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중고차시장]③ SK 중고차 재진출 속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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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중고차시장]③ SK 중고차 재진출 속도낼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3.28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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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시장 잠재성에 베팅, 모빌리티 사업 강화
중고차 시장 개방, 대기업 릴레이 진출 가시화
완성차 업계와 경쟁, 독과점 우려 희석 기대도

 

최근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 논란이 마침표를 찍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7일 중고자동차판매업 관련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했다. 현대차와 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 등 국내 5개 완성차는 물론 굴지의 대기업들도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신이 강조한 경영 방침인 '빅립'(더 큰 수확)을 이루기 위해 미래 중점 육성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더욱 분주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SK는 전 세계 모빌리티 관련 혁신 기업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며 모빌리티 부문 투자 '큰 손'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런 SK에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이 허용되면서 새로운 사업영역이 열렸다. SK렌터카를 중심으로 중고차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적 견해다. 

SK, 왜 중고차 사업서 손 뗐나

2017년 SK는 당시 국내 1위 온라인 중고차 중개 사이트 'SK엔카닷컴' 보유지분 전량(50.0002%)을 호주 합작사 카세일즈홀딩스에 매각했다. SK엔카는 1999년 최태원 회장의 비전 프로젝트에 따라 SK의 사내벤처로 출발했다. 2000년 12월 별도 독립법인인 엔카네트워크로 분사한 후 2013년 5월 SK C&C에 합병됐다. 이후 SK C&C와 호주 온라인 자동차기업 카세일즈홀딩스 간 합작사 형태로 운영됐다.

이 보다 앞서 SK는 중고차 유통업체 1위 'SK엔카직영'도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표면적 이유는 '시장 1위 사업자지만 점유율이 10%대에 못미쳤고, 진입장벽이 낮아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봐 사업을 정리했다'였다. 여기에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중고차 매매업이 지정되면서 SK엔카는 매장을 늘리는데 한계를 겪었다. SK는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매각을 결정"이라고 밝혔다. 

SK, 왜 공유차 업체에 투자했을까

2015년 국내 1위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쏘카에 투자했던 SK는 2017년 9월 독일 다임러AG 등과 함께 미국 개인간(P2P) 카셰어링 1위 업체 투로 지분 투자에 참여했다. 투로는 모빌리티 업계의 에어비앤비로 불리며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 56개국에서 개인 간 차량 대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2018년 글로벌 차량 공유업체이자 '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 전략적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모빌리티 분야는 SK의 사업영역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차량을 이용하는 방식의 변화는 단순한 공유뿐 아니라 자율주행, 주차장, 주유소의 활용 방식 등 다방면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변화는 SK그룹 내 사업과 궤를 같이한다. 단적으로 SK텔레콤은 별도의 조직을 두고 자율주행 관련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SK의 대표적 B2C(기업과 소비자연결) 사업인 주유소도 모빌리티 생활의 변화 속에 활용성이 달라지고 있다. 차량 연료를 채우는 공간에서 공유 대상 차량을 픽업하거나 택배를 수령하는 등 다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SK렌터카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고차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렌터카 중고차시장 군침, 왜

SK는 SK렌터카를 통해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SK렌터카는 현재 판매 중인 렌터카에 한해 기업대기업(B2B) 방식으로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풀리면서 중고차 판매 범위를 일반 소비자로 확대할 것으로 점쳐진다. SK렌터카가 본격적으로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다는 의미다. 과거와 비교해 상황은 달라졌다. 2017년 사업을 접을 때만해도 중고차시장을 주도했지만 2013년 중고차시장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사업 확장에 한계가 분명했다. 하지만 현재 중고차 시장의 시장 잠재력은 커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신차 출시가 지연되면서 지난해 기준 중고차 거래 건수는 약 400만 건을 육박했다. 신차 대비 약 2배 수준이다. 중고차 1위 플랫폼 사업자인 케이카는 2년 연속 매출 1조원대를 기록한 것도 이런 영향이다. 

더욱이 논란이 되고 있는 독과점 문제도 SK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완화될 여지가 크다. SK렌터카가 중고차에 진출할 경우 현대자동차그룹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기존 중고차 업체와 상생을 위해 일정 기간 점유율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역시 10% 내외의 점유율을 목표로 제시했다. SK렌터카 역시 이와 유사한 규모에서 인증 중고차 형태의 판매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독과점 우려는 SK렌터카, 롯데렌탈 등 플레이어가 늘어날 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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