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가입자 3000만 넘겨도 적자...수익모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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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가입자 3000만 넘겨도 적자...수익모델이 없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6.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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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의 99%는 광고 수입...중고거래에선 수수료 없어
지역 밀착형 '하이퍼 로컬'서비스 통해 가치 창출 모색
사진=당근마켓
사진=당근마켓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마켓이 지난달 누적 가입자 수 3000만명을 넘기며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기준 당근마켓 앱의 주간활성이용자(WAU)는 1200만명이며, 월평균 이용자(MAU)는 약 1800만명에 달한다. 이는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의 지난달 MAU(1994만명)에 견주는 수치다. 국내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 3사(당근마켓·중고나라·번개장터)중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같은 성장세에 당근마켓의 기업가치는 약 3조원 규모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광고 사업 의존도가 높고 연이어 적자를 기록하는 당근마켓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에 당근마켓이 어떤 성장 전략을 펼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브랜드 프로필' 출시…광고수익이 매출의 99%

당근마켓은 지난 15일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채널인 '브랜드 프로필'을 출시했다. 프랜차이즈 기업은 당근마켓과 제휴를 맺고 브랜드 프로필을 통해 지역 광고 게시글을 올릴 수 있다. 

당근마켓 브랜드 프로필의 첫 번째 고객은 SPC그룹이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다. 배스킨라빈스는 중고거래 피드에 지역 광고 게시글을 올리고 오는 30일까지 이용자들에게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용자들은 '내 근처' 검색에서 업체명을 검색해 브랜드 프로필 홈을 방문할 수 있다. 

업계는 당근 마켓의 브랜드 프로필 출시를 광고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풀이한다. 동네 가게를 대상으로 하던 '비즈 프로필' 광고 사업을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확대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비즈 프로필은 당근마켓이 지난해 2월 출시한 서비스로 지역의 가게들과 주민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가게들은 당근마켓을 통해 비즈 프로필을 만들고 주민들에게 가게를 홍보할 수 있다. 전화 문의, 채팅, 댓글 등을 통한 실시간 고객 관리도 가능하다. 지역별 맞춤 광고가 가능해 이용자들이 실제 소비자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각 프랜차이즈 지점에서 비즈프로필을 이용하면서 프로모션을 따로 운영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지만 브랜드 프로필을 통해 이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동네 주민들은 앱을 통해 더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당근마켓 매출액의 99%는 광고 사업에서 나온다. 메인 서비스인 중고거래에서는 별다른 수수료를 과금하지 않아 수익이 창출되지 않는다. 지난 2월 오픈한 지역기반 간편송금 및 결제 서비스 ‘당근페이'는 가입자 수 증가에 기여했지만 아직까지 수익을 내는 구조는 아니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25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35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광고 사업 외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당근마켓의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이퍼로컬 커머스' 전략이 관건

그럼에도 업계는 당근마켓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먼저 중고거래 시장을 의미하는 리커머스(Recommerce) 산업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이용자 수를 꾸준히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중고의류 거래 플랫폼인 스레드업(Thred up)에 따르면 2018년 240억달러(약 28조7000억원)였던 글로벌 중고거래 규모는 작년 360억달러(약 43조원)로 커졌다.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770억달러(약 9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의 기업가치는 해당 플랫폼이 확보한 이용자 수에 비례하는 만큼 당근마켓의 잠재력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다만 다수의 리커머스 업체가 광고 사업 외에 뚜렷한 수익원을 찾지 못해 고전하는 만큼 당근마켓 역시 '하이퍼로컬'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수익 모델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 좁은 범위의 특정 지역에 맞춘'이라는 의미의 하이퍼로컬 서비스는 새로운 지역 밀착형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내에서 하이퍼로컬 플랫폼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기존 인터넷, 유통 플랫폼이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던 지역 사회 맞춤의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대표적으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와 부동산 중개 서비스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당근마켓은 하이퍼로컬 커머스 사업 본격화를 앞두고 있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현재 몇몇 테스트 지역에서 농수산물, 신선식품 등 지역 상권과 주민들을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연계 로컬 비즈니스 활성화가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 기존에 운영해왔던 부동산 서비스 외에도 중고차, 일자리와 같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테스트 서비스들도 고도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청소, 반려동물, 교육, 편의점 등 전문 업체들과 함께 O2O(Online to Offline) 영역도 확대할 방침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마켓은 국내 지역 커뮤니티뿐 아니라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지역과 사람을 잇는 글로벌 커뮤니티 서비스가 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있다"며  "현재 영국, 미국, 캐나다, 일본 4개국에서 운영 중인 글로벌 버전 '캐롯(Karrot)'의 서비스 지역과 범위도 계속해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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