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는 글로벌증시 펀더멘털은... 美 '맑음', 中·유럽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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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는 글로벌증시 펀더멘털은... 美 '맑음', 中·유럽 '아직'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2.05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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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코로나19 완화세와 살아나는 경제지표에 증시 전망 밝아져
유로존 더블딥 우려 여전...2분기 돼야 경기 회복될 듯
빠른 회복 보여온 中, 유동성 회수 여부가 관건
미국의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4일(현지시각)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는 등 글로벌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4일(현지시각)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는 등 글로벌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에 장밋빛 전망이 물들고 있다. 일부 종목에 대한 투기적인 시각이 아니라, 시장 전반적으로 펀더멘털이 강해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최근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면서 이같은 장밋빛 전망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다만 유럽지역에서는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히 남아있고, 중국에서는 경기회복으로 인해 부양책을 철회하는 조짐이 엿보이면서 조심스러운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사상 최고치 쓴 뉴욕증시...장밋빛 물들다

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주 S&P500 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3.3% 급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특히 단순히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로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 아니라 증시를 둘러싸고 있는 전반적인 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더욱 의미있는 상승세로도 해석된다. 

월가 전문가들은 최근 미 증시의 강세 움직임이 경제지표의 개선과 그간 걸림돌이 됐던 코로나19 확산세가 한 풀 꺾인 점 등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달 8일 하루 30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수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10만명대로 뚝 떨어졌다. 지난 4일에는 12만16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하루에 20만명을 넘어서는 확진자가 발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미 경제전문지 배런즈는 "신규 확진자 수가 최고점에서 45% 이상 감소했고, 입원환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백신 접종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어 현재 65세 이상 미국인의 약 22%가 첫번째 접종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우려가 꺾이자 일부 지역에서는 봉쇄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했고, 이는 향후 경제에 대한 전망을 더욱 밝게 만드는 요인으로 경제학자들은 해석했다. 

호주 투자은행 맥쿼리는 "이미 여러 주에서 우리가 예측했던 것보다 빠르게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빠르게 개선된 미 경제지표...증시 전망 더 밝아져

미국의 경제지표도 긍정적이다. 

지난 3일 발표된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미 서비스 부문 구매관리지수(PMI)는 58.7을 기록, 8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은 물론 2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반적으로 이 지표가 50을 넘어서면 확장중임을 나타낸다. 

마켓워치는 "55를 넘어서는 것은 대개 광범위한 강세의 징후로 여겨진다"며 "미국의 더 나은 시기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경제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고용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4일 발표된 지난주 미 실업급여 청구건수는 77만9000건으로 집계돼 3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으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이는 5일 발표될 노동부의 고용보고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월 신규 일자리가 10만5000개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켓워치는 "미 고용지표의 개선은 지난 1월 정부의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서 기업들이 인력을 충원하거나 다시 데려왔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고용지표가 살아날 경우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역시 개선될 수 있어 경기회복세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그레고리 다코는 "우리는 표면 아래에서 스며들고 있는 성장세를 보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만일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중인 경기부양책까지 더해진다면 미 경제는 더욱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제시한 가운데 공화당 측과는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민주당은 공화당의 동의가 없더라도 부양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이 요구하는 조건들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어서 규모가 다소 줄더라도 부양책은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미셸 마이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코로나19의 억제와 경기부양책의 원투펀치로 인해 빠르게 살아날 것"이라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7.5%, 3분기에는 10%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긍정적인 여건 개선은 미 증시의 전망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JP모건은 "주식시장의 매수 심리가 지속됨에 따라 현재보다 20% 이상 급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세장의 모멘텀이 아직 소진되지 않았고, 투자자들은 주식과 상품에 대해 '비중확대'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펀드스트랫의 창립자인 톰리 역시 "지난 3일간 보인 변동성 감소는 주식시장을 앞으로 더욱 상승세로 이끌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S&P500 지수 흐름.
미국의 S&P500 지수 흐름.

유럽 경제는 여전히 우려 

미국을 둘러싼 증시 여건은 긍정적이지만, 유럽과 중국 등 다른 국가의 경우 신중해야 할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다. 

유럽연합(EU) 내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 모임을 뜻하는 유로존은 지난해 연간 -6.8% 마이너스 성장을 했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전분기대비 -0.7% 감소세를 보여 더블딥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회복되는 듯 했던 유럽 경제는 4분기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가 재차 확산되자 다시 고꾸라진 것이다.

봉쇄조치를 강화하는 국가들이 많아지자 경제도 고스란히 타격을 입었음을 보여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한 이동제한 장기화가 서비스 경기 둔화로 이어졌고, 이것이 3분기 반등하던 유로존 경제를 재차 침체국면으로 몰아넣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유럽지역에서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으면서 경제 반등을 기약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유럽지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봉쇄 조치는 풀리지 않고 있어 유로존 경기의 회복을 낙관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유로존의 GDP 성장률을 각각 3.9%와 4.2%로 전망했는데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각각 1.1%포인트, 1.0%포인트 하향조정된 것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경제의 반등은 역시 코로나19 재유행의 진정 여부가 변수"라며 "다만 2분기 이후 경기반등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빠른 경기회복 보인 중국...부양책 철회 여부가 관건

지난해 4분기 나홀로 V자 반등을 보였던 중국의 경우 증시 흐름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5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소폭 반등에 나섰지만, 여전히 3500선대에 머물며 1월 하순에 터치했던 3600선을 밑돌고 있다. 

중국 경제는 전세계 주요 국가들 중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로 인해 중국 정부가 유동성 회수에 나서면서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연초 유동성 회수에 나섰던 인민은행은 이후 증시가 흔들리자 유동성 조절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의 우려감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실제로 지난 4일 중국 인민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14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를 가동, 1000억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지만, 이날 만기가 도래한 역레포 물량 역시 1000억위안이어사 사실상 순공급량은 제로였다. 

앤드루 틸튼 골드만삭스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분기에도 중국의 GDP는 눈부시겠지만, 경제가 회복될수록 부양책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이는 부분"이라며 "국지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부활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이 두 가지 위험을 감안할 때 중국의 성장은 향후 몇달 안에 완만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틸튼 이코노미스트는 "전체적으로 볼 때 아시아 지역 성장에 대해서는 강세 시각을 유지하지면 중국은 어쩌면 기대에 못미칠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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