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희의 컬쳐 인사이트] 현역가왕·미스트롯3 인기가 여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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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희의 컬쳐 인사이트] 현역가왕·미스트롯3 인기가 여전한 이유
  • 권상희 문화평론가
  • 승인 2024.02.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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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권상희 문화평론가] 지난 13일 마무리 된 MBN의 ‘현역가왕’과 경연 5라운드에 접어든 TV조선의 ‘미스트롯3’는 인기 있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현역가왕’은 11월 첫 방송 당시 6.8%의 시청률로 시작, 12회 마지막 경연무대가 17.3%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미스트롯3’의 경우, 방영시작부터 줄곧 14~ 17%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누적 영상 조회 수 1억 뷰를 넘기면서 원조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다운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랭킹파이가 발표한 2월 2주차 국내 예능프로그램 트렌드지수 순위 역시 ‘나혼자 산다’, ‘최강야구’, ‘골때리는 그녀들’ 등을 제치며 ‘현역가왕’과 ‘미스트롯3’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한때 우후죽순 생겨났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들에 대한 피로도 상승에 동력이 꺾일 법도 한데, 볼 것 많은 콘텐츠 세상에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다는 건 꽤 유의미한 일이다. 인기 비결이 뭘까. 

트로트 오디션 인기 동력 된 ‘변화’

현역가수들의 오디션으로 초반부터 눈길을 끌었던 ‘현역가왕’은 매 회 긴장감 넘치는 대결구도를 만들어내며 살아남은 자와 방출되는 자를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긴장케 했다. 누구랄 것도 없이 기존의 본인 실력을 뛰어넘는 무대를 만들며 데뷔 몇년차와 무관하게 ‘성장캐’가 되는 모습을 연출해냈다.

가수 ‘린’이 대표적이다. 발라드 가수 23년차, ‘드라마 OST의 여왕’이란 타이틀을 내려놓고 트로트로 장르를 바꿔 도전한 그녀는 하춘화의 ‘날 버린 남자’를 선곡해 놀라움을 안겨주더니 ‘한오백년’, ‘삼다도 소식’, ‘삼백리 한려수도’, 작곡가 윤명선의 신곡 ‘이야’에 이르기까지 국악, 세미, 정통 트롯을 넘나들며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마침내 ‘현역가왕 TOP 7’ 중 4위를 차지했다. 뛰어난 가창력에 그녀 특유의 섬세한 감정표현까지, 경연무대마다 트로트 새내기 ‘린’의 변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발라드 완성캐의 트로트 가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TV조선의 대표적인 예능프로그램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미스, 미스터트롯 시리즈’. 이번 ‘미스트롯3’는 어느덧 다섯 번째 시리즈다. 2019년 프로그램이 시작 된 이후 송가인, 임영웅, 영탁, 이찬원, 양지은 등 가장 많은 스타를 배출해 낸 오디션인 만큼 믿고 보는 시청자들 또한 많다. 새로운 스타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것이다.

이번 시즌에는 레드에서 핫핑크로 상징컬러를 바꾸고, 경연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본선 참가자도 기존 100명에서 72명으로 줄이고, 1라운드부터 ‘1대1 서바이벌 배틀’로 긴장감을 끌어올려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5라운드 1차전에서 도입된 ‘삼각대전’은 ‘미스, 미스터 트롯 시리즈’ 사상 최초로 혼성합동 경연 무대를 연출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스터트롯2’ TOP7이 참가자 14명과 팀을 이뤄 합을 맞춘 것. 각 팀의 도전자 2명 모두와 호흡을 맞추기 위해 다시금 경연무대에 선 안성훈, 박지현 등 TOP7의 지원사격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자칫 익숙함에서 비롯되는 식상함을 경계한 제작진의 참신한 시도가 돋보였다.

'미스트롯 3' 삼각대전. 사진제공=TV조선

더욱 빨라진 세대교체

두 오디션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전보다 실력자들의 나이가 더 어려졌다는 점이다. ‘1대 현역가왕’의 주인공은 바로 2006년생 ‘전유진’이다. 트로트 오디션 역사상 처음으로 고교생 우승자가 탄생했다. ‘미스트롯’에 참가한 송가인을 보고 트로트에 입문해 여러 오디션 무대를 거쳐 5년 만에 이뤄낸 실로 놀라운 성과다. 2020년 ‘미스트롯2’에서 중도 탈락하는 아픔이 있었지만 그 사이 더 깊어진 감성과 무대 운용능력, 강력한 팬덤으로 실력을 인정받으며 우승자가 됐다.

3월에 있을 ‘한일 가왕전’에 함께 도전하는 TOP7 중 3위인 ‘김다현’ 역시 10대다. 전유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오디션 무대를 통해 이미 팬덤이 형성된 15세 소녀다.

‘미스트롯3’ 역시 10대 참가자들이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며 주목받고 있다. ‘오유진’은 초등학생 때 KBS ‘트롯 전국체전’에 참가해 3등에 해당하는 동메달을 수상했다. 이후 폭풍 성장한 모습으로 팀 미션에서 15세라는 나이답지 않게 탁월한 리더십을 보이며 실력도, 외모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 돼 ‘완성형’ 참가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타고난 음색으로 매 경연 무대마다 극찬을 받으며 1·2 라운드 미(美), 3·4 라운드 진(眞)의 영광을 안은 15세 참가자 ‘정서주’의 활약도 지켜볼만하다. 

뛰어난 가창력, 호감 가는 비주얼, 스타성, 아이돌 같은 퍼포먼스 능력까지 갖추며 미래가 기대되는 참가자들로 세대교체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장르가 바로 트로트다. 프로그램의 핵심이 되는 옛 노래를 진화시키는 젊은 세대의 ‘성장캐’가 트로트 오디션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다.

 

●권상희는 영화와 트렌드, 미디어 등 문화 전반의 흐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글을 통해 특유의 통찰력을 발휘하며 세상과 소통하길 바라는 문화평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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