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집의 인사이트] BTS 없는 하이브, 하이브 없는 B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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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의 인사이트] BTS 없는 하이브, 하이브 없는 BTS
  • 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 승인 2022.06.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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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글로벌 아티스트 BTS를 빼놓고 방시혁 의장의 하이브(HYBE)를 설명할 수는 없다. 하이브가 국내 3대 기획사(SM, YG, JYP)를 단숨에 제친 건 BTS의 영향력 때문이다.

문화적 측면에서 BTS의 영향력을 월드투어 콘서트의 규모에서 우리 모두 확인했다면 경제적 측면에서 BTS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하이브의 주가 하락으로 확인할 수 있다.

BTS가 잠정적으로 그룹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하이브의 주가는 6월 15일 장중 28%까지 폭락했다. 경기침체나 코로나 사태에도 특정 기업의 주가가 최근 하루아침에 25% 이상 하락한 적은 없었다.

하이브의 주가 폭락으로 BTS의 존재가 소속사의 미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투자자와 업계 모두 목도한 충격의 한 주였다. 

하이브에게 BTS란 

하이브에게 BTS는 강점이자 약점이고 동시에 기회이자 위협요인이다. 경영학에서 흔히 말하는 하이브의 SWOT(강점, 약점, 기회, 위협)은 BTS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BTS가 활동 중단을 잠정 선언한 후 하이브의 주가는 폭락을 겪었지만 이후 BTS 멤버들이 일부 취지가 왜곡되었다고 언급하자 하이브는 다른 기업과 달리 곧바로 주가 회복세를 보였다. 

참고로 하이브가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 중 대략 70%는 BTS로부터 창출되었다. 하이브가 지난 4년간 벌어들인 매출액의 90%는 BTS 몫이다. 즉, BTS는 하이브의 킬러 콘텐츠이자 핵심역량이다. 그러나 아티스트의 영향력이 10년 이상 가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BTS의 군 입대, 해체 등은 늘 하이브의 성장을 저평가하는 위협요인이 되었다.

BTS의 군 입대가 차례차례 시작되면 BTS 역시 그룹 해체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다수의 언론 기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는 하이브와 BTS의 관계를 단순하게 바라본 분석이다. 하이브에게 BTS는 뮤지션 또는 아티스트 그 이상이다. 이번 BTS의 잠정 중단 활동도 하이브의 기획과 고민 아래에서 진행할 정도로 하이브와 BTS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제공=BTS 공식트위터

BTS에게 하이브란 

일반적으로 아이돌 그룹의 해체는 기획사의 일방적인 명령과 지시 아래 진행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간 국내 가요계에 한 획을 그었던 다수의 아이돌은 자신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소속사에 의해 해체 또는 재편되었다. BTS의 활동 중단 선언은 이와 달리 지난 달 하이브에 의해 진행되었다. BTS에게 소속사 하이브가 지닌 의미 역시 남다르단 뜻이다. 

BTS에게 다가온 군 입대 압박 그리고 신곡에 대한 부담감은 다른 뮤지션들이 상상하긴 어려운 일이다.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은 국내에서 점점 커진 대중의 기대와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1996년 1월, 활동 중단이 아닌 그룹 해체를 선언했다. 그러니 BTS가 현재 갖고 있는 부담감, 초조함, 피로도, 압박이 얼마나 심할지는 오직 BTS만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BTS의 개별 활동 보장 및 제2의 도약을 위한 잠정적 중단을 하이브는 승인했다. 하이브의 오너 방시혁 의장이 이를 받아들였단 뜻이다. 단기 상품가치로 아이돌의 제품수명주기를 다루는 여타 기획사와 다른 판단이다. BTS가 하이브의 플랫폼에서 자신들의 활동 중단을 선언할 정도로 BTS에게 하이브는 기획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BTS 없는 하이브의 미래 

하이브는 공모가를 산정할 때 경쟁기업으로 SM, JYP 등이 아닌 네이버와 카카오를 꼽았다. BTS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콘텐츠 플랫폼을 조성하고 다양한 IP를 활용하여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아티스트 BTS의 영향력이 10년을 갈 수는 있지만 기업 하이브의 영향력은 10년이 아닌 20년, 30년을 향해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임원진이 기획사보다 게임, 포털, 이커머스 기업 출신들로 구성된 이유다. 방시혁 의장이 늘 강조하는 키워드는 경계 없는 확장이다. 경계 없는 확장에 가장 유리한 건 온라인 플랫폼이고 그 플랫폼을 활성화할 수 있는 요소는 음악, 게임, 영상 등의 콘텐츠다. 하이브의 미래 전략 방점은 플랫폼에 있지만 플랫폼은 늘 콘텐츠로 가치를 창출한다.

현 시점에서 하이브에게 명확한 BTS의 대체재는 보이지 않는다. 세븐틴, TXT, 르세라핌의 존재감 그리고 실적 창출은 BTS에 비교할 수준이 못 된다. BTS 또한 하이브 없이 또 다른 도약이나 그림을 그리기는 쉽지 않다. 하이브는 BTS를 글로벌 뮤지션으로 끌어올리며 수많은 노하우와 암묵지 등을 축적했다. BTS에게도 하이브의 대체재를 찾는 건 쉽지 않다. 

하이브는 당분간 BTS 없는 가운데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BTS 없는 하이브, 하이브 없는 BTS를 꿈꾸긴 아직 어렵다는 뜻이다. 그리고 BTS 없는 하이브의 미래를 구상할 필요도 없다. 레전드라고 평가 받는 아티스트와 플레이어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은퇴 후에도 엄청난 부가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한다. 그렇다면 BTS가 없는 미래가 아닌 BTS의 가치를 영속적으로 창출할 미래 조성이 하이브에겐 더 필요하다. 

국내 언론은 BTS의 활동 중단을 K-POP의 그늘, 어두운 K-POP 산업의 이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선언을 어두운 그늘이라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오히려 아티스트의 고뇌와 고민이 진솔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를 소속사가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는 이전에 국내 아이돌 그룹의 은퇴와 해체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물론 그 사이에 2조원의 기업가치가 사라지며 하이브는 수많은 투자자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그 이상의 가치를 이제 하이브와 BTS는 제공해야 한다. BTS가 없는 미래가 아닌 BTS의 영속성을 고민하는 미래를 그려 나가는 것이 하이브와 BTS의 또 다른 과제가 될 것이다. 

하이브 그리고 BTS가 마주한 위기와 기회 제2막이 시작되었다. 

 

●권상집 교수는 CJ그룹 인사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카이스트에서 전략경영·조직관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2017년 세계 최우수 학술논문상을 수상했다. 2020년 2월 한국경영학회에서 우수경영학자상을 수상했으며 올 2월 '2022년 한국경영학회 학술상' 시상식에서 'K-Management 혁신논문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지식경영학회에서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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