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락의 채권을 부탁해] ②채권 투자도 손실을 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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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락의 채권을 부탁해] ②채권 투자도 손실을 볼 수 있다고?
  • 공동락 대신증권 채권애널리스트
  • 승인 2019.06.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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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락 채권 애널리스트
공동락 채권 애널리스트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 겸 채권 애널리스트] 채권 투자를 권하는 사람들이 주식에 비해 채권이 주는 매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언급할 때 가장 먼저 내세우는 장점은 채권은 `좀처럼` 원금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원금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채권을 발행한 채권자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범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하지만 실제로 채권시장에서는 채권자의 채무불이행 위험뿐만 아니라 운용수익률을 떨어뜨리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수익률을 마이너스로 만들 수 있는 위험이 적잖게 산재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처럼 채무불이행에 대한 위험 외에도 이른바 원금을 잃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이번에도 역시 은행의 정기예금을 기준으로 각종 논의를 진행하겠다. 또한 여기서 사용되는 수치나 가정들은 경우에 따라 다소 극단적일 수 있으나 의미 전달을 위한 것인 만큼 독자 여러분들의 넓은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채권 만기전에 팔면 어떤 일이 생기나

사실상 채권 매수와 동일한 의미를 지니는 은행의 정기예금을 가입한 투자자가 있다. 이 투자자가 가입한 정기예금의 만기는 1년이며, 은행은 채무불이행 위험이 거의 없는 매우 탄탄한 재무구조를 지닌 은행이다.

이 투자자는 1년 만기로 예금을 가입한 만큼(채권을 매수한 만큼) 지금부터 만기인 1년이 지나면 원금과 함께 지급하기로 한 이자를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 여기서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원래 만기까지 투자자가 아무런 동요를 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다.

채무불이행 위험이 없다고 가정한 만큼 채무자인 은행은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고, 채권자인 투자자는 그 돈을 그대로 받으면 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 100% 완벽하게 계획대로 이뤄지진 않는다.

가입 당시 만기까지 가기로 한 것과 달리 투자자에게는 중간중간에 돈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한다. 급한 김에 다른 방식으로 돈을 융통할 수도 있으나 결국 가입한 예금을 깨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은행은 당초 1년만큼 돈을 예금 가입자에게 빌리기로 한 만큼 중간에 예금 상환을 요구할 경우 처음에 지급하기로 한 이자를 모두 챙겨주지 않는다. 중간에 계약을 깬 만큼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물론 보통의 경우 은행은 원금은 그대로 돌려주고, 지급하기로 한 이자를 다소 줄이는 방식으로 돈을 지급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원금은 유지가 되겠으나, 원래 받기로 돈을 모두 받지 못한 것은 예금을 가입한 입장에서는 기회의 손실이다.

그러면 예금 가입자의 경우를 채권의 경우로 바꿔 좀 더 현실적으로 채권 투자자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여기서도 여전히 유지되는 가정은 채권을 발행한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위험은 없다는 것이다.

일정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기로 했던 채권 투자자가 중간에 자금이 필요할 경우 이 투자자는 보유 중인 채권을 유통물 형태로 다른 투자자에게 매도하기로 한다. 그런데 이 채권이 매도되는 가격에 따라 투자자는 손실을 볼 수도,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이득을 볼 수도 있다.

과연 어떤 일이 발생한 것일까? 처음에 투자자가 매수한 채권의 금리가 n%였다고 하자. 당연히 이 채권 투자자가 손실을 입지 않기 위해서는 n%만큼의 금리로 유통시장에 채권을 매도한다면 투자자는 손실을 보지 않는다.

하지만 시중에서 형성되는 금리는 항상 변한다. 금리가 변하는 이유들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가장 손쉽게 거론할 수 있는 것은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자금을 공급하는 측과 자금을 수요하는 측이 서로 적절하다고 평가하는 금리가 달라지는 경우(시장금리의 변화)다.

시중 금리의 기존이 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채권금리는 채권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지만, 기준금리 수준과의 차이가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 사진= 연합뉴스
시중 금리의 기존이 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채권금리는 채권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지만, 기준금리 수준과의 차이가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 사진= 연합뉴스

예를 들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종전보다 더 높은 이자를 지불하더라도 돈을 빌리는 사람들이 증가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앞서 n%만큼 이자를 지급하기로 한 채권을 이와 같은 상황에서 매도한다고 하면 새로운 투자자들은 n%보다 높은 금리(n+α)%를 요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채권을 발행한 채권자는 정해진 기한에 이자를 이미 n%로 지급하기로 약속한 만큼 결국 (n+α)%의 금리에 대한 지급을 책임지는 사람은 처음에 채권을 매수한 사람이다. 만기까지 채권을 그대로 보유한다면 그냥 원금에 n%만큼의 이자를 받을 수 있겠으나, 중간에 자금이 필요해 채권을 매도한다면 (n+α)%의 이자를 주는 조건(보유하고 있는 채권 가격을 낮춰서)으로 다른 투자자들에게 채권을 넘겨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서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α의 크기는 기존 채권 보유자에게는 경우에 따라서 원금이 줄어들 정도로 큰 규모일 수도 있다(보다 엄밀하게 n%의 이자에 대한 기회 손실분까지 감안하면 α값이 0보다 크기만 하다면 기존 채권보유자는 손실을 입는다).

하지만 보유 중인 채권을 중간에 매도한다고 해서 무조건 손실이 발생하진 않는다. 바로 이와 같은 손실이 아닌 이득을 보는 경우가 은행의 정기예금 가입과는 다른 채권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자본이득이다. 시중금리가 상승할 수도, 하락할 수도 있는 확률이 모두 존재하는 만큼 금리가 하락해서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가 이득을 보는 경우 역시 일종의 위험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금리는? 나빠질땐?

편의상 앞서 n% 금리로 채권을 매수한 투자자가 향후 금리가 하락했을 경우에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보자. 앞선 채권투자자가 손실을 보는 경우는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경우였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늘어 시중금리가 하락하는 경우다. 당초 n% 금리를 지급하기로 한 채권의 발행자는 역시 이미 발행 과정에서 향후에 돌려주기로 한 원금과 이자가 모두 확정된 상태로 금리가 빠졌을 때 얻는 이득은 고스란히 기존에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시중금리가 낮아져 n-α%만큼의 이자만 지급하는 조건(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가격 상승)이라도 채권을 사겠다는 새로운 투자자가 있다고 할 때, 당초 n%를 받기로 한 기존 채권투자자는 수익을 챙기고 채권을 매도할 수 있다. 여기서 α는 기존 채권 투자자에게는 일종의 자본이득(유가증권을 매매해서 발생한 이득)이며, 이자로 지급받기로 한 수익과는 다른 수익 체계를 지닌다.

일반적으로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경기가 좋아지는 것보다 나빠지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류된다. 이처럼 채권 투자자들이 비관적인 경기 인식에 다소 편향된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격상승 혹은 자본이득을 기대한다는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이처럼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려는 채권 투자자들의 편향은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가격 변화로 인한 손실이나 이득은 모두 만기 이전에 채권을 매도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 공동락은 대신증권 Research & Strategy 본부에서 이코노미스트 겸 채권 애널리스트로 재직중이다. 이데일리 채권전문기자로 출발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채권 투자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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