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통신] 노르웨이 로포텐 국립공원, 관광객에게 '배변봉투' 지급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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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통신] 노르웨이 로포텐 국립공원, 관광객에게 '배변봉투' 지급 까닭은  
  • 노르웨이=이철규 통신원
  • 승인 2023.06.3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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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로포텐, 로포토덴 국립공원 인간 배설물로 자연훼손 골치
지역주민 정원까지 침범해 배설한 얌체 관광객도 있어
식수원의 2차 오염 심각, 인간 배설물 지도 만들기도
이철규 통신원
이철규 통신원

[노르웨이=이철규 통신원] 노르웨이 북서부의 대표 관광지 로포텐(Loften)제도 지자체에서 로포토덴(Lofotodden)국립공원 을 찾은 관광객에게 배변 봉투를 지급할 계획을 발표했다.

노르웨이 공영 방송 엔알코(NRK)는 최근 로포토덴(Lofotodden)국립공원 인근 주민들이 관광지 주변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화장실이 아닌 곳에서 급한 볼일을 보는 통에  피해가 심각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 했다.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로포토덴(Lofotodden)국립공원은 꾸준히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년 국립공원의 대대적인 자연환경조사를 진행하고있다.

노르웨이 자연 연구소(NINA, Norsk institutt for naturforskning)에서 진행한 관광지 주변의 환경 조사결과 지난해 6월 기준 인간 배설물은 2021년에 비해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울가 주변의 배변의 증가는 대장균 수치의 증가로 이어져 식수원의 오염을 가져오고 있고, 관광지 주변 지역주민들은 식수원의 오염으로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르웨이 북부 로포텐의 작은 섬들과 해안도로. 사진= 유튜브 자료화면 캡처
노르웨이 북부 로포텐의 작은 섬들과 해안도로. 사진= 유튜브 자료화면 캡처

국립공원의 인간 배설물 관리 개선을 위한 활동은 노르웨이 자연 연구소(NINA, Norsk Institutt for Naturforskning)와 노르웨이 생활과학대학(NMBU, Norges Miljø- og Biovitenskapelige Universitet)에서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로 로포토덴 국립공원의 인간 배설물과 화장지, 생리대, 쓰레기 등을 포함한 환경 모니터, 개선, 훼손된 자연 복원을 목표로 하고있다.

한편 국립공원내에서 지속적인 인간 배설물 증가로 골치를 알고 있던 지자체에서는 간이 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했지만, 간이 화장실 이용 저조 및 화장실 관리 소홀 등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지자체에서는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배변 봉투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노르웨이 자연연구소에서 진행한 로포토덴(Lofotodden)국립공원 배설물 지도. 사진= NRK 자료화면 캡처
노르웨이 자연연구소에서 진행한 로포토덴(Lofotodden)국립공원 배설물 지도. 사진= NRK 자료화면 캡처

배변 봉투의 지급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배변 봉투에 대해 들어본 적은 없지만 응답자의 75%는 무료로 사용 할 수 있다면 테스트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지자체에서는 400개의 배변봉투를 4주동안 관광객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성과에 따라 유료화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는 쇼핑센터 등 공공장소에서 화장실을 사용하기위해 1회에 10~20kr (한화 1200~2400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보편화 돼있다. 하지만 자본이 투여되지 않은 자연에서 배변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아 국립공원내 배변봉투 유료화나 유료 화장실 운영에 걸림돌도 많다 . 

로포토덴(Lofotodden)국립공원 배변봉투. 사진= NRK 자료화면
로포토덴(Lofotodden)국립공원 배변봉투. 사진= NRK 자료화면

한편 노르웨이 주요 관광지에서는 지자체가 받는 보조금은 주민 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 수 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이 찾는 지역의 방문자 기여를 통한 관광세 추진이 이어지고 있다.
 
로포텐은 최근 관광세 도입 시범 사업을 실행 중으로 노르웨이 북부 최북단 노드캅(Nordkapp)과 북유럽의 파리로 불리는 오로라의 도시 트롬쇠(Tromsø) 등 노르웨이 북부 인근 관광지 주변 6개 지자체에서도 관광세 도입을 검토 중이다.
 
천혜의 자연훼손을 방지를 위한 관광객에게 배변 봉투 지급 사업은 노르웨이 유명 관광지의 화장실 시설 제공, 쓰레기 등 폐기물 관리를 위한 공공 시설물 설치 관리를 위한 목적의 관광세 도입의 필요성 및 당위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번 시범 이후에 공감대가 형성되 배변 봉투가 유료화로 전환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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