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노벨 문학상 난민 출신 탄자니아 작가 '구르나'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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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노벨 문학상 난민 출신 탄자니아 작가 '구르나' 선정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10.0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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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한림원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탄자니아의 소설가인 압둘라자크 구르나로 작품에서 드러나는 식민주의에 대한 단호하고 연민 어린 통찰이 수상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탄자니아의 소설가인 압둘라자크 구르나로 작품에서 드러나는 식민주의에 대한 단호하고 연민 어린 통찰이 수상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올해 노벨 문학상의 영예는 탄자니아의 소설가인 압둘라자크 구르나(73)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탄자니아의 소설가인 압둘라자크 구르나로 작품에서 드러나는 식민주의에 대한 단호하고 연민 어린 통찰이 수상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탄자니아 출신인 구르나는 주로 영국에서 영어로 작품을 써왔다. 1948년생인 그는 아프리카 동해안의 섬인 잔지바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1960년대 말 영국 잉글랜드에 난민 자격으로 도착했다.

최근 은퇴하기 전까지 영국 켄트대에서 영어·포스트콜로니얼 문학 교수를 지내면서 10편의 장편소설과 다수의 단편소설을 펴냈다.

개인적 경험으로 난민으로서 겪은 혼란이 그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됐다. 그는 21세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스와힐리어가 모국어였지만 곧 영어가 그의 문학적 도구가 됐다.

1990년 전후 동아프리카에서의 탐구 활동을 토대로 1994년 출간한 네 번째 소설 '파라다이스'(Paradise)는 그가 작가로서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한림원은 "파라다이스는 성년에 관한 이야기이자 서로 다른 세계와 신념 체계가 충돌하는 슬픈 러브 스토리"라고 평가했다.

난민 경험을 소설로 다루면서 그의 초점은 정체성과 자아상에 집중됐다.

등장인물들은 문화와 대륙 사이에서의 틈, 과거의 삶과 새롭게 떠오르는 삶의 틈에 놓인 자신을 발견하는데, 이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불안정한 상태를 뜻한다고 한림원 측은 해석했다.

구르나는 의식적으로 관습과 단절하며 토착민의 관점을 강조하기 위해 식민주의 시각을 뒤집었다고 평가받는다.

노벨 문학상은 1901년부터 올해까지 총 114차례 수여됐으며 제1·2차 세계대전 기간 등 7차례(1914년, 1918년, 1935년, 1940∼1943년)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올해까지 상을 받은 사람은 총 118명으로, 여성 수상자는 16명이다.
수상자 성별에 따른 격차만큼 대륙, 국적별 격차도 크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역대 수상자들의 국적 중 프랑스가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13명, 영국 12명, 스웨덴 8명, 독일 8명 등 수상자 대부분이 미국, 유럽 국적자였다.

비서구권 최초 수상자는 1913년 인도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다.

이후 수상자 중 비서구권 국적자는 칠레·일본·남아프리카공화국 2명, 콜롬비아·이집트·과테말라·중국 등 1명으로 총 20명이 되지 않았다.

가장 마지막으로 수상이 이뤄진 비서구 국적 작가는 2012년 중국의 모옌이었다. 비서구권 출신 작가로는 일본 출생이나 후에 영국 국적을 취득한 가즈오 이시구로가 2017년 수상한 바 있다.

공동 수상이 잦은 과학 분야와 달리 문학상에서 공동수상은 1904년, 1917년, 1966년, 1974년 4회만 있었다.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중 2명이 수상을 거부하기도 했다.

소설 '닥터 지바고' 등을 쓴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1958년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수락했지만, 당시 소련 정부 압력과 소련 작가 동맹의 비판에 결정을 번복하고 수상을 거부했다.

프랑스 철학자·작가인 장 폴 사르트르도 1964년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수상을 거부했다. 작가 본인이 줄곧 공식적인 상은 거부해왔기 때문에 이 상 역시 받지 않았다.

최연소 수상자는 '정글북'을 쓴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으로 1907년 41세의 나이로 수상했다.

최고령 수상자는 2007년 88세의 나이로 상을 받은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대부분 문학성을 인정받은 소설가, 시인, 극작가다. 1901년 최초의 수상자는 프랑스 시인 르네 쉴리 프리돔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문학가가 아닌 독일 역사학자 테오도어 몸젠이 수상자로 선택됐으며, 이후 철학자 중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1953년에는 정치가인 윈스턴 처칠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는 파격적 결정도 있었다.

2016년에는 포크록의 전설로 불리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이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평론가들 사이에 논쟁이 촉발됐다. 작가이기보다는 음악인으로 분류되는 인물이 문학상을 받은 것은 1901년 노벨 문학상을 처음 시상한 이래 처음이었다.

한편 노벨 문학상의 최근 행보가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2018년에는 '미투'(#Me too) 파문으로 심사위원이 잇따라 사퇴해 수상자를 결정하지 못해 2019년 한꺼번에 2년 치 수상자를 선정했다.

2019년에는 수상자 중 한 명인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의 유고 전범 지지 행적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1960∼2020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및 주요 작품

▲ 2021년: 압둘라자크 구르나(탄자니아·소설가)

= '순례자의 길' '낙원' '바닷가에'

▲ 2020년: 루이즈 글릭(미국·시인)

= '아킬레스의 승리' '아라라트' '야생 붓꽃'

▲ 2019년: 페터 한트케(오스트리아·소설가, 극작가)

= '관객모독' '마을들을 이리저리 걷다' '반복' '여전히 폭풍'

▲ 2018년: 올가 토카르쿠츠(폴란드·소설가)

= '야곱의 책들'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플라이츠'

▲ 2017년: 가즈오 이시구로 (영국·소설가)

= '창백한 언덕 풍경' '남아있는 나날' '나를 보내지 마' '녹턴'

▲ 2016년: 밥 딜런(미국·시인 겸 가수)

= 미국 노래의 전통 내에서 시적인 표현을 창조

▲ 2015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벨라루스·저널리스트/작가)

▲ 2014년: 파트리크 모디아노(프랑스·소설가)

=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도라 브루더' '슬픈 빌라' 등

▲ 2013년: 앨리스 먼로(캐나다·소설가)

= 단편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 '소녀와 여인들의 삶'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 2012년: 모옌(중국·소설가)

= '붉은 수수밭'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

▲ 2011년: 토머스 트란스트뢰메르(스웨덴·시인)

= '창문들 그리고 돌들' '발트해' '기억이 나를 본다'

▲ 2010년: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페루·소설가)

=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녹색의 집'

▲ 2009년: 헤르타 뮐러(독일·소설가)

= '저지대' '우울한 탱고'

▲ 2008년: 르 클레지오(프랑스·소설가)

= '조서' '사막' '대홍수'

▲ 2007년: 도리스 레싱(영국·소설가)

= '마사 퀘스트' '다섯'

▲ 2006년: 오르한 파무크(터키·소설가)

= '내 이름은 빨강' '하얀성'

▲ 2005년: 해럴드 핀터(영국·극작가)

= '축하' '과거 일들의 회상'

▲ 2004년: 엘프레데 옐리네크(오스트리아·소설가)

= '피아노 치는 여자' '욕망'

▲ 2003년: J M 쿳시(남아공·소설가)

= '불명예'

▲ 2002년: 임레 케르테스(헝가리·소설가)

= '운명'

▲ 2001년: V. S. 네이폴(영국·소설가)

= '도착의 수수께끼'

▲ 2000년: 가오싱젠(중국·극작가)

= '영산(靈山)'

▲ 1999년: 귄터 그라스(독일·소설가)

= '양철북'

▲ 1998년: 주제 사라마구(포르투갈·소설가)

= '눈먼 자들의 도시' '수도원의 비망록'

▲ 1997년: 다리오 포(이탈리아·극작가)

=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

▲ 1996년: 비슬라바 쉼보르스카(폴란드·시인)

= '끝과 시작'

▲ 1995년: 셰이머스 히니(아일랜드·시인)

=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

▲ 1994년: 오에 겐자부로(大江建三郞·일본·소설가)

= '개인적 체험'

▲ 1993년: 토니 모리슨(미국·소설가)

= '재즈' '빌러브드'

▲ 1992년: 데렉 월코트(세인트루시아·시인)

= '또 다른 삶'

▲ 1991년: 나딘 고디머(남아공·소설가)

= '보호주의자'

▲ 1990년: 옥타비오 파스(멕시코·시인)

= '태양의 돌'

▲ 1989년: 카밀로 호세 세라(스페인·소설가)

= '파스쿠알 두아르테 일가'

▲ 1988년: 나기브 마푸즈(이집트·소설가)

= '도적과 개들'

▲ 1987년: 요세프 브로드스키(미국·시인)

= '연설 한 토막' '하나도 채 못 되는'

▲ 1986년: 월레 소잉카(나이지리아·극작가)

= '사자와 보석' '해설자들'

▲ 1985년: 클로드 시몽(프랑스·소설가)

= '사기꾼'

▲ 1984년: 야로슬라프 세이페르트(체코슬로바키아·시인)

= '프라하의 봄'

▲ 1983년: 윌리엄 골딩(영국·소설가)

= '파리 대왕'

▲ 1982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콜롬비아·소설가)

= '백년 동안의 고독'

▲ 1981년: 엘리아스 카네티(영국·소설가)

= '현혹'

▲ 1980년: 체슬라브 밀로즈(폴란드/미국·시인)

= '대낮의 등불' '이시의 계곡'

▲ 1979년: 오디세우스 엘리티스(그리스·시인)

= '방향' '제1의 태양'

▲ 1978년: 아이작 싱어(미국·소설가)

= '고레이의 사탄'

▲ 1977년: 비센테 알레익산드레(스페인·시인)

= '파괴, 또는 사랑'

▲ 1976년: 솔 벨로(미국·소설가)

= '허조그' '새믈러 씨의 혹성'

▲ 1975년: 에우제니오 몬탈레(이탈리아·시인)

= '오징어의 뼈' '기회'

▲ 1974년: H.마르틴손(스웨덴·시인)

= '아니 아라 '

E.욘손(스웨덴·소설가)

= '해변의 파도'

▲ 1973년: 패트릭 화이트(호주·소설가)

= '폭풍의 눈'

▲ 1972년: 하인리히 뵐(독일·소설가)

= '기차는 늦지 않았다'

▲ 1971년: 파블로 네루다(칠레·시인)

= '지상의 주소'

▲ 1970년: 알렉산드르 솔제니친(구 소련·소설가)

= '수용소 군도'

▲ 1969년: 새뮤얼 베케트(아일랜드·소설/극작가)

= '고도를 기다리며'

▲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일본·소설가)

= '설국'

▲ 1967년: 미겔 아스투리아스(과테말라·소설가)

= '과테말라의 전설집'

▲ 1966년: S.요세프 아그논(이스라엘·소설가)

= '출가'

넬리 작스(스웨덴·시인)

= '엘리'

▲ 1965년: 미하일 솔로호프(구 소련·소설가)

= '고요한 돈강'

▲ 1964년: 장 폴 사르트르(프랑스·철학가/작가)

= '구토'

▲ 1963년: 게오르게 세페리스(그리스·시인)

= '연습장'

▲ 1962년: 존 스타인벡(미국·소설가)

= '불만의 겨울'

▲ 1961년: 이보 안드리치(유고슬라비아·시인)

= '드리나강의 다리'

▲1960년: 생=종 페르스(프랑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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