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尹·시진핑 한중정상회담이 시급한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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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尹·시진핑 한중정상회담이 시급한 3가지 이유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06.0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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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윤석열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나야 한다. 물론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의 G20 정상회의 중에 짧은 시간동안 회담을 하기는 했다. 그러나 충분하지 않은 만남이었다. 충분한 시간동안 정상 회담을 통해 관계를 돈독히 할 필요가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한 이후 한미 동맹을 강조해 왔다. 안보 차원에서 미국과 관계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로 순항 중이다. 미국, 한국 모두 위협을 받고 있는 북한 미사일 발사와 예상되는 핵 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공동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동맹 관계는 더 견고해지고 있다.

그렇지만 경제 차원에서 보면 한미 동맹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국은 3월 발표한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구체적인 내용에서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고 있다고 한다.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그리고 2차 전지까지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안보적으로 매우 가까운 동맹임에 분명하지만 경제 문제까지 미국이 우리 사정을 호락호락 신경 써 줄 것으로 과신한다면 오판이다.

더 멀어진 중국, 국민 78% '관계 나쁘다'

이런 와중에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중국과 관계는 계속해서 더 멀어지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자체적으로 지난 1월 13~16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웹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다고 보는지’ 물어보았다. ‘관계가 나쁘다’는 의견이 78%로 압도적이었다. 응답자 10명 중 8명은 한중 관계가 문제 있다는 의미다. ‘한중 관계가 좋다’는 응답은 고작 2%밖에 되지 않는다. 아무리 한미 동맹을 강조하더라도 중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강조되는 첫 번째 분야는 ‘경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992년 64억 달러이던 대중 교역은 2021년 기준으로 3000억 달러가 넘어 47배로 급성장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1위 교역 대상국이다. 중국에 수출도 많이 하지만 희소 광물 자원을 중국으로부터 많이 수입하기도 한다.

반도체와 함께 최근 산업의 핵심 분야가 된 2차 전지의 핵심 연료를 중국으로부터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0년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배터리 주요 원자재인 수산화리튬은 81.1%, 산화코발트는 87.3% 그리고 황산망간은 중국으로부터 100%를 수입하고 있다. 최근에 수입 비중이 조금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경제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중요도는 요지부동이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中, 북한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 

한중 관계가 강조되는 두 번째 대상은 ‘북한’이다.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미사일 실험 발사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언제든지 예고 없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고도 남을 정도다. 한미일 공조가 더 강조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북중러 관계 또한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북한의 한반도 긴장 조성에 유일하게 제동을 걸 수 있는 국가는 중국이고 그 지도자가 시진핑 주석이다. 대북 정책을 위해서라도 시진핑 주석과 제대로 만나야 되는 이유다.

세 번째는 국민 사이의 ‘신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사드 배치에 따른 감정 악화 그리고 중국의 동북공정 같은 역사 왜곡과 날조 등으로 양국 국민 사이의 감정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이미지는 ‘권위적’, ‘정직하지 않다’, ‘억압적’, ‘무책임’ 등으로 나타났고 그 비율도 압도적이다. 중국을 ‘적’으로 생각하는지 아니면 ‘친구’로 보는지 물어본 결과 ‘적’이라는 응답이 44%나 된다. 공산주의를 고집하는 중국과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한국 사이에 만리장성만큼이나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있다. 불신을 허물고 신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두 정상의 만남이 간절한 세 번째 이유다.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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