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주목! 이 종목] ③ 시장 이끈 '아마존·애플·구글'...내년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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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주목! 이 종목] ③ 시장 이끈 '아마존·애플·구글'...내년 향방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2.14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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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해외종목 순매수상위 10개 중 6개, '빅테크'株
빅테크, 팬데믹 탈출 역할했지만...규제 강화 리스크 직면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 규제 강화 가능성 지적도
월가 "기업해체 가능성은 제한적...오히려 매수 기회" 의견도
올해 이후 서학개미들은 빅테크 종목을 중점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이후 서학개미들은 빅테크 종목을 중점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흔히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 대해 '롤러코스터'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올해만큼 롤러코스터라는 표현이 잘 맞아떨어졌던 해도 드물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해 뉴욕증시는 순식간에 바닥까지 고꾸라졌다. 그리고 또 순식간에 낙폭을 회복해내더니 어느새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뚜렷한 호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물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긴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은 지난 3월보다 지금이 더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신고가 경신을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빅테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순 없을 것이다. 

대단한 빅테크의 활약...서학개미들도 '눈독'

빅테크의 올해 활약은 대단했다. 소위 'FANG(페이스북·애플·넷플릭스·구글)'이라고도 표현하고, FANG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을 끼워넣어 'FAMANG'이라고도 부른다.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지만 빅테크가 주식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 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 이른바 서학개미들에게도 빅테크의 영향력은 상당했다. 

한국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이후 지난 12월11일까지 순매수 결제 규모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주식 상위 10 종목 중 5개 종목이 빅테크 그룹이다.

애플(2위)과 아마존(3위), 엔비디아(4위), 마이크로소프트(MS, 5위),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7위)이 여기 속한다.

나스닥 100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ETF인 인베스코QQQ S1(6위)까지 포함시킨다면 10개 중 6개 종목이 빅테크 혹은 빅테크를 추종하는 ETF다.

빅테크는 서학개미들에게도 적지 않은 사랑을 받아온 종목들인 셈이다. 

순탄하게 상승 흐름을 이어오던 빅테크 주식들에게서 최근 변화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11월 이전까지 빅테크가 꽉 쥐고 있던 시장의 주도권은 11월 이후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순환주에게 넘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한 주 다우지수와 S&P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6%, 1%, 0.7% 하락했는데, 빅테크의 낙폭은 이들보다도 더 컸다. 페이스북은 2.2%, 아마존은1.5%, 알파벳은 2.7% 각각 하락했다. 

포브스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주식시장의 급등을 주도해온 빅테크는 최근 타격을 입은 모습"이라며 "지난 11일까지 한 주간 빅테크 수장들의 재산도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재산은 24억달러(약 2조6000억원)가 줄어든 1822억달러(약 200조원)를 기록했으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재산은 22억달러(약 2조4000억원) 감소한 1005억달러(약 110조원)를 기록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각각 20억달러(약 2조2000원), 19억달러(약 2조700억원) 줄어든 782억달러(약 85조원), 760억달러(약 약 83조원)를 기록했다.

네 명의 빅테크 창업자들의 지난 1주일간 손실은 총 85억달러(약 9조2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순매수 결제 기준, 1월1일~12월11일 기준). 자료=한국예탁결제원.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순매수 결제 기준, 1월1일~12월11일 기준). 자료=한국예탁결제원.

빅테크, 규제압력 리스크 커지나

잘 나가던 빅테크가 주춤한 이유는 규제 압력에 대한 리스크 때문이다.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48개 지방정부는 페이스북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소송을 제기했다.

페이스북은 잠재적 경쟁사가 될 수 있는 신생기업들을 대거 인수하면서 시장의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해왔고, 이는 공정한 경쟁을 저해해 소비자와 광고주의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2년에는 인스타그램, 2014년에는 왓츠앱을 인수하면서 창사 이후 16년간 총 70여개 기업을 잇따라 인수한 바 있다. FTC는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및 왓츠앱 인수 취소를 통해 기업 분할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페이스북은 FTC가 이미 2012년과 2014년에 인스타그램 및 왓츠앱 인수를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이를 번복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규제 리스크에 놓인 것은 페이스북 뿐만이 아니다. 구글과 아마존도 같은 리스크에 직면해있다. 불과 한달 여 전인 지난 10월 미 법무부와 11개주는 구글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FTC와 캘리포니아주, 워싱턴주는 아마존에 대해서도 반독점 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의 규제당국도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빅테크 기업들에게 건전한 인터넷 환경 조성에 책임을 지우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연매출의 최고 6%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EU는 규제 대상에 대해 이용자 수가 4500만명을 넘거나, EU 인구의 10%에 육박해 지역 내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매우 불균형하게 영향을 미치는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주요 언론들은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U는 지난달 10일 아마존에 대해 반독점 규정 위반 혐의를 제기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EU는 아마존이 자사 플랫폼을 이용하는 외부 판매자들로부터 수집한 비공개 판매 데이터를 이용했고, 이는 아마존의 자체 소매 부문에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단기적으로는 빅테크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상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얼마나 더 많은 조치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지만, 빅테크에 대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당국의 의자는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컬럼비아대학교의 댄 왕 교수는 "독점적 지위에 관한 문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의견이 일치하는 몇 안되는 분야 중 하나"라며 "그들은 서로 다른 이유가 있지만, '정부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같은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빅테크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이같은 리스크를 부각시키는 요인이다. 

그는 지난 1월 "나는 페이스북 팬이 아니다. 저커버그의 팬도 아니다"면서 "그는 정말로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빅테크의 힘을 제한하기 위한 초당적 지지가 급격히 확산됐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페이스북과 아마존, 애플 등을 상대로 또다른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월가 "실제 기업 해체 가능성은 제한적"

과거 미국 스탠더드오일은 경쟁사를 매수해 석유사업을 독점한 행위 등으로 기소돼 1991년 유죄 판결을 받고 34개 회사로 분할된 일이 있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이를 회상하며 페이스북을 비롯한 빅테크 해체가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1990년대 같은 위기에 직면한 바 있는데, 친기업적인 공화당이 집권했던 2001년 반독점 소송에서 승리해 기업분할을 간신히 피하기도 했다. 

월가에서는 사실상 빅테크 해체가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을 예상하고 있다. 

마이클 파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 역시 "FTC가 페이스북과의 소송에서 승리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본다"며 "정부가 적용하고 있는 법적 논쟁이 성공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더그앤무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페이스북의 분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것은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데이비드 에릭슨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재무학 교수는 "저금리 환경으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이는 급성장하고 있는 기술 기업들에게도 높은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개별 종목 주가 전망 어떨까. 

실제로 FTC가 페이스북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것은 월가의 페이스북에 대한 시각을 바꾸지는 못하고 있다.

배런즈에 따르면, 현재 42명의 월가 애널리스트는 페이스북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6명의 애널리스트는 '보유'를 유지했다. '매도' 의견을 보유한 애널리스트는 한 명도 없다. 현재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평균 목표주가는 276.20달러로 지금보다 18.5% 높은 수준이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애플의 목표주가를 기존 150달러에서 16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아이폰12의 온라인 주문을 감안하면 판매량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특히 중국 시장에서도 아이폰의 판매 호조를 예상했다. 현재 애플 주가가 122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30% 이상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다. 

아마존에 대한 월가의 시각도 긍정적이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총 36명의 월가 애널리스트 중 단 한 명만 '보유' 의견을 보이고 있으며, 나머지 35명은 '매수' 혹은 '강력매수' 의견을 내고 있다. 이들 목표주가의 평균치는 3819달러다. 아마존 현재 주가가 3116달러인 만큼, 23%의 추가 상승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니덤의 로라 마틴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의 광고수익 흐름은 저평가돼있다"며 "2021년에는 아마존의 광고 수익 증가가 중요한 수익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전문 사이트 벤징가에 따르면, 300명 이상의 투자 전문가를 대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주식이 300달러에 이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결과 응답자의 68%가 내년 300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MS는 모바일 네트워크 기술 기업인 어펌드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 업체인 메타스위치 네트워크 등의 인수를 통해 기업 클라우드 시장 1위인 아마존을 뛰어넘겠다는 전략이다.

알파벳의 경우 스마트워치 업체인 핏빗(Fitbit) 인수와 관련해 유럽연합의 승인이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알파벳이 순조롭게 핏빗을 인수한다면 수익 다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알파벳의 최근 수익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같은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경우 주가 상승세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리스크 반복되면 주가 부담 불가피

다만 기술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규제 리스크가 현실적으로 기업 해체 수순을 밟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더라도, 단기 리스크가 반복되면 주가에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규제 강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에릭 셰리단 UBS 애널리스트는 "이번 소송으로 인해 빅테크가 해체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향후 인수 작업에 있어서감독당국이 보다 엄격하게 경고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켓워치는 "애플과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은 올 들어 최소 30%씩 상승했고, 이들의 시장 가치를 합하면 5조5000억달러 수준"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이들의 리스크가 상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언론은 "바이든 행정부는 빅테크를 규제하기 위한 초당적 지지를 반영하면서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들과 대결 구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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