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주목! 이 종목] ⑤ 코로나 백신도 나왔고...다시보자 '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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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주목! 이 종목] ⑤ 코로나 백신도 나왔고...다시보자 '보잉'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2.16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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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국내 해외주식 투자액 순위 10위
코로나 백신 접종 개시에 여행수요 회복 기대감 솔솔
보잉 주가도 최근 급등...월가 시각은 엇갈려
여행수요 회복 기대감 vs 여전히 리스크 큰 종목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연초 이후 지난 15일까지 보잉 주식을 총 2억5700만달러 규모를 사들인 가운데 향후 주가 전망에 주목된다. 사진은 보잉의 737맥스 기종 여객기들. 사진=연합뉴스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연초 이후 지난 15일까지 보잉 주식을 총 2억5700만달러 규모를 사들인 가운데 향후 주가 전망에 주목된다. 사진은 보잉의 737맥스 기종 여객기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영국과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접종을 시작하면서 코로나19의 지루한 터널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기대감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에는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항공 업계다. 코로나19 초기 세계 각국에서 봉쇄조치가 단행되면서 하늘길이 가로막힌 항공업계 주가는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서서히 코로나19 백신이 배포되기 시작하면서 항공업계 주가도 다시 날아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 역시 이같은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유독 타격이 컸던 보잉 주가는 코로나19 백신 기대감과 함께 예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투자자 순매수 해외주식 10위 '보잉'

보잉은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주목 받고있는 종목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연초 이후 지난 15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보잉 주식을 총 2억5700달러(약 2800억원) 규모를 순매수, 전체 해외 주식 중 열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서학개미들에게는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보잉의 주가가 걸어온 길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지난 2018년 10월 라이언에어의 737맥스 기종이 인도네시아 해상에서 이륙 13분만에 추락해 탑승자 189명이 전원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이 있고 불과 5개월만에 같은 기종에서 또다시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15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 737맥스는 40여개국에서 운항이 중단된 바 있다. 당시 보잉은 항공기 주문이 1000대 이상 취소되며 큰 타격을 입었다. 

충격이 채 아물기도 전에 올해 초 도래한 코로나19 사태는 항공업계 전체에 큰 타격을 입었고, 보잉도 예외가 아니었다. 

보잉 주가는 순식간에 89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지난 2월 당시 35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달만에 4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15일 종가 기준 보잉 주가는 229달러 수준까지 회복했다. 

지루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던 보잉 주가가 회복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1월 이후다. 잇따른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어둡기만 하던 코로나19 긴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고, 타격이 컸던 경기순환주가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며 빠르게 반등했다. 

보잉 역시 11월 이후 불과 한달여만에 주가가 60% 급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여전히 40%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보잉 주가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다. 

월가 전문가들은 보잉에 대해 엇갈리는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널리 배포됨으로써 여행 수요가 살아난다는 가정 아래 보잉 역시 주가가 다시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제기한다.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의해야 할 리스크들이 많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UBS "보잉 사라"..목표주가도 300달러로 높여

UBS는 지난 7일 보잉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목표주가도 기존 150달러에서 300달러로 두 배 높였다. 

마일스 월튼 애널리스트는 "백신은 사람들의 생각보다 더 빨리 여행수요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잉 역시 생산증가 속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의견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월튼 애널리스트는 "월가의 보잉에 대한 투자의견이 지난 10년래 가장 낮은 매도 쪽에 분포해있다"며 "여행 제한이 완화되고 중국에서의 737맥스 기종의 인증이 허가될 경우 주가에도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잉은 추락사고 발생 이후 대대적인 품질조사와 개선작업을 단행했고, 미 연방항공청(FAA)은 지난달부터 737맥스의 운항 재개를 허가했다.

브라질 민간항공관리국(ANAC)도 지난달 25일 자국 내 운항을 허용했다.

유럽연합(EU) 항공 당국 역시 미국과 브라질에 이어 737맥스 기종에 대한 운항금지를 내년 1월 해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말 유럽항공안전청(EASA) 패트릭 키 청장은 "보잉 737 맥스가 설계 변경을 통해 비행 안전성을 확보했다"며 "내년 1월쯤 운항 금지가 풀릴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중국에서도 737맥스의 운항이 허가될 경우 주가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월튼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다만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말 중국 상용비행기 유한책임공사(COMAC, 코맥)를 비롯한 89개 기업을 수출 제재 대상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 중국 역시 보잉 737맥스의 운항 재개를 불허하는 방식으로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태다. 

일부 항공사들은 여행수요 회복에 대비해 보잉으로부터 항공기 주문을 늘리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유나이티드 항공에 보잉 737맥스 한 대를 인도했고, 연말까지 7대를 추가로 인도할 예정이다. 아메리칸항공과 사우스웨스트 항공에도 이달 중 737맥스를 인도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유럽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로부터 737맥스 75대를 주문받는 등 항공기 수요 개선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잉은 2019년 3월 운항금지 조치가 내려진 뒤 현재까지 737맥스 약 450기를 재고로 보유중이다.

내년 말까지 이중 절반을 인도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오는 2022년에 인도할 예정이다. 

보잉 주가 추이표.
보잉 주가 추이.

코로나19 타격 여전히 불분명..재정 우려도

일각에서는 조심스러운 시각도 있다.

JP모건은 지난 15일 보잉의 주가가 최근 급등한 것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190달러에서 265달러로 상향조정했으나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세스 세이프만 애널리스트는 "보잉이 737맥스 위기에서 벗어나 2022년부터 현금을 창출해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코로나19가 항공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여행 수요에 예상보다 낮은 영향을 미치고, 항공기 주문이 살아난다면 주가는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코로나19의 영향력을 판단하기에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이 세이프만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도이체방크의 마이클 린넨버그 애널리스트는 전체 항공 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린넨버그 애널리스트는 "백신 개발 소식은 긍정적이지만 여행주의 회복 여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며 "도중에 좌절이 있을 수도 있고 구불구불한 여정이 지속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우려하고 있는 항공 산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코로나19의 확산 여부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봉쇄조치가 단행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최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가 내년 전체 직원의 12%에 해당하는 6800명의 근로자를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사우스웨스트 창립 이래 첫 감원 조치다. 

린넨버그 애널리스트는 "이것은 내년에도 V자 회복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며 "내년 백신이 널리 보급된다 하더라도 2019년 수준의 항공 수요로 되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보잉 787 드림라이너 기종의 결함이 발견된 점 역시 보잉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WSJ는 항공업계 관계자와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 787 드림라이너 기종의 꼬리 부분에서 발견됐던 결함이 다른 부분에서도 발견됐고, 이에 따라 보잉이 기체 전체에 걸쳐 광범위한 품질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보잉과 미 항공 안전 당국은 이번에 발견된 결함이 즉각적인 안전상의 위험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으나, 품질조사가 확대되면 787 드림라이너 생산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787 드림라이너는 보잉의 차세대 주력 항공기로, 생산이 지연될 경우 이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잉의 재정상태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보잉은 지난 3분기 4억6600만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내면서 4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총 부채 역시 전년 동기 192억달러에서 610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데이비드 칼훈 최고경영자(CEO)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2년에 걸쳐 전체 직원의 20%에 달하는 3만여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한다는 계획이며, 현재까지 약 1만6000여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칼훈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하기까지 약 3년 가량 걸릴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융 분석가로도 유명한 울프스트리트닷컴의 울프 리히너는 "당장의 관심사는 보잉이 737맥스의 실패에 대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현금을 소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위해 얼마나 현금을 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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