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세상읽기](54) '전기 vs 수소' 불붙은 미래 트럭 패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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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세상읽기](54) '전기 vs 수소' 불붙은 미래 트럭 패권 전쟁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10.02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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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트럭, 선제적 인프라 구축·제작 편의 장점
수소트럭, 1회 주행거리 길고 충전시간 빨라
글로벌 상용차 업체, 전기·수소 모델 다각도 개발
친환경 트럭 자리를 두고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의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현대차 수소트럭 엑시언트 퓨얼셀모습. 사진제공=현대차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친환경 트럭 시장을 두고 수소트럭과 전기트럭이 양보 없는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트럭 시장에선 배터리보다 가벼운 수소연료전기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회 충전으로 80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 대형트럭의 상용화가 점쳐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전기트럭 vs 수소트럭 장단점

전기트럭은 기존에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고 제작이 쉬운 장점이 있다. 전기트럭의 원리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이 차량을 움직이는 방식이며 이미 상당 부분 기술 개발이 진행된 리튬이온배터리가 장착돼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또한 전기트럭은 출발과 동시에 최대 토크를 낼 수 있어 가속 능력이 탁월하며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지 않아 디젤트럭과 비교해 정숙성이 우수하다. 차체 바닥에 배터리가 탑재돼 무게 중심이 낮고 선회성이 뛰어나며 가감속시 안정성도 우수하다. 

다만 대부분의 전기트럭이 고출력·고중량 배터리를 장착해야 해 1회 주행거리가 300km 안팎에 그치는 점과 충전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은 단점이다. 전 세계 완성차업체는 전기트럭의 배터리용량을 늘리고 충전속도를 높이는 식으로 성능을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수소트럭은 수소저장 탱크가 전기차 배터리보다 가벼워 1회 주행거리를 1000km 가까이 늘릴 수 있으며 충전속도도 10분 이내로 빠른 게 장점이다. 수소트럭의 원리는 트럭에 수소연료전지가 장착돼 수소를 전기 에너지로 바꾼다. 이후 연료전지서 자체 생산된 전기가 모터를 구동시켜 차량을 움직인다. 수소트럭은 수소와 산소의 결합으로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동력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주행 중에도 수증기만 배출해 친환경적이다. 

단 충전소 건설비용이 비싸고 수소 충전이 까다롭다는 게 단점이 있다. 현재까진 특정 지역에서 수소를 대량 생산해 충전소까지 파이프라인 또는 튜브 트레일러로 이동하는 ‘중앙공급(Off-site)’ 방식과 충전소에서 압축천연가스와 액화석유가스 등을 개질·수전해하는 ‘현지공급(On-site)’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테슬라의 전기트럭. 사진=연합뉴스

수소·전기 두 마리 토끼 사냥 나선 美·中·EU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트럭과 수소트럭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중국은 전기와 수소트럭 모델 동시 개발에 나서고 있고, 일본은 수소트럭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다임러트럭은 지난해 대형 전기트럭 e악트로스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또 볼보트럭은 올해 하반기 대형 전기트럭 FH·FM·FMX 양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동시에 양사는 지난해부터 수소연료전지 합작법인 '셀센트릭'을 출범하고 수소트럭 포트폴리고 강화 전략도 병향하고 있다. 이외에도 만트럭과 스카니아 등 다른 유럽 브랜드 또한 전기트럭 생산과 함께 장기적으로 수소트럭 제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미국 전기차의 대표주자 테슬라의 1회 충전 480~800km까지 주행 가능한 상용 전기트럭 '세미'를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는 다임러트럭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동시에 미국 PGE 포틀랜드 제너럴 일렉트릭과 전기트럭 전용 메가충전소 '일렉트릭 아일랜드'를 설치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 하이존 모터스는 미국서 대형 수소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스웨덴 마세르프라크트에 수소트럭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베이요텍과 제휴해 수소 공급 인프라 구축에 돌입했다.

중국 지리자동차는 싱글 침대·샤워실·냉장고 등을 갖춘 대형 전기트럭 '홈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홈트럭은 장거리 주행 때 주변 차량과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상호 통신 기능을 탑재했으며 부분 자율주행 기능도 구현했다. 반면 상하이자동차는 수소트럭에 집중한다. 상하이자동차는 수소트럭을 포함해 모두 10종을 2025년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은 수소트럭에 '올인'했다. 도요타-히노는 36톤 대형 수소트럭 '미라이'에 제2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해 1회 충전거리 480km를 구현했다. 지난해엔 도요타-히노-이스즈 3사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수소 상용차 개발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현대차 엑시언트 퓨얼셀.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 수소 트럭에 집중

현대차그룹은 수소트럭 양산에 집중하고 있다.  2020년 세계 최초로 수소 대형 트럭 '엑시언트'를 출시해 지난해까지 모두 140대를 스위스 시장에 수출한 현대차는 지난해 말 국내에 물류용 수소대형트럭을 시범 도입했다. 양산 및 출시, 운용까지 모두 노하우를 갖고 있는 회사는 현대차가 유일하다. 그 만큼 현재차는 수소연료전지 및 수소상용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가 수출한 수소트럭은 스위스에서 성능 검증을 마쳤다. 스위스는 국토 대부분이 산악지형으로 주행 난이도가 높은 스위스에서 엑시언트 퓨얼셀은 고장 없이 최대 18만km가 넘는 주행거리를 기록했다. 상용차는 승용차와 달리 적재물 중량에 따라 주행 강도 편차가 커 18만km 주행거리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현대차는 올해 엑시언트 퓨얼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수소연료전지를 포함한 보증기간을 5년, 50만㎞로 정했다. 강한 내구성에 대한 자신감이다. 스위스에는 현대차가 H2에너지와 합작사를 설립해 구독 형태로 차량을 공급했기에 보증기간이 필요 없었다. 충전비, 수리비, 보험료 등 모든 유지비를 포함한 ㎞당 정액요금을 산정해 부과하는 방식이었다.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지난 5월 기준 스위스에서는 엑시언트 퓨얼셀 47대가 주행 중이고 누적 주행거리는 360만㎞로 나타났다. 동급 디젤이 1㎞당 0.63㎏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가정했을 때 1년 8개월간 스위스 전역에서 2268톤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가져왔다.

현대차는 부품 공급난으로 인해 주춤했던 엑시언트 퓨얼셀 수출에도 차츰 속도를 붙인다. 스위스에만 2025년까지 1600대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도 내년부터 30대를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다만 상용 수소전기차에 적정한 수소연료전지 내구성을 확보하려면 승용 대비 10배가량 강화해야 한다. 현대차가 상용차 시장 공략을 위해 안고 있는 최대 과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한국공학한림원(NAEK) 포럼에서 연구실에서는 요구 성능을 이미 확보했고 3년 내 내구성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전기트럭 상품성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이어가고 있다”며 “세계 상용차 시장에서의 수소전기트럭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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