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㊱ 2024년 파리올림픽, UAM 경연장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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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㊱ 2024년 파리올림픽, UAM 경연장 되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5.29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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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글로벌 UAM 시대 서막 될 것
글로벌 UAM 시장 선점 위해 잰걸음
韓 기업간 합종연횡, UAM 상용화 속도
한화시스템의 에어택시 기체인 버터플라이 모형. 사진제공=한화시스템

불과 40년전 노트북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품 정도였다. 20년전 스마트폰은 먼 미래의 상징일 뿐이었다. 이제 인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버금가는 이동 수단의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10년 후 늦어도 20년후 세상을 또 한번 바꿔 놓을 ‘모빌리티’. 아직도 모빌리티에 대한 개념은 모호하다. 모빌리티는 인류가 육·해·공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의미한다. 자동차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모빌리티를 준비하는 글로벌 자동차·IT업계 동향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2024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제33회 파리올림픽에선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본적 없던 생경한 모습이 하늘을 뒤덮을 것으로 보인다. 흔히 '플라잉카', '에어택시', '드론택시'로 불리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경기 관람객을 싣고 파리 상공을 가른다. 지난해 6월21일 독일 에어택시 스타트업 볼로콥터는 파리올림픽 때 전기 에어택시(eVTOL,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운항 계획을 발표했다. 라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자체 모델인 볼로콥터 2X를 시험비행한 날이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5월11일 볼로콥터는 2024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전 세계 UAM 시대가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UAM의 잠재적 시장규모를 2040년에 약 1조5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이용수요도 UAM 서비스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수단으로 확장됨에 따라 2050년쯤에는 4억4500만 명까지 이용할 것으로 본다. UAM 시장 선점을 놓고 세계적인 항공기 제조사는 물론 유명 자동차 메이커와 스타트업 등 약 300개 글로벌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UAM은 개인용 항공기(Personal Air Vehicle, 이하 PAV)를 활용한 도심 운영 교통수단으로서 기체, 인프라, 서비스, 유지보수 등 관련 산업 등을 포괄한다. 차세대 모빌리티로 손꼽히는 PAV는 2000년대 초 '도어 투 도어'(Door-to-Door)가 가능한 개인 소유 소형급 항공기를 일컬었으나, 현재는 도심에서 운용 가능한 소형급 항공기로 변화됐다. PAV는 이착륙 방식에 따라 활주로가 필요한 STOL(Snort Take-Off And Landing)과 활주로 없이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VIOL(Vertical Take-Off and Landing)로 구분할 수 있다. 

자료=국토부
자료=국토부

UAM은 어떤 모습일까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이 개발 중인 UAM 기체는 배터리를 이용한 분산전기추진 방식인 eVTOL이다. eVTOL PAV는 이륙 후 추진 방식에 따라 멀티콥터형, 틸트형, 덕티드팬형, 복합형 등으로 나뉜다.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멀티콥터형은 고정익 없이 회전익(로터)으로 양력을 발생시켜 비행한다. 로터를 다중화해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간단한 구조, 낮은 제조단가 및 유지비용이 장점이지만 비행 속도가 느리고 비행시간이 짧아 도심 내 단거리 이동에 적합하다. 대표적 멀티콥형 항공기는 볼로콥터의 '볼로콥터', 중국 이항의 '이항 184', 유럽 에어버스의 '시티에어버스' 등이 있다.

▲복합형(Lift+cruise)은 고정익과 회전익으로 구성된 것은 틸트형과 유사하다. 양력(수직방향)과 추력(수평방향)을 얻기 위한 각각의 회전익을 배치해 틸트 없이 틸트형과 유사한 특성을 구현한 비행방식이다. 전진 비행 속도가 빠르고 효율이 좋아 중거리 비행에 적합한 형태다. 보잉의 '오로라'(Aurora), 키티호크사의 '코라'(Cora) 등이 해당한다.

▲틸트형(Tilt-rotor/wing/ducted fan)은 고정익과 회전익을 모두 갖는다. 틸트형은 회전익을 수직방향으로 해 수직이륙한 후 이를 수평방향으로 틸트시켜 순항 시 추력원으로 사용하는 벡터 추진 방식을 채택한다. 회전익형에 대비해 에너지 효율이 높아 중·장거리 비행에 적합하고 수직이착륙 및 고속비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틸팅(tilting)을 구현하는 기술적 난이도와 제조단가가 높고 유지비용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분산 전기 추진을 사용해 다수의 프로펠러를 주로 사용한다. 대표적인 틸트 날개형 항공기로는 에어버스의 '바하나'(Vahana)가 있다. 

SK텔레콤,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이 추진하는 UAM 서비스 조감도. 사진제공=한국공항공사

한국이 그리는 UAM은

UAM의 사업 확장성은 국내 기업들을 설레게 한다. 자동차 기업을 비롯해 IT와 통신, 유통, 건설 등 다방면에서 시너지가 기대되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UAM 독립 법인 ‘슈퍼널’을 출범했다. 향후 UAM, 무인항공시스템,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연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2028년에 내놓을 예정이다.

KT는 UAM 통신인프라, 데이터 플랫폼 개발, UATM(UAM용 교통관리) 시스템 개발·실증 협력 등을 추진 중이다. LG유플러스도 드론 솔루션·서비스 전문 기업인 파블로항공과 함께 교통 관리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건설·중공업 기업들은 기체 및 UAM 이착륙장에 관심을 보인다. 현대건설은 UAM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의 구조와 제반시설 설계·시공 기술을 개발하고, 육상교통과 연계된 모빌리티 허브를 연구 중이다. 정유사인 GS칼텍스는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버티포트 구축에 나선다.

유통업계도 버티포트와 시너지를 노린다. 롯데는 지상 교통, 관광, 쇼핑 인프라와 항공 교통을 연결하는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인천에서 UAM을 타고 잠실 버티포트에서 내린 승객이 롯데정보통신의 자율주행 셔틀로 환승해 호텔이나 쇼핑몰로 이동하는 식이다. 롯데는 보유한 백화점, 대형마트, 호텔 등의 지상 인프라와 UAM 버티포트의 연계에 주목하고 있다. 

UAM 시대가 다가오면서 기업간 합종연횡도 속도를 낸다. SK텔레콤,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 등은 지난해 1월에 가장 먼저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지난해 11월 한국 최초로 UAM 상용화 운용 모델의 실증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현대자동차, KT, 대한항공,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도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미국 기업들과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꾸렸다. 또한 지난 11일에는 LG유플러스, 카카오모빌리티, GS칼텍스, 제주항공, 파블로항공과 영국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도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 사업 참여를 위한 컨소시엄에 뛰어들었다.

UAM 상용화에 전 세계 잰걸음을 걷고 있는 만큼 자율주행보다 UAM이 먼저 상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는 2025년 UAM 상용 서비스를 도입하고 2030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관련 법과 제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점과 항공기술과 기체 개발 등에서 해외 의존도가 높은 부문은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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