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줄고 '매물' 증가... '호가'만 올라, 가격조정 신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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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래' 줄고 '매물' 증가... '호가'만 올라, 가격조정 신호인가?
  • 안은정 기자
  • 승인 2021.03.12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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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 전월대비 반토막
아파트 매수우위 지수 91.4로 '사자'보다 '팔자' 우세
전문가 "가격상승 임계점 신호"분석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713건이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713건이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안은정 기자] 설 이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는 추세다. 아파트 거래량이 대폭 줄고 매물이 조금씩 쌓이며 부동산 거래 절벽 조짐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미국발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졌고 6월부터 부과되는 보유세와 양도세 중과세로 인해 업계에서는 높게 치솟았던 부동산 가격 ‘조정’이 머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다만 신고가가 꾸준히 누적되고 있어 가격 ‘정상화’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713건으로 집계됐다. 5736건이 거래됐던 1월에 비해 절반 넘게 감소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더 두드러진다. 전년동월(8301건)보다 67.1% 줄었다. 거래량이 3000건 이하로 떨어진 건 20개월 만에 처음이다.

3월 거래량은 이날까지 218건으로 확인됐다. 3월 중순이 다가오는 것을 감안하면 전년동월(4419건)에 못 미칠 가능성도 높다.

경기도도 서울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부동산포털 매매현황에 기록된 2월 아파트 거래량은 1만3172건이었다. 전월과 전년동월보다 각각 27.9%, 58.7% 감소했다.

거래량은 줄어드는 반면 아파트 매물은 조금씩 늘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현재까지 누적된 아파트 매매 매물은 4만3911건이다. 6개월 전보다 8.5%늘었다. 경기도 아파트 매물 역시 10% 증가한 7만1727건으로 확인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추이. 자료제공=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추이. 자료제공=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꽁꽁 얼어붙자 현장에서는 집이 팔리지 않아 초조해하는 집주인이 늘어났고 부동산 가격 조정을 전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집이 팔리지 않아 호가를 내려야 하냐는 문의를 포함해 거래는 안 되는데 호가만 오르는 시장에 의문을 품은 글이 쇄도하고 있다.

매수우위 지수도 줄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조사하는 매수우위 지수는 8일 기준 91.4로 전주 94.1보다 2.7포인트 줄었다. 이 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지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부동산 가격 상승 임계점에 다다른 신호라고 분석한다. 또 집값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인 금리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보유세도 6월을 전후로 오를 것으로 예고돼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데 힘이 실린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겸임교수는 “호가가 오르거나 신고가 아파트가 나온다면 불안심리가 작동해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거래량은 오히려 줄었다”며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올라서 실수요자들이 시장에 화답하지 않는 관망세가 두드러지고 매도인과 매수자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어, 오는 6월이후 부동산 규제가 본격화하면 시장은 전과 다르게 방향을 완전히 틀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락세 반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최근 실거래가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장에 불신이 존재하고 집값의 주요 변수인 금리, 공시가격 인상 등에 따라 가격 변곡점이 도래한 것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 상승장이 여전히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다 6월을 기점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현재 매도호가와 매수호가의 간격이 넓어지고 있는데 어느 쪽이 우세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매물이 늘어나는 건 6월부터 중과되는 양도세에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물건을 내놓는 일시적 현상일 뿐 아직까지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신도시 개발로 인한 토지보상액이 시장에 풀리면서 아파트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은 0.28%올라 전주 인상률 0.29%보다 상승폭이 축소했고 서울과 지방은 각각 0.07%, 0.19%씩 상승폭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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