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㊳ 새로운 자동차와 모빌리티 시대, 인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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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㊳ 새로운 자동차와 모빌리티 시대, 인재가 없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6.12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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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각 부처 첨단산업 인재 육성 주문
매년 2000명 이상 미래차 고급 인력 부족 현실로
현대차, R&D·SW·정비인력 등 인재 양성·확보에 사활
현대차 직원들이 '아이오닉5'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다가올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수십조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붓고 있다. 문제는 새로운 기술을 갖춘 인재가 없다는 점이다.

모빌리티 시대, '인재 모시기'는 시급한 과제다. 

첨단산업 인재 육성에 실패한 한국

"교육부 뿐만 아니라 전 부처가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을 위한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산업 기술인력은 오는 2028년 8만9069명(그린카 7만1935명, 스마트카 1만1603명, 인프라 5531명)이 필요하다. 이런 공백을 채우기 위해 매년 대학 등 교육기관을 통해 충원돼야 하지만 현실은 크게 못 미친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공학 석·박사 졸업생 수는 170여명에 불과하며 2020년에도 200여명대에 그쳤다. 이 추세라면 매년 2000명 이상이 부족하다. 

한국자동차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차 산업에서 향후 5년간 지금보다 약 4만여명 더 많은 인재가 필요하다. 2018년 친환경차 관련 인력은 4만여명, 자율주행차는 5000여명, 인프라 관련 인력은 3000여명에 그쳐 모두 5만여명을 간신히 넘는다. 특히 소프트웨어 인력은 1000여명에 불과해 인재 확충이 절실하다. 

CES2022 현장에 전시된 미래차 개념 전시물. 사진=연합뉴스

미래차, 11만5000개 일자리 만들어

보스턴 컨설팅그룹(이하 BGC)이 2019년 미시간모빌리티연구소와 함께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모빌리티 산업은 향후 10년 간 최대 11만5000여명의 새로운 인재를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약 4만5000명은 컴퓨터 관련 기술 및 교차영역 스킬이 있는 모빌리티 엔지니어들이 채운다. 또한 자율주행 차량 및 전기차량 테스트와 유지보수를 위해서도 7만여명의 숙련공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자동차제조업체, 공급업체, 모빌리티 업체 등에서 고숙련 인재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인재부족은 미국 역시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 

BGC는 2030년이면 전기차는 미국 전체 신차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율주행 차와 택시 등 모빌리티 서비스도 그 때쯤이면 도로 위 신차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문형 승차공유와 가입형 차량 이용 서비스 등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도 2017년 글로벌 점유율 3%에서 2030년 9%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이후에는 공유모빌리티 서비스로 이용 가능한 차량의 대다수가 자율주행 행태를 보일 것으로 봤다. 

자동차가 진화하고 모빌리티 서비스가 성숙함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런 종류의 차량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새로운 기술을 갖춘 엔지니어 등 인재를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 인재상은 수학과 물리, AI, 머신러닝, 로봇공학, 데이터 과학, 소프트웨어, 시스템 사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력한 기반지식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 현장업무 수행에 익숙한 다기능 '숙련공'에 확보 전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전동차 기술인증제를 통해 'e-마스터' 등급을 획득한 엔지니어가 현대차의 '아이오닉 5' 차량을 정비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미래차 전문인력 올해 2233명, 2030년까지 3만명 양성

산업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지난해 한해 105억원을 투입해 양성한 미래차 전문인력은 1100명이다. 올해는 지원 규모를 224억원으로 늘려 2233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를 포함해 2030년까지 미래차 전문인력을 3만명까지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6월 '자동차 부품기업 미래차 전환 지원 전략' 발표 대 2025년 1만명까지 양성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한 발 더 나아간 목표치다. 

산업부의 유망신산업 산업기술인력전망에 따르면 미래차 분야에 필요한 산업기술인력은 2030년 10만7551명에 이른다. 2020년 기준 7만2326명보다 3만5225명 많다. 2021년부터 연평균 4.0%씩 늘어나는 셈이다. 분야별로는 스마트자동차 분야에서 2020년 9860명에서 2030년 1만6139명으로 가장 큰 폭(연평균 5.1%)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자동차 분야 5만9289명에서 8만6784명으로, 인프라·서비스 분야에선 3177명에서 4628명으로 늘어 각각 연평균 3.9%, 3.8%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그룹 역시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의 연구개발 인력은 현재 약 1만2000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현대차가 내놓은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연구직 직원 수는 2017년 1만565명에서 2018년 1만889명, 2019년 1만1232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이어 올 4월에도 세자릿수 규모의 연구개발본부 신입사원을 채용한 현대차그룹은 기존 연구개발 인력을 전동화와 자율주행 연구 분야에 전환 배치하거나 신규 인재 채용을 통해 미래차 전략 이행에 필요한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 확충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1만명을 신규로 채용하는 동시에 4월 전동차기술인증제 도입을 시작으로 전문 정비인력 양성에 팔을 걷고 나섰다. 또한 고려대학교와 협업해 5년제 학·석사 통합학과를 신규로 만드는 등 석사급 미래차 전문 인력 육성과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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