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줄어들자 은행들 문턱 낮춰…40년 주담대·10년 신용대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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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줄어들자 은행들 문턱 낮춰…40년 주담대·10년 신용대출 나왔다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5.0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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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4개월 연속 감소…최근 감소세 둔화
기업대출은 증가세…은행들 '표정관리'
하나 40년 주담대·국민 10년 신용대출 확산 주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로 가계대출이 연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 전반적으로 가계대출은 줄어들었지만 감소폭을 기업대출에서 메꾸는 추세다. 이에 은행들은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과 10년 만기 신용대출 등을 통해 가계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여기에 차기 정부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규제가 완화되면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계대출 소폭 감소…1월부터 4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31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3917억원으로 전월(703조1937억원) 대비 0.11%(802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1월(707조6895억원), 2월(705조9373억원)에 이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507조1968억원으로 전월(506조7174억원) 대비 4794억원 늘어났다. 

신용대출도 줄었다. 지난달 말 신용대출 잔액은 132조4606억원으로 전월(133조3996억원)보다 9390억원 감소했다. 3월 감소폭인 2조4579억원이나 2월 감소폭인 1조1846억원보다는 감소폭이 둔화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 등 자본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신용대출이 감소했다"면서 "대형 IPO 이슈 부재 등의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강화와 올해 1월부터 도입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등으로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은 지난 22일 "금리 인상과 자산시장 침체, 부동산거래 감소 등으로 가계대출은 시중은행 대부분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은 증가…2분기에도 견조한 성장 예상

은행들은 최근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가계대출은 줄었지만 기업대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아직 뚜렷하지 않은데다 금리까지 상승기에 돌입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들은 기업대출에 힘쓰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은 660조5558억원으로 전월(653조9072억원) 대비 10.16%(6조6486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시장에서 자본 조달이 어려워진 대기업들이 대출로 눈을 돌리면서 은행 기업대출 실적은 개선되는 추세다. 1분기 4대 은행의 평균 기업대출 증가율은 11.65%를 기록해 전년(7.85%)대비 2.8%포인트 증가했다. 

서영호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2일 "2분기에는 기업대출의 견조한 성장과 함께 가계대출 성장도 일부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 완화 등에 따라 규제 완화가 가시화될 경우 대출 수요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대출 확대…40년 주담대·10년 신용대출 등장

가계대출 감소세를 만회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은 대출 확대에 나서는 추세다. 지난달 하나은행이 40년 주담대를 출시한 데 이어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도 이달 40년 주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까지 최장 대출 기간은 35년이었지만 여기서 5년을 더 늘릴 수 있게 되면 DSR이 낮아져 전체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 

예를 들어 연봉 4000만원인 직장인이 연 4%로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할 경우 만기가 30년이라면 최대 2억8000만원만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만기를 40년으로 늘리면 약 3억2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신용대출 만기도 늘렸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분할 상환 방식 신용대출의 만기를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신용대출 만기 연장을 검토 중이다. 

대출금리도 인하한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KB직장인든든 신용대출'과 'KB스타클럽 신용대출' 금리를 각 0.2%포인트, 0.3%포인트 낮춘다. 지난달 일시적으로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45%포인트, 0.55%포인트 인하했던 것도 이달 말까지 연장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는 7월부터는 1억원 이상 모든 대출에 대해 DSR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대출 한도를 늘리고 싶다면 7월 이전에 대출을 받아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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