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①'매파' 변신한 연준...경착륙 이끌까
상태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①'매파' 변신한 연준...경착륙 이끌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4.06 1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이체방크 "연준 통화정책, 경제 불황 이끌 수 있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는 아시아 경제 우려 키워 
미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긴축 전환에 따른 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은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사진=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긴축 전환에 따른 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은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부의장으로 지명돼 상원의 인준을 기다리고 있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매파적 발언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급속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더 강력한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 공격적인 긴축 전환에 따른 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가 연장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이를 염두에 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준, 인플레이션 대응 위해 공격적 긴축 시사

브레이너드 이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이르면 5월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 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히며 "이르면 5월 회의에서 빠른 속도로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기 시작하고 금리를 연속으로 올림으로써 통화정책 긴축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경제지표가 양호하다면 연준은 더 강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연준의 강력한 긴축 전환을 시사한 이 발언은 미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시켰다. 

금융사인 케스트라홀딩스의 카라 머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며 미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알고 있는 것"이라며 "이 길은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스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궁극적으로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고 경제가 둔화될 것이며 주식시장은 이를 반영해야 한다"며 "당분간 주식시장은 힘든 몇 달을 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이체방크, 월가 은행 중 최초로 경기침체 우려

월가 주요 은행 중에서는 최초로 도이체방크가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하기도 했다. 

도이체방크의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폴커츠 란다우와 피터 후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연준이 경제를 연착륙시킬 것을 보지 않고 있다"며 "대신 우리는 더욱 공격적인 긴축 정책이 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가 40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과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는 이슈다. 지정학적 위기는 에너지와 식량 원자재 가격을 급등세로 이끌었고, 보다 공격적인 긴축 정책의 필요성을 강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미 경제를 다시 침체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 도이체방크의 설명이다. 

도이체방크는 정확한 경기침체 시기와 규모에 대해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내년 마지막 분기, 2024년 1분기 동안 미 경제는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고통스러운 경기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 도이체방크는 2024년 실업률이 5%를 넘는 경미한 수준의 불황을 예상하고 있다. 

CNN은 "주요 은행의 첫 번째 경기 후퇴 전망은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인해 2년 전에 시작된 경기회복을 끝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도이체방크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12개월 안에 최소한 3분의 1 경기후퇴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후퇴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또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35%까지 높아졌다고 말햇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국가들의 대러 제재는 최소한 세계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며 "경제는 쉽게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1973년 석유 금수조치가 에너지 가격을 치솟게 하고 세계를 경기침체로 몰아넣은 바 있는데,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준은 이것이 경기침체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말까지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로 인해 우리는 더 느린 경제 성장률을 갖게 되겠지만, 경기침체를 암시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지난달 연설을 통해 "과거 연준이 경기침체를 야기하지 않고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경제 연착륙을 할 수 있었던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과 싸우면서 경기침체가 오지 않을 것을 확신할 수는 없다"면서 "현재의 맥락에서 연착륙을 이끄는 것이 그리 간단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현재의 상황에서 간단한 것은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 코로나 봉쇄 연장은 경기둔화 우려 키워

아시아의 경우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처까지 더해지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더욱 확산되는 양산이다. 

중국 정부는 당초 3월28일부터 4월5일 새벽까지 8일간 상하이 지역을 봉쇄하려 했지만 확산세가 진정되지 못하면서 봉쇄 조처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중국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이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경제적 악영향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UBS는 중국 정부가 향후 수개월간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을 유지할 경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대로 둔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중국의 1분기와 2분기 GDP 성장률이 각각 1%포인트, 0.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전망에도 먹구름으로 작용한다.  

세계은행(WB) 역시 2022년 동아시아·태평양(EAP) 지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4%에서 5%로 하향조정하고, 여건이 더 악화되면 성장률이 4%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WB는 아시아 지역이 코로나19 폭풍을 이겨내고 있을 때 경제 지평선 너머에는 세 가지 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경기둔화, 그리고 연준의 통화정책이라는 것. 

WB는 "특히 중국의 경제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충격은 무역이 중국 시장을 향하는 아시아 지역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충격은 물자 공급을 방해하고 재정적 압박을 증가시킴으로써 이 지역에 가장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하이투자증권
자료=하이투자증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