고, 국민들 사이에 공포심이 확산되고 있다.

유치원이 묻을 닫고, 경기도의 초등학교들은 휴교령을 내렸다. 어느 고등학교는 수학여행을 취소하는가 하면 직장인들도 회사내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풍경도 있다고 한다. 가족 여행을 취소하기도 하고, 영화관이나 백화점등 다중이 모이는 장소를 기피하는 경향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현실보다 공포가 더 무섭다. 국민들은 정부를 믿지 않는다. 보건복지부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SNS에 떠도는 믿기지 않는 유언비어에 더 귀를 기울인다. 메르스가 사회병리 현상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정쟁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야당은 메르스 확산을 막는데 초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하면서도 박근혜 정부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세월호 사고가 정치문제화한 것과 비슷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들이 공포에 질려 있는 것을 기회로 삼아 정부의 발목을 잡는 것도 온당한 행동은 아니다.

걱정스러운 것은 메르스 공포가 완만하게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제를 또다시 끌어내리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벌써부터 메르스 확산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염려하는 이들이 많다.

▲ 경제성장률 추이

중국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입국하는 장면이 TV에 비쳐지고 있다. 중국으로 출장한 한국인 남성이 현지에서 메르스 특진 판정을 받자 중국관광객들이 잇따라 우리나라 방문을 취소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2012년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에 진입한 것도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의 증가 덕분이었다. 지난해 입국한 외국인관광객의 43.2%가 중국인이었다.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중국인을 유치하는 여행사에는 취소사태가 빚어지고, 한국을 여행해도 되느냐는 질문이 쏟아진다고 한다.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으로 인한 경제유발효과는 19조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10%만 줄어도 우리 경제에 2조 가량의 손실이 빚어지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2003년 사스의 공포를 기억하고 있다. 사스가 창궐하던 2003년 2.4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2.9% 포인트 하락했다. 사스의 주확산지였던 홍콩의 이 시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0.9%를 기록했다. 경제가 주저 않은 것이다. 당시 중국에서 홍콩으로 가는 여행객 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다.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메르스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보건복지부>

내수 시장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는 GDP의 3분의2를 차지한다.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백화점 매출 신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영화관이나 식당, 국내 여행업에도 타격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름값 하락으로 호기를 맞았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예약 취소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류 덕분에 시장을 크게 확대했던 화장품등 소비재의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얘기다. 중국과 일본에서 메르스 확산 저지에 실해한 한국정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어 이웃나라에서 한국에 대한 비우호적 정서가 높아지면 소비재의 수출에 타격을 받을수도 있다.

우리는 지난해 세월호 사고 이후 소비 위축으로 회복기에 있던 경제가 다시 꺾어진 경험을 가지고 있다. 올들어서도 미약하나마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터에 메르스 확산이 악재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움직이려고 하지 않고 방에 틀어박혀 있으면(방콕) 소비가 위축하게 된다.

메르스 확산이 경기 회복에도 악성 바이러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벌써 그 조짐이 보이고 있다.

우선 보건당국이 메르스 감염을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래야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의 공포를 빠른 시일에 가라앉게 할 것이다.

국민들도 괴담에 귀를 기울이지 말고 생업에 전념해야 한다. 믿을수 없는 정부를 믿어달라고 하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은 믿을 게 정부 밖에 없질 않는가.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한 이후 미국 지도층의 대처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은 테러가 발생한 다음날, “뉴욕 시민들은 겁에 질려 집에 박혀 있지 말고 마트에도 가고, 여행도 하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테러를 이기는 길입니다.”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테러 발생 직후 의회 연설에서 테러리스트에 대한 단호한 응징을 천명하면서 “우리 모두 침착해야 한다. 자신감을 갖고 경제활동을 지속해 달라. 우리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미국인들에게 부탁했다.

위기를 만났을 때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이 나타난다. 국제화 정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외국에 나갔다가 바이러스를 뭍혀 들어올수도 있다. 초기 대응에 실패했지만, 추후 확산을 막는데 정부가 전력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들도 정부를 믿고 일상의 활동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외국인들도 한국 사람을 믿고 찾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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