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가 "코스피 3000선" 연내 전망 상향조정 잇따라
월가에선 S&P500 6000선 전망하는 전략가도 등장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글로벌 주식시장에는 모처럼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이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미 3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증시와 일본 증시도 신고가를 새로 썼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연말 코스피 전망의 상향 조정이 잇따르면서 코스피 3000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모든 자산이 다 오르는 것을 뜻하는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의 대표주자 격인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점차 고조되고 있어 그 배경과 향후 전망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 금리인하 기대감에 엔비디아 훈풍 더해져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금리인하 기대감'이다. 미국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시장의 기대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이며 6월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고, 스위스 중앙은행은 주요국 중 처음으로 금리인하에 나섰다. 그간 상당한 악재가 됐던 금리인상 시대의 끝에 도달했음이 곳곳에서 확인되면서 투자심리가 대폭 개선된 것이다.
일본증시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일본은행(BOJ)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상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5.6% 상승했다. 일본은행이 여전히 완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급격하게 기준금리가 인상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일본 증시에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금리인하 기대감과 동시에 인공지능(AI) 모멘텀에 강하게 불이 붙은 점도 증시 랠리를 이끈 계기가 됐다.
실제로 최근 주식시장은 주요 경제지표나 연준 인사들의 발언, 혹은 FOMC 결과를 앞둔 경계감보다도 AI 대표주자인 엔비디아의 움직임에 더욱 크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3월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시장 내에서는 1~2월 물가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한 데 따라 경계심리가 상당히 강했으나, 엔비디아 주가가 반등하면서 19일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의 흐름이 향후 글로벌 증시를 좌우한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엔비디아의 영향력이 강해졌으며, 최근 엔비디아의 성장세는 글로벌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증시, AI 모멘텀에 밸류업 기대감까지
국내증시 역시 AI 모멘텀 속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 흐름을 지속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며, 이것이 전체 시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로 경기 사이클은 둔화없이 연장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기에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점차 회복되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조업 사이클 회복은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글로벌 수요에 의존하는 한국 시장에는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라는 것.
그는 "글로벌 제조업 회복기에 한국의 주력산업인 반도체는 시장보다 초과 수익을 보여왔다"며 "여기에 금리인하로 글로벌 수요 확대가 함께 진행된다면 반도체 업종의 초과 성과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5월로 예정된 밸류업 프로그램 2차 발표 또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은 제도 개편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제도는 개편될 것으로 기대하며, 총선 결과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금보다 주주환원을 강화시키거나 국고채 금리가 하락한다면 주식시장 전반을 들어올릴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4월 국내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또한 우호적인 요인이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전망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점도 우호적 소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금리와 달러에 대한 부담이 완화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고, 수출 전망이나 이익에 대한 기대도 크게 훼손될 개연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등락범위가 높아진 상태에서의 흐름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3000 전망"...증권가, 잇따라 연내 전망 상향조정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3000 시대에 대한 낙관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24년 연간 목표치를 310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병연 투자전략 총괄은 "그동안 한국 증시가 글로벌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한 원인은 실적에 대한 의구심에 기인한다"며 "2024년 코스피 순이익 증가율은 현재 50.6%로 여타 기업은 달성 가능성 확대 중이며 관건은 삼성전자"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양호하다면 지수 상승의 확산이 커질 수 있다는 것. 이에 현재 기준 코스피가 향후 10%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코스피 3000 시대를 예상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밴드를 2300~2750선에서 2500~3000선으로 추가 상향 조정한다"며 "AI 성장에 따른 반도체 실적 개선, 밸류업 프로그램, 기준금리 인하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코스피 12개월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 8.5% 적용시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배(현재 PBR 0.9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이를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의 현재 대비 기대 수익률은 10~11%, 코스피 2900~3000선으로 추정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 또한 코스피 전망치 상향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경민 연구원은 "2024년 하반기 채권금리, 달러화 하향안정과 함께 위험선호 심리 개선을 수반한 글로벌 증시 강세 전망을 유지힌다"며 "2024년 코스피 타겟은 2850선이나, 추후 실적 전망의 변화,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시성 등을 감안해 타겟 상향조정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언급했다.
월가에선 S&P500 6000선 전망도 나와
월가에서는 미 증시에 대한 연간 전망 상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이 올해 미국 S&P500 지수 목표치를 기존 4750에서 5500선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는 월가에서 가장 높은 전망치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와 UBS는 5400선을 제시한 바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마니쉬 카브라 주식전략 책임자는 "S&P500 지수가 AI 열풍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에 힘입어 상승 랠리를 지속할 것"이라며 "AI 기술 발전에 따른 빅테크 실적 개선을 근거로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고 강조했다.
23일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연말 S&P500 지수의 목표치를 5200선으로 유지한다"면서도 "다만 빅테크들이 이끄는 장세가 이어진다면 지수는 15% 추가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2일 종가 기준 5200선대에 머물고 있는 S&P500 지수가 15% 추가 상승할 경우 6000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연준의 금리인하와 경제성장 궤적이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돼있어 현재의 예측을 유지한다"면서도 "그러나 빅테크들의 가치가 계속 커진다면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3배에 도달하고, 지수는 6000선까지 갈 것으로 보는 전략가들도 있다"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