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노벨 생리의학상 美과학자 '줄리어스·파타푸티안' 공동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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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노벨 생리의학상 美과학자 '줄리어스·파타푸티안' 공동 수상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10.0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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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에 데이비드 줄이어스(왼쪽)와 아르뎀 파타푸티안 등 2명에게 돌아갔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에 데이비드 줄이어스(왼쪽)와 아뎀 파타푸티안 등 2명에게 돌아갔다.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에 미국 과학자 데이비드 줄이어스(66)와 아뎀 파타푸티안(54) 등 2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의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온도와 촉각을 위한 수용체의 발견' 연구 공로를 인정해 2명의 과학자를 2021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 크로나(약 13억 5000만원)가 지급된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의학상은 더위와 추위, 촉각을 감지하는 인간의 능력을 만드는 온도와 촉각 수용체를 발견한 결정적인 공헌을 한 2명의 과학자에게 수여한다"며 "일상 생활에서 여기는 이러한 감각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온도와 압력을 인지할 수 있는 신경 자극이 어떻게 시작되는제지에 관한 문제는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해결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줄리어스 교수는 열에 반응하는 열에 반응하는 피부의 신경 말단에 있는 감각기를 알아내기 위해 열감을 유발하는 고추의 화합물인 캡사이신을 활용했다.

파타푸티언 교수는 압력 감지 세포를 활용해 피부와 내부 장기의 기계적 자극에 반응하는 새로운 종류의 센서를 발견했다. 이 발견은 인간 신경계가 열과 냉기, 기계적 자극을 감지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빠르게 넓힐 수 있도록 도왔다.

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우리 감각과 환경 사이 복잡한 상호 작용에 대한 이해에 중요하면서도 누락됐던 연결고리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아뎀 파타푸티언스크립스연구소 하워드휴스 의학연구소 박사는 레바논 출신 미국인이다.

파타푸티언 박사는 아르메니아인의 후손으로 수십만명의 사망자를 내며 15년간 이어진 레바논 내전을 겪으며 자랐다.

18세가 되던 1986년 형제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대학 입학 전에는 1년간 피자를 배달하고 아르메니아 신문에 점성술 기사를 기고하는 등 잡다한 일을 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에서 의학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면서 연구소에 들어간 그는 "기초연구와 사랑에 빠졌다"면서 "그게 내 직업의 항로를 바꿨다"고 말했다.

파타푸티언 박사는 "레바논에서는 과학자란 직업에 대해 알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파타푸티언 박사는 신경계에 흥미를 갖게 됐지만 촉감과 통감(痛感) 연구에 더 끌리게 됐다고 말했다. 뇌 자체보다는 이런 감각 체계 연구가 더 쉬워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감각 신경세포가 압력이나 온도 같은 물리적 힘을 어떻게 알아채느냐 하는 문제는 잘 이해되지 않고 있었다"며 "잘 이해되지 않은 분야를 찾아내면 파고들기에 좋은 기회다"라고 말했다.

함께 상을 탄 데이비드 줄리어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SF) 교수는 자신이 태어난 뉴욕 브루클린 인근의 에이브러햄링컨고교 때 직업으로서의 과학자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에는 마이너리그 야구선수 출신의 물리학 교사가 있었는데 그가 야구공의 궤적을 계산하는 법을 설명하는 것을 듣고 과학에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줄리어스 교수는 "그는 내게 '어쩌면 나는 과학을 해야 할지도 몰라'라고 생각하게 해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과 컬럼비아대학에서 대학원, 박사 후 과정을 밟으면서 자연의 사물들이 인간 수용체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줄리어스 교수에 따르면 인간의 생존에 고통보다 더 중요한 감각기관은 없는데도 이보다 더 부실하게 알려진 분야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줄리어스 교수의 연구실은 타란툴라 독거미와 독사인 산호뱀의 독소, 고추의 캡사이신, 서양 고추냉이와 와사비의 톡 쏘는 화학성분 등 자연계의 다양한 물질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두 과학자는 서로 독립적으로 연구했지만 그들의 연구 분야는 상당 부분 겹치는 것이기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파타푸티언 박사는 "우리가 둘 다 온도 감각을 연구하던 초기에는 우리 사이에 건전한 경쟁이 있었다"며 "위대한 과학자들과 함께 일하며 경쟁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며 데이비드는 틀림없이 그런 과학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수상자가 발표 시간이 수상자들이 사는 곳에선 새벽 2시 반이었기 때문에 노벨위원회는 수상 소식을 사전 통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매년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탓에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노벨 생리의학상은 생리학이나 의학에서 뛰어난 업적을 보인 사람에게 수여하는 노벨상이다. 지난 1901년 제정된 이래 지난해까지 총 111차례 222명에게 수여됐다.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탄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이호왕(93) 고려대 명예교수가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을 확률이 높은 연구자 중 한 명으로 꼽혔었다. 

세계적 학술정보 분석기관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이호왕 명예교수를 올해 생리의학상 분야에서 선정한 우수 연구자 5명 중 한 명으로 유일한 한국인이다.

올해 노벨상 발표는 4일 생리의학상 발표를 시작으로 11일까지 물리·화학·문학·평화·경제 분야에 걸쳐 차례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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