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원 칼럼] 증시, 단기 상승·하락보다 장기적 흐름을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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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칼럼] 증시, 단기 상승·하락보다 장기적 흐름을 생각하라
  •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 승인 2020.10.02 08: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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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최근 국내 증시가 오랜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8월 13일에 고점을 기록하고 되올라 9월 중순에 지난 번 고점을 회복했지만, 이후로는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두 번의 고점을 기록하고 떨어지는 증시를 두고 어쨌든 '한달 여의 조정 기간을 거치면 다시 올라 지난 번 고점을 회복할 것이다'는 '단기 조정론'과 '앞으로 6개월 정도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지만, 저점을 낮춰가며 떨어질 것이다'는 '추세하락론'이 대립하고 있다.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는 입장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주가가 경제와 기업 실적 여건에 비해 너무 많이 올라 있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판단하는 듯 하다.

실제로 글로벌 경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큰 타격을 받았고 각국의 성장률은 올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런 상황에서 기업 실적이 좋을 수는 없다. 반면 미국, 중국, 우리나라 등 주요 국가의 주가는 작년 말보다 높은 상태며 독일, 일본 역시 작년 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경제 상황과 괴리가 있는 것도 분명하다.

특히 주가와 관련해서 우리 시장은 올해 들어 다른 나라보다 더 올라 다양한 악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많다. 우리 주가는 3월 저점 대비해서도 크게 올랐지만, 최근 하락을 감안해도 작년말 대비 코스피 6%대, 코스닥 25%대 상승을 기록 중이다.

미국과 국내 증시에서 나타난 기술주의 거품 붕괴 역시 주가의 추세 하락을 점치는 주된 이유로 지적된다.

실제로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MAGAT(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테슬라) 로 요약되는 미국 기술주와 BBIG7(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산업의 대표 종목 7개)으로 명명된 우리나라 기술주는 최근 들어 15%~20% 떨어져 불안한 모습이다.

게다가 떨어진 상태에서도 미국 주요 기술주의 주가수익배율(PE Ratio)는 최근 이익을 감안할 때 35배~100배, 한국 주요기술주의 주가수익배율은 40~70배에 달한다. 만약 이 수치가 과거 평균적인 수준으로 회귀한다면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가격 거품 논란뿐 아니라 니콜라의 사기 논란처럼 거품 시기에는 늘 등장하는 잡음들도 기술주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미국 기술주의 급락은 국내 증시에도 적지 않은 충격파를 던져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의 재확산 역시 불안한 부분이다. 최근 누적 확진자 수가 300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글로벌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25만~3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재확산 때문에 경계 단계를 상향 조정하고, 활동 제한에 나선 상황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2.5단계로 상향됐던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진자 수의 안정과 함께 2단계로 하향됐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자 비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9월의 강력한 활동 제한에 따른 충격도 충격이지만, 앞으로도 자발적으로 활동을 제한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큰 폭의 조정에도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이유

이러한 여건 하에서도 국내 증시가 추세적으로 하락하기 보다는 시간에 걸친 조정 후 다시 상승해 전고점 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무엇보다 저금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정책금리는 현재 0.5%로 주요 선진국보다는 높지만, 더 이상 내리기 어려운 수준까지 내려가 있다. 시장금리도 낮은 수준이다. 최근 0.1% 정도 오르기도 했었지만, 3년만기 국채금리는 0.9%로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고, 은행예금 금리는 그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의 금리 안정 의지도 강력하다. 실효 금리 수준에 대한 판단과 부동산 가격 급등 부작용 등 몇 가지고 요인 때문에 정책금리를 더 이상 내리진 않고 있지만, 4차 추경 논의로 시작된 적자국채 발행 증가에 대한 채권시장의 우려는 한국은행의 국채 직매입 관련 의지와 함께 수그러들었다.

늘어나는 정부 부채의 마지막 안전판은 결국 국내 투자자들의 국채에 대한 수요와 정부가 부담해야 할 이자이기 때문이다. 결국 비싼 고정금리부 자산 가격은 자금 흐름을 조금 더 위험한 자산으로 이동시킨다.

금리가 낮은 것은 그 자체가 경제의 활력이 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과거에도 주가가 떨어지면서 금리도 같이 떨어지는 현상은 흔히 관찰된다. 경제가 나쁘면 기업 실적도 좋아지기 어렵기 때문에 금리가 낮다고 주식시장이 오른다고만 볼 수는 없다. 결국 주가는 기업 실적의 함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장과 금리, 주가 간의 관계는 이러한 단순하게만 움직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이머징국가들 다양한 이유로 성장률이 높고, 기업 자금 수요와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 때문에 금리가 높은데, 그렇다고 주가가 늘 오르거나, 비싼 수준으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국가에서 발견되는 물가보다 높은 명목금리는 고정금리부 자산의 선호로 이어져 평균적인 주가 수준을 낮추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머징마켓의 주식 밸류에이션이 낮고, 반대로 선진국의 밸류에이션이 높은 데는 서로 다른 수준의 금리도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낮은 금리는 그 자체로 해당 국가의 위험도가 높지 않음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는 그 국가에 포함된 기업들의 실적 안정성과 영속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주식시장은 기업의 역동성을 높이 사지만, 안전성 역시 시장 가격에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낮은 금리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은 환율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낮은 금리 하에서도 환율이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는 지불 능력 측면에서 그 국가의 신용도가 높다는 점을 의미하는데, 이 역시 주식시장에는 긍정적 요소다.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낮은 금리가 시사하는 침체 위험은 주식시장에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적어도 저금리=주가 하락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안정적인 환율 움직임은 한국이 더 이상 과거의 '이머징 마켓'이 아님을 잘 보여준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안정적인 환율 움직임은 한국이 더 이상 과거의 '이머징 마켓'이 아님을 잘 보여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더 이상 '불안한' 이머징 마켓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과거 2010년 이전에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이머징 마켓이었고, 높은 성장과 높은 금리와 낮은 밸류에이션을 기본으로 했다. 이 시기에 우리가 전형적 이머징 마켓이었다는 점은 환율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글로벌 시장이 불안해질 때 원화 환율은 남미나 동남아시아 국가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던 것이다. 

지금은 비록 MSCI 이머징 지수에 포함된 주식시장을 가지고 있지만, 환율의 움직임을 보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임을 알 수 있다. 몇몇 선진국처럼 글로벌 시장이 불안해질 때 오히려 가치가 올라가는 통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수준에서 환율이 움직인다는 얘기다.

이러한 논의는 국내 경제가 결국 낮은 금리를 유지시킬 수 있는 힘이 과거보다 커졌음을 의미하고, 나아가 유동성 공급으로 경제와 자산시장을 지탱할 수 있는 능력도 커졌음을 시사한다.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금리가 낮아질 수 있는 한계와 정부가 쓸 수 있는 돈의 한계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반복적인 위기를 논할 만한 구조도 아니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저금리 이외에 증시를 이루고 있는 기업들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분명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기업 중 상당 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어려움은 근본적인 이유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세계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국과 함께 제조업 밸류체인의 중심에 있었는데, 지난 수년간 진행된 탈세계화와 상대적으로 좁은 내수 시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 전체적으로 확대해서 보면, 극도로 높아졌던 수출의존도가 낮아질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중국의 제조업 발전 자체가 우리 제조업을 위협하고 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중요 제조업들은 미국·유럽에서 일본으로,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그리고 다시 다른 국가들로 이전해 가는 모습을 보인다. 해당 산업의 발전뿐 아니라 경제가 고도화되면서 요소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고도화된 경제는 새로운 도전자에게 기존 산업을 물려주고, 첨단 기술 또는 서비스업, 또는 금융산업으로 중심이 이전해 간다.

문제는 이 자연스러운 과정에서 얼마나 부드러운 전이가 이뤄질 것인가다. 즉 기존 산업이 어떤 식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또는 구조조정될 것인가, 새로운 산업은 글로벌 경제에서 어떤 위치를 점할 수 있는가, 그리고 전체 경제에서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이 숙제가 될텐데,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기업은 반 정도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판단된다.

물론 기존 산업에서 여러 문제들이 불거져 왔다. 기존의 경공업은 물론이고, 조선업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스플레이산업의 어려움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운송업 역시 큰 어려움을 겪고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이외에도 수많은 업체들이 중국 등과의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산업 역시 속속 세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는 글로벌 탑티어를 유지하고 있고, 이제는 시스템반도체로 영역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오히려 통신장비업체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전기차 산업의 성장과 함께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배터리 부문에서는 어느새 글로벌 1위 기업이 나타났다. 특히 이 기업은 전통 제조업에서 신산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하며, 시가총액 측면에서 약진했다. 자동차 산업 역시 오랜 기간의 수소차 개발, 적절한 타이밍의 사업 구조 개편이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아직 GDP 측면에서 미미하지만, 바이오 산업 역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신약 개발 측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지만, 바이오시밀러 산업, 진단 산업에서는 앞서가는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직 내수에 국한되어 있긴 하지만, 플랫폼과 네트워크의 강자들도 생겼고 이들의 해외 진출이 시작되고 있다.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을 만큼은 아니지만, 새로운 산업들이 기존의 산업을 대체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주가 상승이 다분히 유동성 공급에 의한 것이고, 경제적인 뒷받침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한 약점이다. 

일부 산업의 약진이 상대적으로 성공한 방역의 성과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타당하다. 글로벌 점유율 확대가 다른 나라의 생산 차질에 의한 것이라면, 시간에 걸쳐 제자리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많은 첨단 기술에서 여전히 선진국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한국 경제는 이미 배터리, 수소차, 바이오 등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사진은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문. 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는 이미 배터리, 수소차, 바이오 등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사진은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문. 사진=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본격화된 인구 감소는 그 중에서도 첫 번째다.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 현상까지 포함되긴 했지만, 올해 들어 지금까지 국내 출생자 수는 사망자 수를 하회하고 있다.

연간으로 전체 신생아 수가 30만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데, 100만명에 달했던 70년대의 1/3에도 못 미친다. 시간에 걸쳐 일본이 경험하고 있는 것과 같은 생산가능 인구의 급감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것이다. 일본은 현재 한 해에 1%에 달하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이민 정책으로 해소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국내의 구조적인 문제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이 얼마만큼의 실적을 보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2011년~2016년처럼 구조적인 문제가 전체 지수의 상승을 제한할 때와 지금의 차이는 바로 그것이다. 그 시기가 선진국·신흥국 사이에 낀 넛크래커 현상과 탈세계화에 따른 우려를 반영하는 시기였다면 지금은 우리 기업들에 대한 기대가 조금 더 커진 상황이다.

호재와 악재가 반영되며 주가는 등락을 보일 수 있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악재와 함께 일시적으로 큰 하락을 나타낼 수도 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양극화가 진행될 수 밖에 없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점차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최석원 센터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화증권 등에서 채권분석, 경제분석 파트장을 역임했으며 과거 수차례에 걸쳐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한화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거친 후 메리츠화재에서 직접 자산운용을 맡기도 했다. 2016년부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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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리 2020-10-02 14:05:19
와..주식은 어려워요