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중고차시장] ② 롯데, 중고차사업 공식화...'모빌리티 플랫폼' 미래먹거리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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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중고차시장] ② 롯데, 중고차사업 공식화...'모빌리티 플랫폼' 미래먹거리 낙점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3.24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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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 쏘카 투자 이어 중고차 시장 진출 공식화
신동빈 회장, 모빌리티·바이오·헬스케어 투자 강화
롯데 공격적 투자 및 인수합병, 반전카드로 활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전환 등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 논란이 마침표를 찍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7일 중고자동차판매업 관련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했다. 현대차와 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 등 국내 5개 완성차는 물론 굴지의 대기업들도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행보가 거침없다. '유통공룡'에서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변신을 위해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프라인 렌터카 1위 사업자인 롯데는 중고차 판매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교통, 관광, 쇼핑 나아가 헬스케어까지 전방위 '슈퍼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신을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롯데렌탈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사진제공=롯데렌탈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전환 

24일 업계의 반응을 종합하면 신 회장과 롯데의 행보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전환으로 요약된다. 렌터카 국내 1위 롯데렌탈은 올 하반기 중 일반 소비자(B2C)를 대상으로 중고차 플랫폼 시장에 진출한다.

중고차 경매 플랫폼 '롯데오토옥션'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렌탈은 사업 영역을 B2C로 확장해 2025년까지 중고차 시장 점유율 1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중고차 시승 및 정비를 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 매장도 운영할 방침이다. 다만 관건은 영세사업자와 상생이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중고차 사업자와 상생을 내세우며 오는 2024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5.1%로 제한했다. 반면 롯데렌탈은 2025년까지 점유율 10%를 내걸어 반발이 예상된다. 롯데는 상생 방안 마련을 추진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방침과 세부적 내용은 현재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B2C와 B2B를 합해 10%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B2B의 현재 시장 점유율은 3% 수준이다. 

다소 진통은 예상되지만 롯데의 모빌리티 관련 분야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렌탈은 이달 초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에 1800억원을 투자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자회사인 '그린카'가 쏘카에 이어 차량공유 부문 2위 사업자인 상황에서 이례적인 투자다. 이 보다 앞서 지난해 8월 자율주행 업체 포티투닷에 250억원을 투자했고, LG에너지솔루션과 전기차 배터리 관리 및 재활용 등 BaaS(Battery as a Service) 사업에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광폭 행보에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올 초 '가치창출회의(VCM·옛 사장단회의)'에서 "미래지향적 경영을 통해 신규 고객과 시장 창출에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빌리티를 바이오, 메타버스와 함께 3대 신규사업으로 설정했다.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와 롯데렌탈은 함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미국 스카이웍스에 에어로노틱스(비행체 개발), 모비우스에너지(배터리 모듈)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롯데는 올해 실증 비행을 거친 뒤 2024년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국내 2위의 전기차 충전업체 '중앙제어'를 인수하고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 임시운행 허가를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롯데그룹은 반전 카드로 적극적인 투자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꺼냈다. 사진=연합뉴스

한 달에 하나 꼴 M&A

롯데쇼핑, 롯데제과, 호텔롯데, 롯데케미칼 등 유통과 식음료, 석유화학 등 다방면에서 굳건한 지위를 다지며 재계 서열 5위의 입지를 자랑했던 롯데는 이른바 '왕자의 난'과 '노 재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등으로 과거의 명성이 퇴색됐다. 신 회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투자로 반전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 3월부터 이달까지 모두 12건의 M&A를 단행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M&A에 나선 셈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가구업체 한샘을 2995억원에 인수한 롯데는 올해 1월엔 3134억원을 들여 한국미니스톱을 품었다. 이어 이달 초 쏘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한국미니스톱은 유통 업계 점유율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며 한샘 인수는 경쟁사가 리바트(현대백화점)나 까사미아(신세계) 같은 가구회사를 품고 있는 만큼 대척점에서 경쟁구도를 강화하기 위한 청사진으로 읽힌다. 또한 롯데는 지난 10일 700억원을 투자해 자회사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해 바이오테크놀로지 부문에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른 시일 안에 바이오 부문 자회사 설립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모빌리티 부문도 눈길이 간다. 쏘카 투자에 이어 중고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 롯데는 롯데렌탈과 롯데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수소·전기차, 자율주행 관련 플랫폼을 만들어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전기차 충전 등에 9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며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해 제조를 제외한 렌털, 충전, 자율주행 등 모든 부문에서 통합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롯데는 메타버스 시장도 노리고 있다. 지난해 7월 롯데정보통신은 칼리버스(옛 비전브이알)를 인수하고 초실감형 실사 기반 메타버스 사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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