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프라스, 야당 지지로 구제금융 법안 의회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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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프라스, 야당 지지로 구제금융 법안 의회 통과
  • 정리=김대호기자
  • 승인 2015.07.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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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집권당 분열... 곧 유로존과 공식 협상 시작할 듯

그리스 의회가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를 위한 법안들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그리스가 유로존 회원국과의 공식 협상을 곧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연립정부 다수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내 강경파 의원들의 이탈표가 대거 발생해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입지에 상당한 타격을 줬다.

▲ 860억 유로(약 108조원) 규모의 3차 구제금융 개시를 위한 4개 법안들을 표결한 그리스 의회. /연합뉴스

그리스 의회는 16일(현지시간) 새벽 실시한 부가가치세 인상과 연금 삭감, 통계청 독립성 강화, 재정 지출 자동삭감 등 4개 법안을 표결에 부쳐 전체 의원 300명 가운데 229명의 찬성표를 얻어 통과시켰다.

표결에서 시리자 의원 149명 가운데 강경파인 '좌파연대' 소속과 국민투표 후 사임한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재무장관 등 39명이 반대(32명)와 기권(6명), 불참(1명) 등으로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았다.

반면 연정 소수당인 독립그리스인당(ANEL)과 보수 성향의 제1야당인 신민주당(ND), 중도 성향의 제3야당 포타미 등은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 13일 그리스에 3년 동안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협상을 개시하는 조건으로 그리스에 15일까지 4개 법안을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그리스가 이날 의회 처리로 협상 개시 조건을 충족함에 따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이날 전화회의를 열어 협상 개시와 단기자금 지원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치프라스 총리는 표결에 앞선 연설에서 "동의할 수 없는 협상안에 합의하는 것과 무질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볼프강 쇼이블레(독일 재무장관)의 계획인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며 찬성표를 호소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또 그리스가 정부 부채 만기를 30년 연장하는 등 부채 경감이 필요하다는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를 인용해 이번 협상에서 채무 재조정을 얻어냈다고 강조했지만, 당내 강경파를 설득하지 못해 연정이 붕괴할 가능성도 생겼다.

시리자의 좌파연대를 이끄는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에너지부장관 등은 드라크마화(유로존 가입 전 그리스 화폐) 복귀 등을 요구하며 협상안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나디아 발라바니 재무차관 역시 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어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치프라스 총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들 의원 외에도 시리자 중앙위원회 위원 201명 가운데 107명은 전날 합의문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시리자의 내분이 격화했다.

 

▲ 3차 구제금융 관련 법안의 의회 표결을 앞두고 15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격렬한 긴축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그리스 공공부문 노총은 긴축정책을 수용한 합의문에 항의하는 24시간 파업을 벌였으며, 의회 앞 신타그마 광장에는 1만2,000여명이 모여 긴축 반대를 촉구했다.

일부 청년들은 화염병을 던지고 도로의 쓰레기통을 태우거나 현금자동인출기를 부수는 등 폭력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했다.

그리스 약사협회도 합의안에 약국 면허와 일반의약품 개방이 포함된 것에 항의해 전날 약국 문을 닫고 아테네 시내에서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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