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금리·물가 고공행진…한은 금리인상 압박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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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금리·물가 고공행진…한은 금리인상 압박 커져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6.14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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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5년물 금리 10년만에 최고점
환율 1300원 목전…1280~1290원대 기록
이번주 FOMC 앞두고 자이언트스텝 여부 관심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정을 앞두고 은행채 금리가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서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오는 7, 8월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추세다.

은행채 금리 10년만에 최고치

1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상품(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전환)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959%(민평 평균)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4월 12일(3.95%( 이후 10년 2개월만에 최고점을 찍은 것이다. 

은행 신용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13일 기준 2.969%(민평 평균)를 기록하며 3%에 가까워졌다. 이는 2012년 9월 19일 2.97% 이후 9년9개월만에 최대치다. 

이처럼 국내 시중금리가 크게 오르는 이유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당초 예고한 대로 50bp(1bp=0.01%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아닌 75b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시행할 수 있어서다. 

연준은 여러 차례 공식 발언을 통해 6월과 7월 기준금리를 50bp 올릴 것이라고 예고해왔지만,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한참 웃돈 8.6%로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국내도 이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벌어질 경우 외화가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오는 7월과 8월에도 기준금리를 연속해서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도 미국처럼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9일 "현재로서는 빅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13년9개월 만에 최대…유가도 상승

물가 역시 금리를 밀어올리는 요소다. 올해 1~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를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상승률(2.5%)을 웃돌았다.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4.8%, 5월 5.4%로 올랐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9개월 만에 가장 높다. 

유가도 상승세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6센트(0.22%) 오른 배럴당 120.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강화 우려에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원유 공급 부족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쳐 상승했다.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주담대 금리 7% 목전

금리상승과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 금리 역시 급상승했다. 

이날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4.33~6.80%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3.88~5.63%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상단이 약 1.20%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미 환율도 1300원을 목전에 둔 상황이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4원 오른 1286.4원에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한때 1292.5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금융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추가 상승이 제한됐다. 

은행채 금리와 환율이 상승하면서 오는 15일 은행연합회가 공개할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달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84%를 기록해 전달보다 0.12%포인트, 지난해 말보다는 0.29% 상승했다. 

이처럼 시장금리와 물가가 치솟으면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한은이 '빅스텝'을 고려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나 환율을 생각하면 금리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아직까지 국내에서 빅스텝을 고려할 상황은 아니며, 연준이 0.5%포인트씩 금리를 올린다면 국내는 0.25%포인트씩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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